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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되돌릴 수 있다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hanmail.net

탈모 되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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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가 추워지는 11~12월엔 탈모 관련 뉴스가 늘어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이런 계절에 더 많이 분비된다. 그러면 탈모가 촉진된다. 유명 인사 중 몇몇은 탈모로 남모를 고민을 한다. 최근엔 20~30대에서 탈모 증세가 늘고 있다. 사람이 탈모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탈모 되돌릴 수 있다
영국 프로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타 플레이어 라이언 긱스는 섹스 스캔들이 외부에 알려지던 때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탈모는 확실히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긱스는 탈모 치료에 5000만원을 썼다고 한다.

같은 팀의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는 20대의 어린 나이임에도 머리가 많이 벗겨졌다. 그는 모발이식 시술을 받았다. 그의 이식 모가 안착해 잘 자라는지 여부는 세계인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운동선수, 연예인, 정치인 등 유명 인사에게 외모는 중요하다. 그래서 20~30대 유명인 중에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아나운서 박찬민은 최근 한 텔레비전 토크프로그램에 출연해 탈모가 될까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여성 아나운서가 나이 들어 보이지 않게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당수 남성 아나운서는 풍성한 머릿결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쓴다.

연예인 ·정치인의 탈모 고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탈모로 고충을 겪다 2006년 후배의 권유로 발모촉진제를 꾸준히 복용하면서 머리숱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은 젊고 힘 있는 이미지를 보여주어야 하기에 머리숱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외모가 중시되는 사회이므로 일반인도 탈모에 꽤 신경을 쓴다. 최근 탈모 치료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뉴스가 자주 보도된다. 유전, 남성호르몬, 스트레스, 환경오염, 염색, 파마, 흡연, 과음, 서구적 식습관, 무리한 다이어트가 원인으로 꼽힌다.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이 건강보험 심사결정 자료를 분석해보니 최근 5년 동안 탈모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약 16% 늘어났다. 원형탈모증이 가장 많았다.

지난 11월1일 탈모증의 발생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홍창권 교수팀이 가장 흔한 안드로겐 탈모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218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 환자의 평균 발병 시기는 2006년 34.1세에서 2010년 31.6세로 낮아졌다.

심지어 대학생 중에서도 탈모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털나라 피부과 네트워크가 10월1일 20대 대학생 3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46.8%가 탈모를 고민한 적 있다고 답했다. 탈모를 의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서’(44%), ‘거울을 보다가 이마나 정수리 쪽 머리가 줄어든 것을 느껴서’(12%)라고 했다.

탈모 증세를 보이는 사람 자체가 많아져 탈모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탈모 증세의 증감에는 별 변화가 없는데 병원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는다. 다만 탈모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머리가 휑한 모습이 보기에 안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왜 인류에게 탈모가 있나?

머리가 빠질수록 남의 시선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이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머리가 더 빠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물론 일부 연예인은 탈모를 오히려 개그 소재로 바꾸어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박명수는 머리가 빠진 부위를 가려주는 검은 가루인 흑채라는 상품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덕화도 드라마에서 가발을 벗고 전직 대통령 역을 맡은 적이 있다. 대체 왜 인류에게 탈모란 것이 있어 많은 이를 상심시키는 것일까?

사람만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침팬지를 비롯한 몇몇 영장류도 나이가 들면서 머리털이 어느 정도 빠진다. 그래서 이들 동물이 탈모 연구에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만큼 확연히 빠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진화하면서 몸의 털을 잃었다. 원인을 놓고 몇 가지 가설이 제시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없다. 주로 얕은 물속을 걸어 다니며 생활했기에 돌고래처럼 털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가설이나, 털이 없어짐으로써 이나 벼룩 같은 기생충이 없어지는 이점을 얻었다는 가설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머리카락이 남아 있는 이유는 당연히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과학도 대개 이 점에 초점을 맞춘다. 인류가 직립 생활을 시작하면서 머리는 태양에 노출됐다. 뇌는 체온 변화에 민감하기에 뇌를 시원하게 유지하려면 머리를 털로 덮어야 했을 것이다. 머리카락은 직사광선과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한다. 물론 머리카락은 상처를 덜 입도록 완충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사람의 머리카락은 한없이 자란다. 모든 포유동물의 털은 어느 정도 자라면 빠진다. 게다가 봄과 가을마다 털갈이를 하므로 길게 자랄 수 없다. 북극지방의 사향소처럼 땅에 질질 끌릴 정도로 털이 수북한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털 길이는 60㎝정도밖에 안 된다. 반면 사람의 머리카락은 허리를 지나 다리까지 오도록 자란다. 높은 탑 위에서 왕자가 붙잡고 올라올 수 있을 만큼 긴 머리를 늘어뜨린 라푼젤 이야기는 좀 과장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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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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