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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 떠 있는 사장교…우리 기술 없었으면 불가능했죠”

VSL코리아 신흥우 회장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바다 위에 떠 있는 사장교…우리 기술 없었으면 불가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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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건설업체 울리는 최저가 낙찰제

VSL코리아와 같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건설업체들은 침체된 건설경기와 하도급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계의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그나마 건실히 회사를 꾸려나간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건설업체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주 가뭄에 더해 수직·종속적인 건설업계의 생산체계 속에서 하도급업체로서 겪는 ‘을’의 고충까지 감내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하도급 전문건설업계가 직면한 애로사항은 크게 수주물량 급감, 적정 공사비 부족, 불공정 행위에 따른 피해라고 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힘든 게 저가 수주로 인해 수주 단계부터 공사비가 부족한 문제라고.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많은 업체로부터 원도급사가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하도급 입·낙찰제도를 통해 하도급단가를 후려친다는 하소연을 듣는다. 하도급업체는 부당함을 알면서도 생존을 위해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공사를 수주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하도급 저가 수주 문제는 발주 단계에서 시작된다. 정부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300억 원 이상 대형 공공공사를 최저가낙찰제로 발주한다. 이로 인한 ‘덤핑 입찰’로 부실시공, 건설업체의 경영난 가중, 산업재해 증가, 안전관리비 축소, 내국 건설근로자 고용감소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 특히 원도급 건설사들이 저가낙찰을 불사하면서 하도급업체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결국 일선 건설 현장에서 공사를 수행하는 생태계 최말단인 전문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만 가는 것이다.



원도급사가 저가 수주의 부담을 하도급사에 전가하는 방법은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한 하도급 입찰이다. 원도급사가 자체적으로 정한 예정가격을 넘으면 고의로 유찰시키고 재입찰을 반복하며 하도급 금액을 낮추는 것이다. 낙찰이 되더라도 네고(수의계약)를 통해 하도급 금액을 더 낮출 것을 강요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전문건설공제조합 측 주장이다.

2013년 10월 전문건설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하도급 전자입찰시 64.9%가 2회 이상 투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0대 종합건설사 중에 하도급 계약을 최고 6회까지 재입찰한 업체도 있었다. 자신들이 정한 예산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유찰시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간공사의 경우 64.5%가, 공공공사는 53.3%가 원도급 금액의 80%에도 못 미치는 금액에 낙찰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가 발주공사의 경우 발주 예정가격 대비 원도급 평균 낙찰률이 7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하도급 공사는 절반 정도가 발주자 예정가격의 50%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시행되 는 것이다.

문제는 고의적인 하도급단가 후려치기 같은 불공정 행위가 있더라도 적발 자체가 어렵고, 입증자료 확보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적발된다고 하더라도 제재 처분이 미약함에 따라 하도급 입찰 과정에서의 불공정 행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실정이다.

국회 하도급법 개정안 발의

국민권익위원회는 하도급자 보호 및 하도급계약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종합건설업자가 하도급 계약 시 체결한 내용을 일반인에게도 공개토록 관계법령 개선을 권고했다. 국회에서도 경쟁 입찰을 통한 하도급사 선정 시 입찰 절차가 종료된 후 즉시 하도급 계약의 예정가격,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 낙찰가격 및 낙찰자를 공개하도록 강제하고, 위반 시 최대 하도급 대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하도급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에 대해 종합건설업계는 하도급계약 금액 공개는 사적자치권을 침해한다며 법 개정을 반대한다. 하지만 법률전문가들은 원사업자가 침해받는 계약의 자유보다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의 확립 등을 통한 사회적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헌법이념에도 부합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문건설업계는 비록 대중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분야지만, 건설 현장의 최일선에서 실제 시공을 담당하며, 건설산업의 기초를 떠받치는 뿌리산업이다. 하지만 ‘을(乙)’이라는 이유로 일한 만큼 제값을 받지 못한다. 하도급단가를 인상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일감을 보장해달라는 것도 아닌 그저 공정하게 입·낙찰이 이뤄지게 해달라는 하도급 전문건설업계의 생존을 위한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사장교…우리 기술 없었으면 불가능했죠”

VSL코리아가 건설한 거가대교, 목포대교, 싱가포르 LNG 저장탱크(왼쪽부터).



신동아 201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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