1.‘우리가 왕이었을 때’

이 다큐멘터리는 그해부터 거슬러 올라가 23년 전에 아프리카 킨샤사를 무대로 벌어진 ‘정글의 혈전’과 그 영향을 역동적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시상식장에 모인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 가운데 ‘정글의 혈전’의 대결자인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이 있었다. 개스트가 제작진과 함께 오스카 기념패를 받을 차례가 되자 조지 포먼은 파킨슨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무하마드 알리를 부축해서 함께 무대로 올라갔다. 박수갈채가 일었다. 알리와 포먼은 ‘정글의 혈전’ 이후에 친구가 된 사이였다.
기록영화 ‘우리가 왕이었을 때’는 ‘정글의 혈전’을 범상치 않게 다루었다. 레온 개스트는 카메라의 시선을 ‘정글의 혈전’이 만들어낸 정치·문화적 의미에 집중하면서 아메리카 흑인의 정체성을 다채로운 영상 메시지로 포착하고 있다. 이 작품은 알리라는 영웅을 중심으로 미국의 흑인(아프리코-아메리칸)이 아프리카 대륙에 모여서 자기들의 뿌리를 확인하며 서로 교감하는 내용을 담았으니 흑인 인권영화로 볼 수 있다.
주연 알리를 중심으로 주위에 배치한 출연진을 보아도 이 다큐멘터리가 문화적 자각을 담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물 출연진의 면모는 다채롭다. 흥행주 돈 킹과 자이르 대통령 모부투 세세 세코를 비롯해서 당대의 미국 작가·저널리스트·스포츠 전문기자·흑인 영화감독·흑인 음악가·남아프리카공화국과 자이르의 흑인 민권 음악가 등이 출연한다. 그 밖에 공연 프로모터·공연 프로듀서·권투 트레이너·알리 어머니를 합치면 등장인물이 60여 명에 달한다.
솔(soul) 음악의 제왕인 제임스 브라운과 흑인음악을 대표하는 비비 킹 등 가수와 밴드 그룹이 그때그때 등장해서 정서적이고 역동적인 흑인 음악을 연주한다. 타이틀백에 이름을 올린 실물 배역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왕이었을 때’ 실물 출연자 (괄호 안은 필자의 주석)
돈 킹(미국의 거물 프로권투 흥행주)
제임스 브라운(솔 음악의 대부)
비비 킹(블루스 가수 겸 기타리스트)
자이르 대통령 모부투 세세 세코(독재자 스폰서)
스파이크 리(흑인 영화감독 겸 인권운동가)
노먼 메일러(뉴저널리즘 작가·‘더 파이트’ 저자)
조지 플림턴(스포츠 저널리스트 겸 작가·‘셰도 박스’ 저자)
토머스 호저(권투 전문 작가·‘알리 전기’ 필자)
하워드 코셀(스포츠 저널리스트)
말리크 보웬스(자이르 출신 음악가 겸 배우)
로이드 프라이스(흑인 가수·킨샤사 솔 축제 프로모터)
더 스피너스(솔 그룹)
더 크루세이더스(재즈 그룹)
미리암 마케바(남아공 가수 겸 인권운동가·별명 ‘마마 아프리카’)
제작자
레온 개스트(다큐멘터리 감독)
데이비드 소넨버그(다스 연예산업 회장·하버드대 출신 변호사)
테일러 핵포드(아카데미상 수상 감독)
감독 : 레온 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