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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2013

절제와 극기 필요하지만 자율, 책임, 인권도 중요

육사 3금 제도

  •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육사 31기, 예비역 육군 소장) hjy20813@naver.com

절제와 극기 필요하지만 자율, 책임, 인권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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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3금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사관학교 교육은 훌륭한 장교를 육성하는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 자율과 책임이 동시에 작동하는 제도가 가장 바람직하다. 좋은 제도란 타율보다는 자율이,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제도를 말한다. 훈육관 등 감독자 수를 늘려 감시를 강화하는 등의 타율적인 교육만 강요하면 훌륭한 장교를 양성할 수 없다.

둘째, 군인과 생도는 제복을 입은 대한민국 시민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법정신과 시대정신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전통이라 해도 헌법정신에 맞지 않거나 인권을 위배해서는 당위성이 없어진다.

셋째, 모든 교육은 합목적일 때 성과가 높다. 사관학교 교육의 목적은 훌륭한 장교를 양성하는 것이다. 때로는 부하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못하는 담배도 피우며 정을 나눠야 할 때가 있다. 따라서 생도 시기에 이러한 분야에 대한 적절하고 절제된 교육이 필요하다.

넷째, 통상적으로 사회의 가치관은 시대정신을 만들고, 시대정신에서 제도가 만들어진다. 바로 이러한 제도가 행동을 유발한다. 아름다운 전통이던 3금 제도도 과거보다 훨씬 자유로운 성풍속과 음주 문화 등으로 이제는 세계의 모든 사관학교에서 폐지할 만큼 구시대적인 제도로 전락했다.



다섯째, 지킬 수 없는 전통은 과감히 개선해야 더 좋은 전통을 수립할 수 있다. 지킬 수 없는 3금 제도를 유지하려면 그만큼 허위 보고가 많아지고 양심 불량자를 양산할 수 있다. 육사의 또 다른 전통인 명예제도가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노력하면 지킬 수 있는 제도로 보완해나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폐지해야

그러면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나는 생도들이 명예와 품위를 지키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극기하고 자존심을 키워가는 방향으로 3금 제도를 점진적·단계적으로 보완하고, 일정 시점이 되면 발전적으로 폐지할 것을 제안한다.

첫 번째 단기 처방으로, 이번에 육사에서 발표한 내용을 한시적으로 실천에 옮기면서 모든 관계자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공론화·담론화 과정을 거쳐 최적의 방안을 도출한 후 3금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두 번째 중기 대책으로, 3금 제도를 학교 내부에서만 운용하고, 외출·외박과 휴가 등에서는 자율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음주의 경우에는 복귀 몇 시간 이전에는 음주해서는 안 된다거나 술 냄새를 풍겨서는 안 된다는 방향으로 조정하면 될 것이다. 결혼과 약혼은 3학년부터는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해도 될 것이다. 그것 때문에 생도 생활이 어렵다는 인식은 일방적인 견해일 수 있다.

세 번째 장기 정책으로, 단·중기적인 방안이 건전하게 정착되면 3금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다. 세계 대부분의 사관학교는 3금 제도 없이도 훌륭한 전통을 유지하며, 유능한 장교를 양성하고 있다. 다른 나라는 다 그렇게 해도 우리는 안 된다는 것은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논리다. 육사에는 3금 제도 말고도 좋은 전통이 많다.

‘명예제도’ ‘자치제도’ ‘절차탁마’ 등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좋은 제도다. 이번에 3금 제도를 강화하면서 형식을 지키기 위해 생도들의 자율과 책임을 약화시키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가장 좋은 전통은 시대와 법정신에 부합하면서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를 지키는 집단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3금 제도도 그러한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신동아 201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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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육사 31기, 예비역 육군 소장) hjy208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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