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호

창의적 리더의 뇌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 입력2012-01-20 09:5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혁신의 실마리는 굉장히 엉뚱한 데에 있다. 창의적 인간은 어떤 문제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거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연결하려고 노력한다. 창의적 인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의 지도를 스스로 그릴 줄 안다. 그리고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하되 그것이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판단이 들면 빠르게 수정할 줄 아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창의성을 강조한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의 강연회는 12월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편집자>
    창의적 리더의 뇌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정재승입니다. 저는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입니다. 뇌는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는데 제가 주로 하는 연구는 의사 결정 기능입니다. 선택을 하는 동안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왜 브레인의 네트워크가 망가지면 우리는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는가? 예를 들면 왜 우울증 환자들은 대개 생명체들이 안 하는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는가? 필로폰, 나쁜 줄 알면서 왜 못 끊는가? 이런 게 제가 주로 하는 연구 내용입니다.

    그런데 의사의 선택, 결정 중에서 가장 고등한 것이 창의적인 의사 결정입니다. 뭔가 옵션이 있을 때 그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새로운 옵션을 만들어서 얼터너티브(alternative)를 만들어서 그것을 선택하는 것, 이게 창의적인 리더들이 보이는 특징입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드릴 말씀은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이런 연구를 한 지 한 10년 정도 됐습니다. 과학자들이 지난 10년간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발견했고요, 그래서 제가 오늘은 거기에 관해서 실제 경험한 예도 말씀드리고요. 그 다음에 실제 사례들, 또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를 찍은 얘기들. 이런 다양한 얘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동안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손들지 마시고 그냥 크게 얘기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성실히 답을 드리겠습니다.

    Eye Tracker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제가 2005년에 재미있는 책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립니다. 그래서 너무 재밌어서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기회가 돼서 세상에 나온 책이 바로 ‘크로스’ 입니다. 미학자 진중권 선생과 제가 21세기를 관통하는 문화 키워드를 한 사람은 미학자의 관점에서, 한 사람은 자연과학자의 관점에서 어떻게 21세기 문화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까에 대해 썼습니다. 그 책을 제가 어떻게 생각해내게 됐는지에 관한 에피소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005년 1월 5일자 ‘네이처(Nature)’가 저한테 배달돼 왔습니다. 뜯어보니까 아주 인상적인 표지가 있는 거예요. 그 표지에는 한 사람의 얼굴, 그중에서도 눈이 두드러져 있었습니다. 눈을 보고 우리는 그 사람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를 얼추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구나 아주 어릴 때부터 사람의 얼굴 모양을 통해, 이목구비의 변화를 통해 이 사람이 어떤 감정상태인지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능을 잃어버린 환자가 있습니다. S.M이라는 환자인데요. 이 환자는 과학자가 연구할 때 이니셜로 표시를 합니다. 이 환자는 우리 뇌의 편도체(amygdala) 영역이 망가져서 감정을 못 만들어내고 자기가 어떤 감정인지 잘 못 읽습니다. 놀랍게도 2005년 네이처 논문은 “그는 자신의 감정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고도 그 사람이 어떤 감정인지를 못 읽어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발표한 내용입니다.

    왜 못 읽나? 이 사람은 도대체 사람들의 얼굴을 볼 때 어디를 보는 가? 아이 트래커(Eye Tracker·안구 추적장치)라는 걸 이용해서 이 사람의 동공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지, 이 사람이 어디를 보는지를 추적해봤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얼굴을 보면 제일 먼저 시선이 눈으로 갑니다. 그리고 입으로 가죠. 그래서 눈과 입을 번갈아 보면서 ‘아, 이 사람이 어떤 감정 상태’라고 읽죠. 이 S.M이라는 환자는 코를 봐요. 여러분 제게 우울한 코를 보여주십시오. 여러분, 감정은 코에 싣기 어렵죠? 유쾌한 귀, 가능합니까? 쉽지 않죠. 그러니까 이 사람은 눈이랑 입을 봐야 되는데 그 영역을 제대로 안 봐서 사람의 얼굴을 보고도 어디를 봐야 될지 잘 모르고 엉뚱한 것을 보기 때문에 감정을 제대로 못 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제가 이 얘기가 재밌어서 관련 논문들을 더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동양인과 서양인이 서로 다르다는 겁니다. 서양인은요, 입이 굉장히 빨갛죠? 서양 사람들은 주로 입을 보면서 그 사람의 얼굴표정으로 감정을 읽어요. 그런데 동양 사람들은 입이 별로 빨갛지 않죠? 입을 오래 보지 않는 거예요. 주로 눈을 보면서 그 사람의 감정을 읽는다는 거예요. 다시 말하면 눈과 입이 감정을 읽는 굉장히 중요한 큐인데 그게 동서양이 서로 다르다는 거죠. 동양 사람들은 주로 눈을 보는 반면 서양 사람들은 주로 입을 보더라는 겁니다.

    창의적 리더의 뇌
    헬로키티

    제가 이 논문을 읽고 나서 생각이 미친 것이 바로 이모티콘이었습니다. 여러분, 동양인과 서양인이 굉장히 다른 이모티콘을 쓰는 거 아세요? 서양 사람들은요, 이모티콘에서 눈에 별로 변화가 없습니다. 대부분 다 그냥 눈을 콜론으로 표시하고요. 주로 입으로 여러 가지 감정을 표시합니다. 제일 유명한 것은 스마일이고요. 찡그리거나 우울하거나 대부분의 감정을 주로 입으로 표시하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 보세요. 이모티콘의 감정 표현을 대부분 눈으로 합니다. 입은 거의 그리지도 않습니다. 하트가 뿅뿅 날아 다니고요, 골뱅이 튀어나오고 눈물 찔끔, 땀 삐질. 주로 눈 주변에서 굉장히 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그러니까 ‘동양인은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고 감정을 읽기 때문에 자신도 눈을 통해 텍스트로 감정을 표현할 때 이렇게 눈의 변화가 많은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제 이모티콘에까지 생각이 미치고 나서 든 질문이 바로 이 헬로키티였습니다. 제가 예전에 헬로키티를 만드는 회사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거기서 한 임원이 저한테 질문을 하셨습니다. “헬로키티가 우리나라, 중국, 일본 뭐 아시아에서는 굉장히 인기를 끄는데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그렇게 큰 인기를 못 끌고 있다. 헬로키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아이들의 뇌가 근본적인 다른 거냐? 왜 어느 나라 사람은 헬로키티를 좋아하고 어느 나라 사람은 안 좋아하느냐?”

    제가 그때는 좋은 답을 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계속 숙제처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논문을 읽다가 불현듯 생각이 미친 겁니다. 만약 우리가 제가 방금 소개해드린 논문들을 바탕으로 해석해보자면 혹은 유추해보자면 동양인들이 보기에 헬로키티는 감정을 읽을 만한 큐, 그러니까 눈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감정을 읽기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헬로키티는 눈이 항상 이렇게 생겼거든요. 특별한 감정 표현을 안 하고 있어요. 감정이 중립적이에요, 뉴트럴(neutral)해요. 그래서 내가 기분이 좋으면 얘가 나를 방긋 보는 것 같고 내가 좀 기분이 우울하면 얘도 나를 뚱하게 보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그래서 감정 이입이 쉽고 동일시가 잘돼서 곁에 두고 싶은 캐릭터이죠. 그런데 서양인은 주로 입으로 감정을 표현하는데, 모든 헬로키티는 입이 없죠? 그러니까 감정을 읽을 큐 자체가 부족한 거죠. 그래서 헬로키티는 불완전한 얼굴인 겁니다. 곁에 두고 싶거나 감정이입이나 동일시가 쉬운 캐릭터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논문에서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뇌가 알고 있는 지식을 세상과 연결하는 건데 제가 처음으로 그런 경험을 제대로 해본 셈이 됐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라는 게 대개 학교 다닐 때 전공했던 거나 지금도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책을 읽고 깊이 들어갔던 지식일 텐데, 학교에서 확인을 받기 위해서, 아니면 취미로 공부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세상을 바라보는 데 적용해 본다거나 회사에서 일을 하는 데 활용한 적이 별로 없을 겁니다. 실제로 일을 할 때에는 그 안에서의 논리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죠. 그런데 사람들이 원래 자기가 갖고 있던 취미로서의 지식을 일에 접목할 때, 예전에 가지고 있던 학문적인 전공이나 백그라운드를 일에 접목했을 때 사실은 굉장한 시너지가 나오는데 우리는 그런 훈련이 잘 안 돼 있죠.

    창의적 리더의 초능력

    그래서 저는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에서 벌어진다는 첫 번째 일, 그러니까 여러분이 오랜 관심을 갖고 깊이 있게 공부했던 것들을 그냥 그 공부의 즐거움으로 멈추지 마시고 실제로 세상을 이해하거나 내가 뭔가 일을 하는 데 적용해보시면 어떨까 제안을 드립니다. ‘내 일은 내가 취미로 하는 거랑 전혀 상관없는 것인데?’라고 여겨지는 것일수록 연결할 때 임팩트가 훨씬 큽니다. 제가 이제 그런 다양한 예제들을 소개해드릴 겁니다. 저도 그런 의미에서 처음으로 그런 시도를 해본 게, 바로 ‘크로스’라는 책이었고요. 사실 이런 게 쉬운 일이 아니죠. 아니,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제가 제목을 ‘창의적인 리더의 뇌에서 벌어지는 초능력’이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저도 잘 못합니다. 초능력이고 쉽게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한 번 해보시면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앞에 메모지 같은 거 하나씩 가지고 계시나요? 제가 미션을 하나 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형상을 한번 그려보시죠.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형상을 한번 그려보시는데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을 때의 심정을 잘 표현하면 됩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는 아닙니다. 여러분이 예수를 불경스럽게 그려도 상관없습니다.

    진도가 좀 나가세요? 네. 30초 드리겠습니다. 예술적으로 그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충 그리셨어요? 네, 좋습니다. 어떻게 그리셨는지 보여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안 보여주셔도 어떻게 그렸을지 제가 얼추 짐작이 됩니다.

    보통 세 부류로 나뉩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은 종이를 딱 편 다음에 십자가를 크게 그립니다. 그 위에 한 사람을 얹어 놓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심경을 잘 표현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얼굴에 약간의 정밀묘사가 들어갑니다. 표정을 조금 강하게 그리시는 분도 계시고요. 못 부분에 피가 흐르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핏방울을 그리는 분들 계시고요. 뭐 가슴에 칼자국, 흐르는 피를 강조하신 분도 계십니다. 두 번째 부류는 사람을 먼저 그리고 뒤에다 십자가를 깝니다. 얼굴을 먼저 쫙 그리고요, 그 뒤에 십자가를 까는 거죠. 세 번째 부류는 어떤 분들이냐? 나는 원래 이런 거 안 해요, 하면서 안 그리시는 분들입니다.

    도둑이 바라본 십자가

    창의적 리더의 뇌

    살바도르달리의 ‘십자가’

    여러분이 그렇게 십자가 그리시는 거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왜냐면 여러분은 사람이 이렇게 매달려 있는, 다시 말해 정면으로 딱 바라본 이 십자가밖에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십자가를 그려라” 하면 이렇게밖에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 안에서 사람들이 변주를 어떻게 하느냐? 조금 달리 확대하거나 정밀묘사로 표현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이 틀을 벗어나기가 굉장히 어렵죠.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십자가는 대개 이 방향으로 본 십자가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지식 범위 바깥에 대해선 인식을 잘 못합니다.

    제가 그런 의미에서 다음 작품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그리스도’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직접 손으로 십자가를 그리며 ‘아,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십자가를 어떻게 그릴까?’ 고민한 분만이 느낄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보여드리는 겁니다.

    바로 이런 십자가입니다. 제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있는 캘빈 글로브라는 미술관에서 처음 본 십자가거든요. 제가 이걸 딱, 이 그림을 보고 한 10분을 자리를 뜨지 못했어요. 제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각도의 십자가였거든요. 이게 어떤 각도의 십자가인가요? 어쩌면 신이 있다면 자기 아들을 매달아 못을 박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내려다본 십자가예요. 그리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지 않았음에도 그가 얼마나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웠을지 짐작할 수 있고요 그를 여기에 이렇게 못 박은 세상이 밑에 그려져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런 겁니다. 창의적이란 어떤 거냐? ‘사람들이 십자가를 그리라고 하면 어떻게 그릴 것이다’라는 걸 먼저 생각한 다음에 ‘어? 나는 다르게 그려보자.’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겁니다. 쉬운 생각이 아니죠. 그래서 남과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자체로 창의적이라는 것을 이 작품이 얘기해 주고 있죠.

    그러면 핵심은 이런 거예요. 다른 각도로 문제를 바라보는 게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게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못하는 거잖아요. 거기에 대한 답은 이겁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어떤 문제든 창의적인 답을 얻기 위해 다른 각도로 문제를 바라봐야 되는데 그러려면 이렇게 하세요.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생각하세요”라고 리드믹(rhythmic)하게 말할 수 있으면 이건 창의적인 게 아닙니다. 누구나 그 방법을 써서 똑같은 답을 만들어내는 건 “창의적이다”의 정의에 위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그걸 답해 드릴 수는 없어요.

    자, 그렇다면 창의적이려면, 내가 남과 다른 각도로 문제를 바라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렇게 하면 됩니다. 여러분 중에 교회 다니시는 분 계실 거 아니에요? 2, 3주 후에 여러분이 교회를 갔어요, 그런데 목사님이 갑자기 여러분에게 저와 똑같은 질문을 하는 거예요. “자 종이에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형상을 한번 그려보세요. 예수 그리스도의 심정을 잘 나타내는 걸 한번 그려보세”라고 질문했다고 가정해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이런 십자가를 그리시겠습니까? 아니겠죠. 이렇게 뻔하게 여러분 책상 위에 있는 그 십자가를 그려낼 리가 없잖아요. 그렇다고 이걸 내자니 좀 양심에 꺼려요. 그래서 여러분은 밑에서 본 십자가라든지 옆에 같이 있었던 도둑의 관점에서 본 십자가, 이런 걸 그리려고 노력하지 않을까요? 그게 바로 창의적인 생각의 첫발입니다.

    Lover’s Cup

    그럼 이제 우리가 창의적이려면 어떠해야 되느냐? 이렇게 남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거나 남과는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사람들과 자주 얘기하는 거예요. 혹은 이런 자리에 오시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끼리 정보를 공유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그 정보를 다른 집단에 가서 얘기하잖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세요?”라고 얘기합니다. 여러분 혼자 십자가를 밑에서 본 모습을 그려내시면 그 교회 사람들이 다 놀라는 거죠. 그러니까 창의성이라는 게 뭐냐면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것처럼 굉장히 이질적으로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얘기하고 의견도 주고받고 지식도 섭취하고 흡수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한국에서는 너무나도 평범하게 주입받던 생각이 인도네시아에 가면, 스웨덴에 가면 “와, 저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생각하느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남과 다른 경험을 하는 사람이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정반대죠. ‘어떻게 하면 남과 똑같은 경험을 먼저 하느냐’를 중요하게 여기죠. 그리고 남이 다 한다는 걸 우리 애가 안 하면 불안해하기 때문에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합니다. 오히려 부모가 고민해야 될 것은 우리 애가 창의적이려면 남과는 다르게 경험해야 되고 완전히 다른 각도로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줘야 되고 끊임없이 새로운 각도로 문제를 바라보게 하는 거예요.

    불행하게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기와 생각이 유사한 사람과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마음이 편하거든요. 위로를 얻거든요. 그러면 대화하면서 계속 이런 말을 하게 돼요. “어 그래? 너도 그렇게 생각했니?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창의성에 전혀 도움이 안 되죠. 그런 생각은 혼자 하시면 됩니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아무리 모여서 얘기해봤자 창의적이지 않은 거죠.

    “이야,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생각하나? 저 사람이랑 얘기하면 항상 새로운 걸 배워. 문제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 이런 사람들과 얘기해야 되는 거죠. 그런 예를 몇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하나는 이제 러버스(lover?s) 컵이라는 겁니다. 서울대 컴퓨터학과에 캠퍼스 커플이 있었어요. 졸업한 다음 남학생은 서울대 대학원을 가고 여학생은 미국으로 유학을 갔어요. MIT 미디어 랩에 가서 어떤 강의를 들으면서 과제물을 제출했는데 그때 제출했던 게 바로 이 러버스 컵입니다. 그런데 이게 뉴욕타임스에 소개되면서 세계 20만 개의 블로그가 이 러버스 컵이라는 제품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컵의 정체성

    내용은 뭐냐? 매우 간단합니다. 여기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달려 있습니다. 온도에 따라서 색깔이 바뀌는 LED가 장착돼 있습니다. 따뜻하면 빨간색, 차가우면 파란색. 링이 닿는 부분에는 터치 센서가 달려 있고요. 터치에 따라서 색깔이 드러나는 LED가 장착되어 있어요. 그 온도와 터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는 라디오 프리콘셉, 멀리 있을 때는 블루투스를 통해서 인터넷으로 아주 멀리까지 먼 거리 통신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 제품은 어떤 거냐? 연인이 갖고 있는 겁니다. 하나는 미국에 있는 여학생이, 하나는 한국에 있는 남학생이. 그래서 미국에 있는 여학생이 자기 컵에 따뜻한 커피를 쭉 따라서 마시면요. 한국에 있는 남학생 컵에도 그 높이까지 따뜻한 커피를 부으면 빨간색으로 빛이 쫙 올라옵니다. 찬물을 부으면 파란빛이 쫙 올라옵니다. 그 높이까지. 그리고 그거를 여학생이 입을 대고 마시면 양쪽 컵 모두 입을 댄 자리에 입술 마크가 불빛으로 반짝거려요. 그러면 이제 한국에 있는 남학생이 “어? 내 여자친구가 여기까지 따뜻한 무언가를 담아서 마시고 있구나” 하면서 자기도 그런 일을 해보면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지만 정서적 교감을 하는 거죠.

    사람들은 컵을 두고 액체를 담는 용기, 이 정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뭐 새지 않게만 만들면 되는 거죠. 그런데 이제 사람들이 여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게 됐죠. 예를 들면 ‘어? 이거 물을 마시는 시간보다 그냥 놔두는 시간이 훨씬 더 길다.’ 그러면 사실상 이 컵은 데코레이션(decoration) 아이템인 거죠. 그러면 모양이 예쁘고 색깔이 예쁜 게 훨씬 더 중요하다라든지 어떤 컵을 쓰느냐가 나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하면 아이덴티티 아이템으로서 컵을 만들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의사가 비커나 주사기 모양의 컵을 쓰기도 합니다. 과학자들 실험실에서도 주사기, 비커 형태의 머그잔을 많이들 쓰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 여학생은 사람들이 컵을 공유하면서 어떤 관계를 맺게 된다는 걸 생각한 거죠. 예를 들어 어느 머그컵에 ‘신동아 80주년’이라고 써놓으니 이 컵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 멤버십과 휴먼 릴레이션십이 강화되더라는 거죠. 한 400원 정도의 테크놀로지만 넣어주면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도 정서적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거죠. 불행하게도 이 커플은 넉 달 후에 깨졌습니다. 아무리 컵을 같이 써도 ‘Out of sight, out of mind’면 (관계가) 깨진다는, 이것은 테크놀로지도 어쩔 수 없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안겨줬습니다.

    My history glasses

    다음으로 이것은 저희 연구실에서 했던 일입니다. 저희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일인데요, 이건 뭐냐면 안경입니다. 이름이 ‘마이 히스토리 글래시즈(My history glasses)’라는 건데 우리는 뭔가 재밌거나 놀라거나 신기한 걸 보면 뇌, 오른쪽 귀 위쪽에 독특한 웨이브가 싹 만들어집니다. 이 웨이브가 그걸 본 지 한 0.3초 후에 싹 만들어지거든요. 저희가 만든 안경이 일렉트로드(electrode) 하나가 삐져나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서 그 웨이브가 있는지 없는지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거예요. 그러면 ‘아, 이 사람이 지금 뭔가 재밌거나 놀라거나 신기한 걸 보고 있구나’ 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거죠. 여기에 휴대전화에 들어 있는 아주 작은 카메라를 달아놨습니다. 그래서 그 순간이 포착되면 앞에 있는 상황을 찍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찍은 이미지를 제 스마트폰으로 전송합니다. 제가 하루 종일 이 안경을 쓰고 돌아다니다가 집에 와서 카메라를 켜면 오늘 제가 본 재밌거나 놀라거나 신기한 장면들이 사진으로 찍혀 있는 거죠. 그러면 이게 저의 오늘 일기가 되는 거죠. 이게 모이면 제 삶의 역사가 되는 거죠.

    이 카메라의 특징은 뭐냐? ‘카메라는 내가 찍고 싶은 걸 찍는다’라는 당연한 정의를 뒤집은 겁니다. 무슨 얘기냐면 얘는 언제 찍을지 나도 모릅니다. 제가 “아, 나 지금 놀랐다. 찍어라” 한다고 해서 찍는 게 아니에요. 진짜 놀라야 찍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뭘 재밌거나 놀라거나 신기한 걸 봐야만 찍는데 그게 언제인지 나도 모릅니다. 제가 이것을 조교한테 씌워가지고 막 돌아다니게 했거든요. 그 친구가 찍은 사진의 30%는 여자 다리입니다. 내가 정말로 뭘 좋아하는지, 나는 어떤 인간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욕망을 찍는 카메라입니다.

    이것을 두 살짜리 꼬마아이한테 씌워주면 말은 못하지만 뭐에 관심이 있고 뭐에 주의를 집중하는지를 알 수 있고요. 자폐증 어린이에게 씌워주면, 얘는 엄마하고도 눈을 맞추려 하지 않는데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어 말도 안 하는지 카메라만 보면 이미지만으로 아이의 정신세계를 약간 엿볼 수 있습니다. 너무 흥분하지 마시고요. 상용화를 위해서 투자자를 찾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 연락 주시고요.

    혁신의 실마리는 굉장히 엉뚱한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를 완전히 다른 각도로 바라보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한번 연결해 보려는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여기 허머라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미국 중년 남성의 로망이 이 자동차를 한 대 갖는 겁니다. 얘는요. 딱 보시면 알겠지만 굉장히 무식하게 탱크처럼 생겼고요. 연비가 보통 자동차 반 토막도 안 됩니다. 기름을 엄청 많이 먹는 녀석이고요, 차를 돌리는 데 굉장히 긴 거리가 필요할 만큼 불편하고 투박합니다. 그리고 시속 100㎞에서 정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만큼 위험합니다. 그럼에도 지구에서 가장 머리가 좋다는 인간이 이 자동차를 사는 데 14만 달러를 기꺼이 들이고 싶어하고 그걸 갖고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합니다. 왜 그럴까? 아직 현대 과학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입니다.

    진화심리학과 마케팅

    여기 물이 있습니다. 글라스 스마트 워터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LG생활건강이 이 물을 수입하고 있는데 생수죠. 아주 비싼 생수입니다. 수돗물 가격의 880배입니다. 이게 수돗물보다 880배 좋으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뭐 미네랄이 조금 더 들어 있을 수 있지만 그다지 특별하지 않습니다. 아리수와 비교해봐도.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물을 사 마시느냐? 그 비싼 돈을 주고. 왜 여성들이 이 물에 그렇게 열광할까. 이게 현대과학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 중 하나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하느냐? 만약에 인문학자라면 베블렌의 ‘과시적 소비’로, 아마 계급론으로 이 현상을 설명할 겁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경제적·사회적 계급을 남에게 드러내기 위해 소비한다는 거죠. “이 코트, 이 점퍼 되게 좋은 거야. 이 가방, 이 구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남에게 시그널링한다는 겁니다. 내가 어떤 계급에 속해 있는지를.

    그런데 진화심리학자들은 그들이 왜 그토록 자신의 계급을 드러내려 하는지에 답을 하고 싶어합니다. 그들이 생각한 답은 이런 겁니다. 내가 저런 물을 마시고 저런 비싼 자동차를 가지고 있음에도 삶이 망가지지 않을 만큼 경제적으로 윤택하고, 그런 경제적 상황을 누릴 만큼 능력 있고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생물학적으로 형질이 우수해서 남과 더 좋은 짝짓기를 하려고 이런 일들을 한다는 거죠. 그것은 마치 화려한 날개를 가졌지만 날지 못하는 공작새와 비슷한 거예요. 날 줄도 모르는데 이런 날개가 왜 필요할까요? 화려한 날개가 있어 이동하는 데 불편한데도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남았다면 다리가 굉장히 튼튼하다는 얘기죠. 굉장히 머리가 좋다는 얘기죠. 이런 핸디캡을 가졌지만 아름다운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종은 그 나름의 능력이 있다는 걸 드러낸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마케팅이란 무엇이냐? 브랜드 코퍼럿(brand corporate) 이미지를 소비자와 소통하는, 다시 말해서 그들은 자본주의의 첨병이 아니라 기호학의 전사들이라는 거예요. 기호와 상징을 어떤 방식으로 조작해야만 제품과 기업과 소비자를 서로 연결하느냐. 이게 사실은 마케터들이 하는 일이고 그러려면 그들은 진화심리학을 굉장히 잘 알아야 된다는 겁니다.

    이거 황당하지 않아요? 진화심리학이랑 마케팅? 아무 상관없어 보이고 마케터들에게 “진화 심리학책을 한번 읽어보시죠” 하면 “이게 뭔 소리인가. 우리 분야는 그런 거랑 아무 상관없을 텐데”라고 얘기할 겁니다. 그 둘 사이를 한번 연결해보자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BMW에서 이번에 스포츠카가 나왔다고 가정해봅시다. 가격은 10억 원. 이 차를 우리나라에서 론칭하는 데 마케팅 비용으로 200억 원을 들였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래서 한 1000명 정도가 이 차를 살 수만 있으면 200억은 족히 쓰고도 남는 거죠. 엄청난 대박이라고 믿고 일 년 안에 1000대쯤 팔 수 있는 마케팅 아이디어를 내봐라. 200억을 딱 주고.

    99%가 꿈꾸는 욕망

    그런 일을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이제 마케터들이 어떤 일을 하느냐? 우리나라 럭셔리 브랜드들, 혹은 럭셔리 제품의 마케팅은 접근방식이 거의 똑같습니다. 자동차가 아니라 에르메스나 샤넬 가방이라도 티파니 불가리 보석이라도 접근방식은 똑같습니다. 어떻게 마케팅을 하느냐? 이걸 구입할 수 있는 우리나라 상위 0.1%의 부자들. 상위 클래스 소사이어티들에게만 아주 특별한 엽서와 편지를 보내고 그들에게 전화를 해서 그들만을 위한 파티를 열죠. 그래서 “아, 이번에 우리나라에 굉장히 귀한 게 들어왔는데 이거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다. 이거 살 수 있는 사람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 그래서 선생님한테만, 사모님에게만 특별히 연락드린다”라고 하면서 사람을 모읍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이런 제품을 보여주고 이 얼마나 좋은 차인지를 알려주고 살 수 있는 기회를 그들에게 특별히 준다고 이야기하는 것. 여기에 초대받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흐뭇한 일이라며 특별한 파티를 여는 겁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 아우디가 A8을 우리나라에서 출시했어요. 어떻게 했느냐? 올림픽공원에 8억~10억 원 가까이 되는 돔을 지었습니다. 건축물을 하나 지은 거예요. 거기서 모터쇼를 하는 겁니다. 부자 400명만 데리고. 최고의 음식 주고요, 다음 날 8억 원짜리 건물을 부쉈습니다. 이런 종류의 마케팅을 하는 거예요. 이 A8이 G20 때 각국 정상들을 의전했던 바로 그런 차라고 소개하면서. 당연히 그렇게 해왔잖아요.

    그런데 이 전략이 적절할까요? 진화심리학자들은 최악의 전략이라고 얘기합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왜? 이 차를 내가 끌고 나갔을 때 이 차가 10억짜리인지를 우리나라에서 1000명만 알고 있으면 이 차를 살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모든 사람이 이 차를 다 알고요. 모든 사람이 “와, 저 차 진짜 비싼 차인데, 10억짜리 차인데. 저 사람 탔네. 와, 저거 성공한 사람들이 탄다는 바로 그 차, 나의 드림 카. 내가 평생 돈 모아서 저거 사는 게 꿈인데”라고 99%가 꿈을 꿔야 0.1%가 “어? 그래? 그럼 내가 한번 사볼까?”라고 마음을 먹는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광고란 무엇이냐? 잠재적 구매자, 즉 나머지 99%의 사람이 “저 차 좋은 차래. 저 차 나도 갖고 싶어”라고 꿈꾸게 해야만 한다는 거죠. 이 차를 구매했기 때문에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시그널링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성공한 자동차 회사가 BMW코리아죠. 김효준 대표가 한 일은 뭐냐. 아무도 외제차 광고를 안 할 때 미디어 광고를 처음으로 하고 차의 구매와 성공을 등식으로 설정함으로써 많은 사람이 BMW를 성공의 지표로 삼게 만든 거죠. 약간 덜 성공한 사람들마저 저 차를 구매함으로써 성공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전략. 그야말로 대박이 난 케이스지요.

    마세라티의 실패

    창의적 리더의 뇌

    서울 청담동 마세라티 전시장

    전형적인 실패사례가 마세라티라는 차입니다. 여러분 마세라티라는 차 아세요? 모르시죠? 그게 왜 실패인지 아시겠죠? 논현동에 가면 마세라티라고, 페라리인지 포르셰 매장 옆에 있습니다. 페라리인지 포르셰 그 엔진을 그대로 쓰는 제일 싼 차가 4억5000만 원쯤 되고요. 비싼 차는 한 10억 정도 합니다. 굉장히 좋은 차죠? 그런데 페라리나 포르셰는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알잖아요, 훌륭한 차인지. 마세라티도 같은 엔진을 쓴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훌륭한 차인 줄 알 거라고 믿은 거예요. 그래서 전혀 광고를 안 했어요. 후드티 입고 가면 막 틱틱거려요. 사지도 않을 거면서 왜 왔느냐는 식으로. 되게 불친절하고. “이거 얼마예요?” 물어보면 “사실 거예요?” 되게 기분 나쁘게. 그래서 확 사게 만드는 전략을 취하나 봐요. 그런데 불행한 거죠. 그렇게 충동구매를 하기에 5억은 너무 큰돈인데. 그래서 지금까지 200대 팔았대요. 지난 5, 6년 동안. 당연히 안 팔리죠. 아무도 모르는데 그 차를 왜 사겠어요? 그 돈이면 BMW 10대를 살 수가 있는데.

    무슨 얘기냐 하면, 남이 뻔하게 생각하는 마케팅 기법으로는 좋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절대 나올 수 없죠. 혁신의 실마리는 엉뚱한 곳에 있다는 것.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예술의 창조적 근원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그는 그것을 은유라고 대답했어요, 메타포. “A는 B이다.” 이 등식을 만드는 것, 이게 엄청난 능력이라는 거예요. A와 B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일수록 그 사이에 등식을 넣는다는 건 굉장한 창의성을 요구하는 거죠.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서로 연결하는 능력, 이것이 창의적인 사람의 뇌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입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를 찍어봤어요. 이 사람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순간을 포착하고 그때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처음에는 functional MRI에 넣어놓고 “자, 준비하시고 창의적인 생각하세요!” 하고 뇌를 찍었어요. 당연히 창의적인 생각이 나올 리가 없죠. 계속 실패하다가 어떻게 찍었느냐? 바둑이 7단인 사람을 불러다가 MRI 안에서 한 시간 동안 바둑 두게 하고 뇌를 찍은 겁니다. 그러고 나서 나중에 복기를 해보는 거예요. ‘아, 이 수는 뒤진 전세를 뒤엎는 굉장히 창의적인 수다.’ 그러면 그 수를 두기 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뇌를 살펴보는 거예요.

    또 그 안에 시인을 눕혀놓고 시를 쓰게 해요. 시 쓰는 동안 뇌를 찍는 거예요. “이 시구는 정말 좋다.” 그러면 그 시구를 처음 머릿속으로 생각할 때의 뇌를 들여다보는 거예요. 수학 영재들을 불러다 아주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게 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때, 그전에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는 거예요. 봤더니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 평소 연결되지 않았던,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던 뇌의 영역이 서로 연결되는 겁니다. 특정한 어느 영역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평소 연결되지 않는, 멀리 떨어져 있는 영역이 연결되면서 어떤 문제를 다른 각도로 바라보고 상관없는 것을 연결하고 추상적인 두 개념을 잇는 그런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는 겁니다.

    담배와 창의성

    이걸 어떻게 훈련하느냐? 제가 수업시간에 학생들한테 자주 해주는 겁니다. 예를 들면 제 연구실로 데리고 와요. 제 연구실에 책이 굉장히 많거든요? 책꽂이에서 아무 책이나 꺼냅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요. 거기 문장이 있잖아요. 아무 문장이나 고르게 해요. 꽂아놓고 또다시 아무 책이나 빼요. 아무 페이지나 펼치고 그 중에 한 문장 고릅니다. 이렇게 다섯 문장을 고른 다음에 이 다섯 문장이 들어가는 소설을 쓰라고 해요. 그러면 학생들이 굉장히 창의적으로 그 문장과 문장 사이를 메웁니다. 그냥 소설을 쓰라고 하면 되게 뻔한 소설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쓰라고 하면 이 안에서 논리적 구절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그러다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거죠. 예를 들어 제가 DNA에 관한 글을 쓴다면 DNA에 관한 책은 안 봐요. 그냥 영문학 책 뒤적거리죠. 그런데 거기서 DNA를 설명할 수 있는 절묘한 예제나 비유나 인용을 찾으면 그때부터는 글이 술술 풀리는 거예요. 혁신의 실마리는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거죠. 이것을 화학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담배입니다. 담배를 피우면 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영역이 연결됩니다. 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영역을 연결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 아세틸콜린이에요. 그 끝에 연결해주는 단추가 니코틴이에요. 그래서 니코틴이 들어가면 갑자기 생각이 나는 거예요.

    혹시 담배 피우는 분들은 그런 경험해봤을 텐데요. 무슨 고민이 있어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웠더니 갑자기 머리가 돌면서 생각이 나더라는 거죠. 그래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담배를 피워보는 것도 한 방법이죠. 여기에는 사소한 부작용이 있는데요. 뭐냐면 담배를 피우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불행하게도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는 아무 생각도 안 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담배에 중독되면 담배를 피우는 동안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영역 연결이 보통사람들보다 잘되는데 담배를 피우지 않을 때는 그것이 보통사람들보다 현저히 떨어집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서는 도저히 연결이 안 되는 거죠. 선택은 여러분이 하시고요.

    전혀 상관없는 것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사례 중에 하나가 이런 겁니다. 조나 솔크는 폴리오, 즉 소아마비 백신을 만든 사람이에요. 이 사람이 미국에서 소아마비 백신 프로젝트 디렉터였는데 연구실에 있는 동안에는 도무지 좋은 생각이 안 나서 어느 날 백팩 하나만 메고 유럽에 있는 수도원으로 들어갑니다. 13세기에 지어진 그 수도원 성당에서 불현듯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그것을 종이에 적은 다음 미국으로 돌아와서 쥐 실험, 원숭이 실험, 사람 실험에 성공하죠.

    천장 높이와 창의적 아이디어

    대개 과학자들은 이런 경우 특허를 제약회사에 팔아 엄청난 돈을 버는데 이 사람은 그러지를 않았습니다. 이 사람은 이것을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했어요. 그러니까 모든 제약회사가 소아마비 백신을 만들 수 있게 된 거예요. 그 바람에 가격이 아주 싸졌죠. 그래서 지금도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1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폴리오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됐죠. 지구상에서 소아마비 환자를 거의 사라지게 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과거엔 소아마비 환자가 많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거의 없잖아요? 그게 다 이 조나 솔크 덕분인거죠.

    이후 조나 솔크의 이름을 딴 솔크 인스티튜트를 짓게 되는데, 그 설계를 루이스칸이라는 세계적인 건축가에게 맡깁니다. 그래서 루이스칸이라는 건축가와 조나 솔크라는 생물학자가 만나게 되죠. 그때 솔크가 이런 부탁을 합니다.

    “내가 연구실에서 월화수목금금금 쉬지 않고 일만 할 때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던 아이디어가 13세기에 지어진 성당에서 떠올랐다. 천장의 높이가 무척 높아 내 사고의 공간이 무척 넓어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 이름을 딴 연구소의 모든 공간은 천장이 높으면 좋겠다.”

    루이스칸이 기꺼이 그 부탁을 들어줘서 만들어진 연구소가 솔크 인스티튜트입니다. 1959년에 설립됐고요. 700명 정도의 연구원이 일하는 곳인데, 여기서 지난 50년간 노벨상 수상자가 23명 배출됩니다. 11명이 여기서 한 일로 노벨상을 받고요, 12명이 이곳을 거쳐갔죠. 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솔크 인스티튜트는 천장이 높아서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다’라는 일종의 신화, 어번 미스(urban myth)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이 누구입니까? 신화를 신화로 남겨두지 않는 과학자들이죠. 그래서 정말로 천장이 높아서 자신들이 창의적인 연구를 하는 건지를 확인해보려고 마음먹습니다. 그래서 뭘 하느냐? 솔크 인스티튜트의 한 공간을 빌려다 천장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한 다음에 사람들을 불러다 그 안에서 매우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를 단계적으로 풀게 해봤습니다. 천장의 높이를 달리함에 따라 퍼포먼스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본 거예요. 놀랍게도 단순한 문제를 풀 때는 천장의 높이가 가장 낮은 2.4m였습니다. 아파트 천장의 높이가 대개 2.4m 됩니다.

    그 정도 높이일 때 베스트 퍼포먼스가 나왔는데 추상적인 두 개념을 이어야 되거나 어떤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야 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천장의 높이가 가장 높았던 3.3m에서 베스트 퍼포먼스가 나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기업에서 보통 천장이 높아도 2.7∼3m 사이인데 솔크 인스티튜트는 천장의 높이가 3.3m가 넘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 높이일 때 정말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는 걸 본 거죠.

    쉬어야 집중력이 생긴다

    이 연구 결과가 우리한테 주는 메시지는 뭐냐? 첫째, 여러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여기(서울역사박물관)로 오시면 좋을 것 같네요. 천장의 높이가 매우 적절합니다. 이 정도 높이일 때 아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두 번째는 이렇게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분야, 신경과학과 건축학이 만났습니다. 그래서 이 두 분야가 서로 이어져서 ‘Academy of Neuroscience for Architecture’라는 신경건축학회라는 것이 만들어지고요. 여기서 사람들이 건축물이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러다보니 너무나 중요한 주제들이 막 보이기 시작한 겁니다. 우리나라 교실 다 똑같이 생겼잖아요? 교실을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야 아이들이 그 안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공부에 더 집중하고 학습량이 늘어날까? 우리는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사는 요양원. 어떻게 지어야 그들의 불편함이 훨씬 줄고 아주 편안하게 그 안에서 기억력이 회복될 수 있을까라든가. 기업의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그 안에서 창의적인 혁신이 일어날까? 이제 그들의 뇌를 찍으면서 사람들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문제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기 시작한 거죠. 그런 의미에서 혁신의 실마리가 굉장히 멀리 있다는 거죠. 그래서 나는 내 분야의 동종업계 사람들이 다 뒤져보는 그 영역 너머의 영역에서 혁신의 실마리를 찾아야만 진정한 의미의 임팩트 있는 혁신이 된다는 거예요.

    최근 들어 과학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개념 중 하나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는 건데요. “자, 쉬세요. 아무 생각도 하지 마시고 그냥 가만히 있으세요.” 레스팅 스테이트(resting state)의 뇌를 찍습니다. 그러면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편안하게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는 뇌임에도 아주 특정한 영역에서 활동합니다. 정수리를 중심으로 이 근처에서요. 이것이 일을 할 상태가 되면 갑자기 그 영역의 활동이 줄어들고 다른 영역의 활동이 늘어나는데 일의 퍼포먼스가 매우 좋아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는 거죠. 가만히 쉴 때 쉬는 시간을 제대로 갖는 것,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겁니다.

    ADHD(행동발달증후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아이들이 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못 내느냐? 그 아이들은 가만히 있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딴생각을 하고 어떤 일에 신경 쓰고 그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신경 쓰기 때문에 레스팅 스테이트를 제대로 못 갖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집중하는 능력도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

    50분 커피브레이크, 10분 회의

    창의적 리더의 뇌

    정재승 교수에 따르면 공식 회의시간보다 커피브레이크 때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사람들이 회의시간에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데 커뮤니케이션을 잘 안하죠.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오픈 스페이스 테크놀로지인데요. 이걸 창시한 사람이 이걸 실험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형적인 예인데, 뭐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회의를 할 때 웹켐으로 상황을 찍어본 거예요. 찍어봤더니 회의를 하잖아요? 그럼 의사 결정자, 높은 사람이 얘기를 주로 하면 밑에 있는 사람들이 조용히 받아 적어요. 그리고 10분 커피브레이크 하는 동안 떠드는 거예요. “야, 아까 그 얘기 말도 안 되지 않냐? 개소리 아니냐? 이러이런 것 때문에 당연히 안 되지, 이렇게 했어야지. 그래그래” 하면서 의사소통을 하고 아이디어를 막 주고받다가 다시 회의시간이 되면 조용히 받아 적기만 합니다. 정작 커뮤니케이션하고 남의 아이디어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아이디어가 쏟아져야 할 때는 가만히 있고요. 커피브레이크 때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이 생각해낸 게 뭐냐면 50분 커피브레이크를 하고 10분 회의하는 것, 그게 바로 오픈 스페이스 테크놀로지입니다. 회의를 커피브레이크처럼 하는 거지요. 보드에다 자기가 생각해야 될 것들을 붙여놓고요. 관련된 사람이 커피 마시면서 그 앞에서 막 얘기하는 거예요. “어? 나는 이거 이렇게 생각하는데” 하고 편하게 얘기하고 그 내용을 받아 적고요. 거기 보드에다. 회의시간 10분 동안에는 어떤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아이디어가 4.3배 더 많이 나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모아서 책으로 공유하면 그냥 회의할 때보다 훨씬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는 거죠.

    정말로 놀이가 될 수 있게 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이런 문화가 없죠. 기업에서 창의가 화두잖아요. 그럼 어떻게 하느냐? 이제부터 KPI(Key Performance Indicator·핵심성과지표) 고가에 창의점수가 들어갑니다. 그래서 한 해 동안 얼마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냈는지 계산해서 못 내면 점수를 깎습니다.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를 게시판에 올리면 10만 원을 주고요. 현실화되면 30만 원을 주는 짓을 합니다. 불행히도 창의성이란 그렇게 바로 돈으로 환산해 값을 매길 때 그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논문이 있습니다.

    functional MRI

    그러니까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창의성을 몇 푼의 돈으로 환산해 받길 원하지 않아요. 그들이 원하는 건 뭐냐. 당신이 우리 회사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명예입니다. 인정. “우리 애는 정말 창의적이에요”라고 해야 애가 기분이 좋은 거지. “아유, 창의적인 생각했어?” 하고 1만 원 주면 그 다음부터는 1만 원이 중요하지 창의적인 생각은 중요해지지 않는다는 거죠.

    그 다음으로 갓 죽은 사람의 뇌입니다. 만지면 곱창이 익지 않은 것처럼 말랑말랑 미끈미끈하고요. 6시간 정도 지나면 고무지우개 정도로 단단해집니다. 그래서 검푸른빛이 검은빛이 나는 회색으로 바뀌고요. 무게는 1.4㎏ 정도 됩니다. 우리 몸무게가 한 70㎏이라고 가정하면 몸무게의 2%를 차지하는 거죠. 그런데 뇌는 우리가 먹는 음식 에너지의 20%를 씁니다. 뇌가 생각을 한다는 건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쓰는 프로세스라는 뜻이고요. 여러분이 열심히 운동하는데도 살이 찐다는 건 요즘 생각 없이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거죠.

    두개골을 열지 않고도 뇌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functional MRI를 이용하면 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리코딩할 수 있죠. 제가 하는 일이 뭐냐? 뇌의 활동을 찍어서 마음을 읽는 일입니다.

    이쯤 되면 지루하실 수 있으니까 저희 연구실에서 촬영했던 동영상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영국의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저희 연구실에서 했던 일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는데 그 다큐멘터리의 한 비디오 클립을 제가 가져왔습니다. 저희 연구실에 ‘나오’라는 빌린 로봇이 한 대 있습니다. 키가 한 1m쯤 되고요. 이족보행이 가능하고 몸통을 돌릴 수 있습니다. 얘한테 미션을 주는 거죠. “문으로 들어와서 미로를 통과해 목적지까지 가라.”

    그런데 얘는 방향을 정하는 뇌가 없습니다. 그럼 뇌의 역할을 누가 하느냐. 옆방에 있는 제가 하는 겁니다. 또는 제 학생이. 나오의 머리에 웹캠이 설치되어 있어서 나오 앞에 있는 상황을 제가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걸 보면서 “나오야, 왼쪽으로 가라. 오른쪽으로 가라. 앞으로 가라. 멈춰라. 뒤로 가라”를 말하지 않고 속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때 제 뇌파 변화를 재서 와이어리스로 옆방에 보내주면 이 로봇이 제 생각대로 움직입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저 로봇은 100% 제가 속으로 생각한 대로만 움직이는 거예요. 그런데도 로봇이 벽에 부딪히지 않고 미로를 잘 통과하고 있다는 건 저희가 짠 프로그램이 뇌파 분석을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잘 읽고 있다는 얘기죠.

    이런 걸 이용하면 evidence based decision을 할 수 있죠. 다시 말해서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의사 확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여기 초콜릿이 있거든요. 이 초콜릿을 functional MRI 안에 눕혀놓고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초콜릿이 얼마인지 가격을 보여줘요. 살래, 말래? Yes or No 버튼을 누르게 하면 이 사람이 이 초콜릿을 살지 안 살지를 처음에 초콜릿을 보여준 순간의 뇌 상태만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사겠다는 사람의 뇌는요, 이걸 딱 보여주는 순간 쾌락의 중추가, 이 영역이 난리가 납니다.

    ‘너 안 살 거잖아’

    이 영역은 오르가슴을 느끼는 곳이에요. 예를 들면 쥐를 상자에 넣어요. 상자 안에 두 개의 레버가 있어요. 한 레버를 누르면 먹을 게 떨어지고요. 다른 레버를 누르면 그 영역에 전류가 흘러서 기분이 좋아지는 거예요. 오르가슴을 느끼는 거예요. 그러면 쥐가 그 영역에 자극을 받아서 오르가슴을 느끼는 레버를 계속 누르다가 굶어 죽습니다. 그 정도로 먹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사실은 저 영역에 대한 자극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요즘 쥐들은 조금 다른 것 같더라고요. 이게 50년 전에 스키너라는 사람이 했던 실험인데, 최근 저희 실험실에서 제 학생이 똑같이 해봤어요. 그런데 요즘 쥐는 가끔 먹을 것을 누릅니다. 그래서 굶어 죽지는 않을 정도로 오래 살면서 쾌락에 엄청 오래 빠져 있습니다. 지난 50년간 쥐들이 굉장히 진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어쨌든 저 영역이 자극받는 걸 되게 좋아합니다. 샤넬 가방을 40대 아주머니에게 보여주면 그 영역에 난리가 납니다. 마약 중독자한테 마약 보여줄 때랑 매우 비슷합니다. 막 섞어놓으면 누가 마약 중독자인지 모릅니다, 의사들도요.

    그런 게 왜 중요하냐. 앞으로는요, 매장마다 리모트로 머리 활동을 재는 카메라가 달릴 수가 있는 거죠. 그러면 손님이 보다가 “언니, 이거 얼마예요?”라고 물어볼 때 언니는 이미 알고 있는 거예요. ‘너 안 살 거잖아.’ 뭐 이런 거. 자신의 친절을 아낄 수가 있죠. 그리고 살 사람한테는 절대로 안 깎아주겠죠. 그런 게 가능한 미래인 거죠.

    이런 게 우리한테 주는 메시지는 아이 트래커(Eye Tracker) 같은 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한 예를 들어볼게요. 남자용품은 옷을 많이 입지 않은 여성이 모델로 등장하면 시선을 끌기 때문에 좋은 광고라고들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과학자들이 실험을 해봤어요. 남자들을 불러다 이런 광고를 보여주고 아이 트래커로 시선이 어디로 가는지 살펴본 거죠. 그랬더니 남자들은 이 광고를 보면서 제품이나 이름은 거의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냥 가슴만 보다가 나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무런 광고 효과가 없는 거예요. 이게 뭘 광고했는지를 아무도 인지 못하고요 그러니까 당연히 구매욕이 늘어나지도 않았겠죠. 최악의 광고.

    카이스트 학생들의 고민

    다음 슬라이드는 정반대입니다. 무슨 얘기냐면 잠깐만 봐도 뭘 광고하는지를 알 수 있는 매우 효과적으로 잘 만든 광고예요. 광고를 인지하는 데 1초쯤 걸리는데 제가 여러분에게 0.3초만 보여드리겠습니다. 놀라운 건 여러분이 0.3초만 봐도 뭘 광고하는지는 알 것 같은 그런 놀라운 체험을 하는 겁니다. 자, 준비되셨습니까? 시작합니다. 보셨어요? 50세가 넘으면 조금 느립니다. 뭘 광고하는 거죠? 아이팟 맞습니다. 2001년 애플이 만들어 대박이 났던 광고입니다. 여러분이 인터넷에서 ‘아이팟 비키니’라고 치면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으실 수가 있습니다. 많은 공대생의 바탕화면으로 애용되는 광고입니다. 이 광고의 특징은, 저를 좀 보시죠. 누구나 딱 이 광고를 보는 순간 시선이-마리사 밀러라는 세계적인 패션모델인데 이 사람의 성기로 향하죠. 되게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면벽수행을 10년 해도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그런데 불행한 건 뭐냐면 남자의 뇌는 되게 어리석어서 마리사 밀러의 성기 때문에 내 쾌락의 중추가 활성화됐는지 아이팟 때문인지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백화점에 가 아이팟을 보면 왠지 정이 가고 구매하고 싶어지는 거죠. 그래서 이걸 사게 됩니다.

    이제 두 가지만 빠르게 소개하겠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요. 하나는 지도 보는 법에서 지도 만드는 법. 저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지도 읽는 법을 가르쳐줍니다. 손에 지도를 쥐여줘요. “자, 니가 지금 여기 있다고 가정해보자. 네 목적지가 여기야. 제일 빨리 가는 법을 찾아라. 자, 네가 이제 여기 있어. 여기 가야 돼. 어떻게 가야 돼?” 이런 걸 열심히 가르칩니다. 그리고 “자, 이제 세상에 나가라. 너는 이제 지도 보는 법을 알게 됐으니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을 거야”하고 내보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세상에 나가서 젊은이들이 해야 할 일은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지도를 그리는 일입니다. 아무도 지도를 주지 않아요. 자기가 지도를 그려야 돼요. 아, 세상은 앞으로 어떻게 돌아가고 어느 분야가 유망하고 사람들은 어디에 모여 있고 여기는 어떻게 될 거고 저기는 어떻게 될 건지 굉장히 많은 곳을 돌아다녀야 되고 굉장히 많은 사람을 만나고 굉장히 많은 책을 읽으면서 자기가 앞으로 대면하게 될 세상에 대한 지도를 그리는 일을 해야만 내가 그 지도 안에서 어디에 둥지를 틀고 머물러 내 인생을 바치고 누구와 어울릴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지도 그리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고요. 지도를 그릴 시간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카이스트 학생들이 하는 고민의 80%는 “뭘 해도 못하거나 재미없는 건 아닌데 뭘 꼭 해야 되겠다거나 이거 아니면 안 된다거나 뭐 이런 게 없어서 내가 지금 하려는 일에 확신이 안 선다”는 거예요. 당연한 겁니다. 세상의 지도를 그려본 적이 없으니 내가 확신을 가질 만한 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어떻게 알아요?

    세상의 지도를 그려라

    우리는 고등학교 때까지 그냥 시험지만 들여다봤고, 대학의 이름과 학과의 이미지만으로 학과를 결정했고, 가서 이 공부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 선배들과 제대로 대화도 안 해봤고, 교수하고도 깊이 얘기해보지 않았어요.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며 이 분야를 전공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뭘 하며 살아야 될지에 대한 해답을 구한 적이 없죠.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하고 여행도 가보고 책도 다양하게 읽어보면서 답을 찾아야 되는데 그럴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스펙 쌓기에 급급하죠. 지도를 그려본 사람만이-설령 그게 완벽하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자신의 경험에 기반을 둔 지도라도-자신의 지도를 평생 업데이트하면서 세상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자기가 선택한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지금 여기 앉아 계신 몇 안 되는 10대, 20대, 30대 분들은 지도 만드는 연습을, 자기 나름의 지도를 그리는 연습을 하셔야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무슨 일이 발생하느냐면 40대가 돼서도 50대가 돼서도 60대가 돼서도 남의 지도를 엿보려고 합니다. 끊임없이 세계적인 석학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래서 누군가가 나에게 10년 후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지도를 보여주기를 기다리며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지도 읽는 법을 연마하는 거죠. 지도만 주어지면 내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아무도 내게 지도를 주지 않습니다. 자기가 그리지 않으면. 20, 30대에 그 시도를 하지 않으면 평생 남의 지도를 기웃거리는 사람이 됩니다. 세상에서 길을 잃어본 사람만이 지도를 그리는 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거든요. 그래서 저는 20, 30대 분들에게 지도 그리는 법을 배우고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지도를 그리려는 노력을 해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초능력입니다. 저는 의사 결정, 선택을 연구하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연구해왔는데 만약 저에게 “선택을 잘한다는 건 무엇입니까? 성공한 사람들의 선택 방법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시면 제가 해드리고 싶은 대답이 바로 이겁니다. 진짜 좋은 선택은 주어진 상황에서 주어진 경험, 내가 갖고 있는 정보를 갖고 급변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겁니다. 선택을 빨리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정보 양도 제한돼 있고 상황도 급변하니까 내 선택이 틀릴 수도 있죠. 내 선택이 추가로 들어오는 정보에 의해서, 혹은 급변하는 상황에 의해서 내가 내린 의사 결정이 잘못됐다고 인식하면 자신의 의사 결정을 빠르게 바꾸고 조정하고 조절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사실은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잘못된 의사 결정 바꿔야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 내가 확신이 들 때까지 의사 결정을 계속 미룹니다. 정보만 받아요. 그러고 나서 신중하게 의사 결정을 하면 바꾸지 않습니다. 이게 보통 사람들이 하는 의사 결정이에요. 자, 신중하게 의사 결정을 하는 게 되게 좋은 거 같잖아요? 아무 의사 결정을 안 하잖아요? 리더가 그런 행동을 하면요, 밑에 있는 사람은 자기가 뭘 해야 될지를 몰라서 아무 일도 안 합니다. 조직이 와해돼요. 뭘 해야 될지를 몰라서 불안해해요. 리더가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하면 그게 잘못된 방향이라도 사람들은 준비하거든요. 정보를 보고 목표가 있으니까.

    모두 그게 맞는 의사 결정인지를 알게 될 때는 상황이 종료된 겁니다. 그게 좋은 의사 결정인지 누구나 다 알 때는 늦은 거죠.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이 의사 결정을 한 다음에 왜 못 바꾸느냐? ‘아, 내가 이렇게 얘기했는데 다시 바꾸면 사람들이 나를 줏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텐데.’ 이런 걱정 때문에 자신의 의사 결정이 잘못된 걸 알면서도 못 바꾸거든요. 조직의 구성원들과 그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는 거지요.

    성공하는 사람들은요, 이렇게 얘기하죠.

    “자, 우리에게 지금 주어진 정보가 이것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의사 결정은 이거다. 이걸 위한 준비를 하지만 만약에 추가로 어떤 정보를 알게 되거나 상황이 변하면 나는 이 의사 결정을 언제든지 바꿀 용의가 있다. 왜냐면 나의 미션은 의사 결정을 한 다음에 이걸 완수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최고가 되는 게 목표이고 최고가 되기 위해서 내 의사 결정은 언제든지 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해야만 조직원들이 ‘아, 우리 보스가 의사 결정을 바꿀 때는 이유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뭔지 대화를 통해서 이해하죠. 커뮤니케이션이 없는 리더는 자신의 잘못된 의사 결정을 못 바꿉니다. 그게 의사 결정자이거든요.

    젊었을 때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하는 건 매우 중요해요.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가 “당신보다 똑똑한 천재가 많았는데 어떻게 구글의 CEO가 될 수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에 한 대답.

    “나도 원래 다른 공대생들처럼 제조업으로 갔는데, 내가 10년, 20년 후에 있어야 할 곳이 여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제일 먼저 알아챈 건 아니지만 제일 먼저 옮긴 사람이 나다.”

    바로 그거예요. 아무도 못 옮겨요. 용기가 없어요. 대개 그런 빠른 의사 결정을 할 용기가 없는데 그걸 해낸 사람들이 성공한다는 거예요.

    리더의 유연한 사고

    그런데 단점은 뭐냐. 젊을 때 그렇게 성공했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요, 빠르게 의사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의사 결정을 점점 빨리합니다. 자신은 매우 직관이 발달해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을 딱 보면 바로 생각을 정해버립니다.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하는데, 빠르게 할수록 틀릴 가능성이 높죠. 그런데 불행하게도 뇌가 유연하게 자신의 의사 결정을 바꾸는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예외 없이 젊을 때보다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러니까 의사 결정은 빨리하는데 잘못돼도 바꾸지를 않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그러면 젊을 때 성공했던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그 성공 모델 때문에 실패하게 됩니다. 의사 결정을 바꾸지 않기 때문에. 고집이 점점 세지고요.

    그래서 진짜 멋있는 어르신들은 어떤 분들이냐. 60, 70, 80대인데 되게 유연한 사고를 하시는 분들이에요. 그 나잇대에 “아, 내가 잘못됐구나. 내가 틀렸구나” 하는 걸 인정하는 분 많지 않습니다. ‘아,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할 수 있구나. 고치자.’ 젊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렇게 고치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무슨 얘기냐? 그러한 능력이 없으면 나이 들어서는 결국 자기가 처음 내린 의사 결정을 고집하느라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누구나 다 틀릴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조정할 수 있어야 돼요. 그게 좋은 의사 결정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확실한 증거로 결정해야 됩니다. evidence based decision making process가 있어야 됩니다.

    CEO가 도저히 설득이 안 돼요. 데이터로밖에 설득이 안 됩니다. 심지어 데이터로도 안 돼요. “아무도 저희 제품을 안 봅니다.” 표를 갖다줘도 “아, 무슨 소리야. 나는 내 감(感)을 믿어. 내가 이 감으로 50년을 산 사람이야”라고 하면서 안 믿습니다. 그렇게 몇 번 실패하고 나면 그 다음에 믿죠. 그래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 결정 시스템을 기업이 갖는 것, 내가 있는 조직이 갖는 것. 이런 게 진짜 중요합니다. 리더들이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라는 사고를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집니다.

    창의적 리더의 뇌
    정재승

    1972년 서울 출생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졸업, 석·박사

    미국 컬럼비아대 신경정신과 조교수

    2009년 다보스포럼 선정 ‘차세대 리더’

    현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부교수

    저서: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정재승의 도전 무한지식’


    지적 능력이란 무엇이냐? 수많은 공부로 얻은 다양한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세상에 딱 나가면 해결방법을 알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과 맞닥뜨리게 되거든요. 그때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느냐. 그게 사실 그 사람의 능력입니다. 아무도 답을 가르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나만의 답에 도달할까.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혁신의 실마리를 통해 내가 평소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지식들을 십분 활용해서 나만의 지도를 그리면서 의사 결정을 주어진 정보 안에서 신중하면서도 빠르게 하고 내 생각이 틀렸다는 판단이 들면 언제든지 조정할 수 있는 그런 유연한 사고를 하는 창의적인 리더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