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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캠페인

한국판 ‘딕셔너리 프로젝트’를 아십니까?

무상 급식보다 무상 사전(辭典)을…

  • 최영록 | 성균관대 홍보전문위원, ‘나는 휴머니스트다’ 저자, yrchoi@skku.edu

한국판 ‘딕셔너리 프로젝트’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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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결론적으로 “글을 읽고 뜻을 아는 독해능력은 특권이 아니라 기본권”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독해능력을 조기에 그리고 적기에 기르기 쉬운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사전을 보급하는 일이 ‘중요하고도 시급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사전을 손에 끼고 산다는 것은 단어의 의미, 철자, 발음, 문법, 문맥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의사소통, 학업능력, 진로 및 자기계발과 자신감을 갖게 하는 장점이 있다. 고은 시인은 교도소에서 국어사전 한 권을 통째로 외우면서 ‘만인보’라는 시를 구상했다고 한다.

한편 이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세금 면제 혜택을 받으며, 기증 사전 안에 기부자 이름이 적힌 라벨이나 메시지도 넣을 수 있고, 자원봉사자들이 해당 학교에 가서 학생들에게 직접 사전을 전달할 수도 있다. 또한 후원하고 싶은 사람들이 사전 선물을 받은 학교와 아직 받지 못한 학교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자료를 제공한다.

현재 미국 로터리클럽이 전체 기부운동의 60%를 지원한다고 한다. 홈페이지에는 사전을 선물 받은 학생과 학부모의 감사편지가 넘쳐나는데, 한결같이 독해와 작문능력이 향상되었다는 등 장점을 나열하며 후원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그들의 최종 목표도 명시돼 있다. 모든 학생에게(student by student), 모든 지역에서(state by state), 모든 나라에서(country by country) 사전 프로젝트의 ‘꽃’을 활짝 피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한국판 ‘딕셔너리 프로젝트’를 아십니까?

국어사전 기증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해 위주 교육

2008년부터 종이 사전 활용교육과 관련한 재능기부 특강을 100회 넘게 한 전광진 교수는 “지금까지 암기 위주의 교육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이해 위주의 교육이 되어야 우리나라 교육이 산다. 노벨상 수상자 같은 큰 학자를 키우려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사전을 활용한 교육법이 직효라고 생각한다.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이고, 모든 학문의 핵심 어휘가 한자어인 현실에 읽을 수는 있어도 뜻을 모르니 수학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사교육 열풍은 하루빨리 공교육으로 대체돼야 한다. 방과후 학습이라는 또 하나의 굴레보다는 수업시간에 한자어가 나올 때마다 한자의 속뜻을 가르치는 게 교육입국(敎育立國)의 첩경”이라고 역설했다.



아무튼, 수년 전부터 겨자씨처럼 움트기 시작한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들에게 국어사전을 기부하는 운동이 이 글을 계기로 민간인의 후원을 넘어서기를 기대해본다. 장학기관이나 교육지원청 등 국가기관에서도 적극 나서 국어사전을 비롯한 교구(敎具)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국 6900여 개의 초등학교에 확산되기를 기원한다.

또한 한국로타리 등 사회봉사단체나 민간기관 등을 중심으로 사전기부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 머지않아 전국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국어사전을 학습에 활용하는 붐이 일면 좋겠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독해와 작문 능력 등 탄탄한 학습력을 기르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속속 탄생해 대한민국과 우리말과 글을 한층 빛낼 날이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닐 것이다.

신동아 201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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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록 | 성균관대 홍보전문위원, ‘나는 휴머니스트다’ 저자, yrchoi@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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