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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 넘치는 도시 광명

정책 소셜 허브로 소통의 새 장 마련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생동감 넘치는 도시 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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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 넘치는 도시 광명

‘생동감’에서 활동하는 시민 필진들.

광명시가 소셜 허브 시스템을 기획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기까지 꼬박 9개월이 걸렸다. 물론 이전에도 소통을 위한 수많은 시도와 시행착오가 있었다. 처음에는 막연히 ‘소통’을 화두로 시민 소통위원회를 발족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100명의 소통위원을 위촉했다. 소통위원은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을 비롯해 상인과 택시기사, 환경미화원 등 그야말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생생히 전할 수 있는 서민들로 구성됐다. 지금까지 소통위원들이 주로 지역 유지나 전문가그룹이었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시도였으나 뭔가 부족했다.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는 따로 시간을 내 소통위원들과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자칫 전시행정으로 비쳐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래서 굳이 얼굴 맞대지 않고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인터넷 소통위원회를 만들었고 구체적 실천 과제의 하나로 인터넷 신문을 기획하게 됐다. 그러다 규모가 커지면서 광명시 정책 포털이 생겼고, 지금까지 공공기관에서 운영해온 홍보성 게시물 일색의 포털이 아닌, 진짜 소통하는 참여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시민 필진을 모집했다. 시민 필진을 자청한 이는 모두 112명에 달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려면 우선은 재미있어야 합니다.”

양 시장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정책 포털은 일부 식자들끼리만 주고받는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로만 채워진 성역이 아니다. 누군가 오늘 두루치기가 먹고 싶네 하고 툭 던지면 두루치기 맛있게 만드는 비법을 알려주고, 맛집 정보도 공유하고, 그러다 오늘 저녁 회식자리도 정하게 되는, 진짜 살아있는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다. 실제 ‘생동감’을 통해 주고받는 대화 속에는 그런 소소한 이야기가 적지 않다. 한마디로 동네 사랑방이나 마을회관 같은 곳이다.

“광명시 소셜 허브에 참여한다고 해서 밥이나 쌀이 나오는 것은 아니니 시민 입장에서도 당연히 재미있지 않으면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 내 주변 생활환경, 내가 아는 이야기, 내 이웃 이야기니까 재미있고 또 편안합니다. 그리고 내가 낸 좋은 의견이 정책으로 반영되기도 하니까 참여하는 재미가 쏠쏠한 겁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새롭고 실험적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다른 지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인 만큼 시민들의 관심과 열기도 대단해요. 타 지역 시민들도 우리 광명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특히 광명시로 이사 올 계획이 있는 분들께는 시민들의 살아있는 이야기가 그 무엇보다 값진 정보가 되겠지요.”

정책 소셜 허브의 성공적인 안착과 더불어 광명시에 주어진 또 다른 과제는 이렇게 공론화된 시민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실행하느냐 하는 것이다. ‘생동감’을 이끌어가는 실질적 주체인 시민들은 때로 행정전문가의 식견을 뛰어넘는 날카로운 입담을 쏟아내기도 하고, 실생활에서 겪은 일들을 토대로 살아있는 의견들을 조목조목 내놓기도 한다. 이들의 기대와 시선은 양기대 시장을 비롯한 시정 담당자에게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 때문에 효율적인 아웃풋이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더없이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광명시는 시민소통위원회에 이어 시장 직속의 직소민원팀을 개설했다. 이 팀은 시장에게 직접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창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광명시라는 하나의 유기체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소셜 허브와 직소민원팀, 시민소통위원회 등 실핏줄처럼 연결된 시민 참여 통로에 힘을 실어줄 실질적인 에너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꾸준한 교육으로 시민 참여 유도

지난 10월26일, 광명시청에서는 온라인 미디어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와 ‘이스토리랩’의 강학주 대표의 강연이 이어졌다. 오 대표는 시민참여 저널리즘과 시민 필진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 첫머리에 그가 던진 말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시민이 기자다. 광명시는 ‘생동감’을 통해 이 슬로건을 현실화하고 있는 도시다.” 그는 “기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기사가 정말 좋은 기사이며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지 않는 기사에 연연하기보다 사소하지만 살아있는, 가슴을 뛰게 하는 기사를 찾아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강연에서 강학주 대표는 “광명시 정책 포털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시민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그 이야기가 모여 정책을 움직이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놀라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소셜네트워크는 마케팅의 한 방식이 아닌 인류 생활의 혁명으로,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른 아침부터 강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가게 문도 열지 않고 왔다는 시민 필진 이창우씨(닉네임 한결)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글로,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처럼 사진으로 시민 필진 활동에 참여하면 되는 것 아니겠냐”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시민 필진으로 활동하면서 카메라에 담긴 그의 시선은 더 섬세하고 따스해졌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해졌단다. 예전부터 있던 재활용 나눔장터 ‘아름다운 가게’의 존재가 눈에 들어온 것도, 이웃들과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그에게는 커다란 변화다. 중년에 소셜네트워크와 ‘생동감’ 시민 필진으로 활동하게 된 것 이상으로.

광명시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SNS를 통한 협업 시스템에 시민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봄부터 진행된 전문가 초빙 교육 프로그램은 앞으로 ‘소셜미디어 학교(가칭)’라는 이름으로 정례화할 예정이다. 광명시의 이러한 의도를 이해한 전문가들 중 강연 등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겠다고 나서는 이들도 있어 광명시 관계자들은 물론 시민들의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 “생동감을 주는 광명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어느 주부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신동아 201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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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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