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호

“황교안 총리 ‘친박 차기주자’ 테스트 중”

박근혜 정부 후반기 新 실세그룹

  •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입력2015-08-18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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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기 후반 이끌 친박실세 9인
    • “靑 문고리 3인방이 권력서열 1~3위”
    • “新실세 우병우 파워, 3인방에 버금”
    • “김무성도 크고, ‘김무성 대안’들도 크고”
    “황교안 총리 ‘친박 차기주자’ 테스트 중”
    ‘신동아’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둔 2013년 1월호에서 새 정권을 이끌어갈 ‘파워그룹 50인’을 선정한 바 있다.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박 대통령 당선에 중추 역할을 한 인물들을 우선 주목했다. 분석 대상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학계·전문가, 외부 영입 인사, 원로 친박계, 실무 보좌진이 망라됐다. 박 대통령의 5년 임기의 반환점(2015년 8월 25일)을 도는 지금 파워맨 50인의 위상은 어떻게 변했을까. 또 새로 파워그룹에 진입한 인물은 누구일까.

    현직을 기준으로 하면 2년 반 전 꼽은 파워맨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박근혜 정부 임기 중반의 버팀목 노릇을 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후보 비서실장, 이하 괄호 안은 당시 대선캠프 직책)가 가장 눈에 띈다.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경기부양책을 내세워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을 이끈다. 연말로 예상되는 개각 때 당으로 복귀해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친박계의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대선 때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은 서청원 최고위원이 현재 친박계의 좌장 격이다.

    50인의 달라진 위상

    50인 중에는 지난해 6·3지방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이 된 인물이 둘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직능총괄본부장)과 서병수 부산시장(당무조정본부장)이다. 두 사람 모두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곤욕을 치렀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공보단장)은 박근혜 정부 전반기에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냈다. 박 대통령의 돈독한 신임을 밑천으로 ‘예산 폭탄’을 공약하며 지난해 6·3 전남 순천-곡성 재선거에서 당선됐다. 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 교두보를 확보하면서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신동철 정무비서관(여론조사단장)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국회법 파동 등 당청관계가 극심한 내홍에 빠진 와중에도 정무비서관 자리를 여전히 지킨다. 반면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국회법 파동의 서막인 국민연금개혁법 파동 때 유탄을 맞고 사퇴했다.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공동선대위원장),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정책메시지단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외교통일추진단장),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공보단 공보위원)도 건재하다.

    파워그룹 50인을 꼽을 때 포함된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은 지금 사실상 청와대를 장악했다. 박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8년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좌관·비서관으로 활동한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이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를 표명하면서 선대위 산하에 ‘국민대통합위원회’를 발족했다. 박 후보 본인이 위원장을 맡고 김대중 전 대통령 계열인 호남 출신 한광옥 전 의원을 수석부위원장, 김경재 전 의원을 기획담당특보로 위촉했다. 새 정권이 출범하면서 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회는 같은 명칭의 대통령 소속 기관으로 설치됐고, 한 전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김 전 의원은 현재 청와대 홍보특보로 활동 중이다.

    초기 파워그룹 50인 중엔 ‘실각’한 인물도 있다.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정몽준 전 의원은 정치권에서 멀어졌다. 지난해 서울시장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패배한 뒤 절치부심하다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도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던 안대희 전 대법관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직후 국무총리로 지명됐으나 고액 수임료 문제가 불거지자 자진사퇴했다.

    新보수 3인은 ‘아웃’

    박근혜 정부 초기 ‘문고리 권력 3인방’에 버금가는 힘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 젊은 참모가 있었다. 선대위 공보단 공보기획팀장이던 음종환 전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이다. 이정현 최고위원의 보좌관 출신인 그는 ‘정윤회 문건’ 파동 배후를 둘러싼 이른바 ‘KY(김무성·유승민) 메모’ 논란이 일자 스스로 청와대를 떠났다.

    정치적으로 실각하지는 않았지만 권력의 중심부에서 멀어진 사례도 있다. 유승민 의원(선대위 부위원장), 진영 의원(당 정책위의장), 안형환 전 의원(선대위 대변인)이 대표적이다. 유 의원은 ‘박근혜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날리며 ‘신(新)보수’ 깃발을 들었다가 박 대통령의 노여움을 사는 바람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황교안 총리 ‘친박 차기주자’ 테스트 중”


    뚜렷한 원칙과 소신을 지녀 ‘남자 박근혜’로 불리던 진 의원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박근혜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이 됐지만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방안에 반대하며 ‘항명 파동’을 일으키고 사퇴했다. 안 전 의원은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문재인 후보 저격수’로 불렸지만 지금은 김무성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박근혜 대선캠프엔 학계 인사와 전문가도 들어갔고, 몇몇은 초기 파워그룹으로 분류됐다. 그들 중에도 지금은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들이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힘찬경제추진단장)은 한때 박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불렸으나 현재는 관계를 끊은 상태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정치쇄신특위 위원)는 결별에 그치지 않고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정권 비판에 적극적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데 대해 “그래서 사과했고. 그랬더니 김광두 교수가, 그분이 박근혜 옆에 있던 시간으로 치면 교수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분인데, ‘사과 가지고 되겠느냐’고, ‘같이 광화문 가서 석고대죄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러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 선대위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든 김종인 건국대 석좌교수(국민행복추진단 단장)도 박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기획조정특보)은 정권 초기 ‘숨은 실세’로 불리며 청와대에 입성하거나 내각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임기 반환점을 도는 현 시점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여권 주변에선 그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마지막 비서실장이 될지 모른다고 내다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선대위 총괄본부장)는 지난 2년 반 동안 박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거의 자력으로 당 대표 자리와 유력 대선주자 자리를 꿰찼다.

    초기 파워그룹 중 일부가 떠난 자리에 신흥세력이 속속 포진했다. 2012년 대선에서 뚜렷한 역할을 하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인연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과정에서 발탁된 인물들이다.

    대표적인 신흥 파워엘리트로는 황교안 국무총리,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병기 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민정수석, 윤상현 정무특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김기춘 전 실장은 현직에선 물러났으나 막후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퇴임 직전 청와대와 정부 라인을 ‘세팅’해두고 떠났다는 말도 들린다.

    “떡 만지면 떡고물 묻는다”

    필자가 만난 다수의 여권 인사는 박근혜 정부 임기 후반기를 이끌어갈 사람들로 친박실세 9인을 꼽는다. 청와대의 정호성·안봉근·이재만 비서관, 우병우 민정수석, 이병기 비서실장, 행정부의 황교안 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 여당의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이 그들이다. 이 밖에 친박 여부가 모호하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꼽힌다. 국정을 운영하거나 정국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하는지가 판단기준이었다. 몇몇 정치평론가도 선정된 인물의 면면에 고개를 끄떡인다.

    청와대 참모가 5명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여당이 3명, 행정부가 2명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청와대 중심 국정운영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최경환 부총리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이기도 하기에 여당과 행정부 사이 힘의 균형은 팽팽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은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집단 퇴진 위기에 몰렸으나 박 대통령이 재신임하면서 힘을 실어주는 바람에 오히려 위상이 굳건해졌다.

    새누리당의 친박계 중진 의원 A씨는 “대통령이 3인방은 심부름꾼일 뿐이지, 권력자가 아니라고 했지 않나. 그들은 대통령의 뜻을 외부에 충분히 전하고 실행하는 데 그치지, 그들의 뜻을 국정에 반영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대다수 기자와 평론가는 이를 “순진한 생각”이라고 반박한다. 모 언론사 정치부 B기자는 “떡을 만지다 보면 떡고물이 묻기 마련이듯 이들도 권력의 떡고물을 만진다. 문제는 그 떡고물이 너무 크다는 것”이라고 했다. B기자는 또 “가령 박 대통령 주변을 에워싼 3인방이 자신들의 의지를 외부에 전하면서 ‘이건 대통령의 뜻’이라고 하면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 권력은 그렇게 생겨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3인방 중에서도 정호성 비서관은 박 대통령 다음으로 명실상부한 2인자다. 부속실 비서관으로서 문고리 권력의 정점에 우뚝 서 있다”며 “특히 정윤회 문건 파문의 여파로 1부속실과 2부속실을 통합한 뒤 대통령의 게이트키퍼 노릇을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 비서관은 대통령이 내보내는 모든 메시지를 관리할 뿐 아니라 각 부처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를 접수해 대통령에게 전달한 뒤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려 다시 전파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권에서 부속실 근무 경험이 있는 C씨는 “그 많은 정책보고서와 동향보고서, 인사와 관련한 보고서를 대통령께서 어떻게 일일이 읽겠느냐. 부속실에서 취사선택해서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3인방’ 라인만 靑서 생존?

    모 여권 인사는 “‘박 대통령의 휴대전화로 전화하니 정호성 비서관이 대신 받더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숙식을 해결하다시피 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함으로써 ‘권력형 비리’의 싹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도 들린다. 정 비서관의 오랜 지인인 D씨는 “정윤회 리스트 파문이 생기기 전에는 그나마 정 비서관과 전화라도 연결됐다. 그러나 요즘엔 아예 전화를 받지도 않을뿐더러 콜백도 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재만 비서관은 청와대 안살림을 하면서 예산을 통해 비서실을 통제한다고 한다. 다만 그는 정윤회 리스트 파문 때 한양대 동문을 동원해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상처를 입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가장 싫어한다. 이 비서관은 계속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가 정윤회 파문 이전의 위상으로 돌아가는 건 거의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황교안 총리 ‘친박 차기주자’ 테스트 중”
    안봉근 비서관도 정윤회 리스트 파문 당시 경찰인사 개입설이 나오면서 2부속실에서 홍보수석실로 옮기는 등 흠집이 생겼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오랫동안 수행하면서 경호까지 담당한 만큼 지금도 박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히 두텁다는 전언도 있다. 일부 여권 인사들은 “안봉근, 아직 살아 있다”고 말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3인방이 박 대통령을 제외한 권력서열에서 1위부터 3위까지를 차지한다”고 했다. 여권 사정에 밝은 모 언론사 정치부 E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3인방의 힘이 여전하다는 증거가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선 비서관 아래 행정관들의 이동이 과거 청와대에 비해 잦은 편이다. 1년을 못 버티는경우도 있다. 그러나 3인방과의 친분으로 들어간 행정관들은 거의 모두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청와대에서 ‘왕따’를 당한다는 소문에 휩싸인 바 있다. 대통령과 독대조차 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이 실장은 비교적 무난하게 안착해 청와대를 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정·청 관계에서 청와대에 무게를 실어주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에 따른 힘이다. 박상병 평론가는 “이 실장이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3인방을 끌어안으면서 청와대를 상징적으로 대표하기 때문에 당연히 친박실세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세종시로 주소 이전

    신(新)실세 우병우 민정수석은 박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국정사령탑에서 진두지휘하면서 상당한 파워가 생겼다. 일부 여권 인사들은 “우병우 수석의 파워가 3인방에 버금가는 것으로 안다”고도 말한다. 사정당국을 사실상 장악한 만큼 정계와 재계를 상대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민정비서관에서 민정수석으로 수직상승한 뒤 검찰 실무선을 사실상 지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여권 인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박 대통령 측은 인수위 시절과 집권 초 검찰에 관심을 둘 여유가 별로 없었다. 즉, ‘검찰이 알아서 잘해줄 것’으로 봤다. 채동욱 검찰총장 임명 때도,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타이트하게 챙기지 않았다. 이후 청와대는 채동욱 검찰이 국정원의 2012년 대선 선거법 위반 수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고 청와대와 법무부의 말도 듣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다. 검찰이 이렇게 박 대통령 권력의 정당성을 송두리째 흔드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결국 채 총장은 혼외자 논란으로 옷을 벗었다. 이후 청와대는 ‘대오각성’했다. 검찰총장 출신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처럼 검찰을 잘 알고 검찰과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을 중용했다. 김 전 실장은 검사 출신 우병우 민정비서관을 민정수석으로 승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이 검찰 관련 일을 똑 부러지게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청와대가 검찰을 중시하는 만큼 우 수석의 파워도 점점 커진다. 이런 상황은 임기 중후반에도 변치 않을 것 같다.”

    황교안 총리는 행정부 수장이란 지위에서 상징적인 힘을 얻는다. 그러나 현실적 힘은 ‘포스트 박근혜가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서 나온다. 정가에선 박 대통령이 친박 대권주자감으로 황 총리를 테스트하는 중이라는 이야기도 돈다.

    황 총리는 최근 주소지를 세종시로 옮겼다. 여름휴가도 세종시 인근에서 보내며 주민과 접촉했다. 세종시는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시절 ‘투쟁’을 통해 만든 곳이다. 황태순 평론가는 “황 총리는 신실세로 급부상했다. 황 총리에 대한 대통령의 의존도가 상당히 큰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황 총리는 대권주자급 총리 행보를 보인다. 메르스 사태 때 취임하자마자 현장에서 수습을 진두지휘했고, 이후에도 국민의 생활 현장을 누비며 ‘친서민’ 이미지를 가꾼다. 국정 업적을 내는 일에도 열성적이라고 한다. 고위 공무원 F씨는 “황 총리 취임 이후 각 정부 부처에서 오랫동안 노력해 만든 결과물을 총리실이 가져가서 자기들의 업무 성과로 포장하는 일도 생긴 것으로 안다. 이 때문에 일부 부처에서 원성을 사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 정권 2인자는 김무성”

    최경환 부총리는 유승민 의원이 박 대통령에게 미운 털이 박혀 실각한 뒤 정치적 힘이 더욱 커졌다. 경북 경산-청도 국회의원인 그가 박근혜 정부의 산실인 TK(대구·경북)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쥔 것이다. 대구 출신 유승민 의원과의 ‘TK 맹주’ 다툼에서 사실상 부전승했다는 평가가 많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직 사퇴 후 전국적으론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으나 대구 지역 새누리당 지지층의 외면을 받았다. 이는 곧 TK 지역의 차기 공천권과 연결된다.

    여당에선 김무성 대표가 정치적 파워의 과반을 차지한다. 미래권력 자리를 꿰차면서 이완구 전 총리 사퇴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독대했다. 당내에선 김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송승호 건국대 특임교수는 박 대통령을 제외한 여권 전체의 파워엘리트 가운데 김 대표를 으뜸으로 꼽았다. 송 교수는 “내년 총선을 8개월가량 앞둔 지금의 정치적 힘은 공천권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며 “결국 김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를 박 대통령 다음의 2인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에게 패배한 뒤 존재감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친박계 좌장’ 노릇을 한다. 유승민 파동 때처럼 박 대통령이 필요할 때 적절하게 지원사격을 하는 친박계의 구심점이다. 그의 측근인 G씨는 “박 대통령이 정치 현안이 생길 때마다 서 최고위원에게 이런저런 자문을 하는 것으로 안다. 눈여겨보면 정치적 고비 때마다 서 최고위원이 취한 스탠스가 그대로 결과가 되는 걸 알 수 있다. 유승민 파동이 대표적이다”고 말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박 대통령의 의중을 당내 친박계에 전파하는 메신저다. 특히 그는 당 안팎에서 ‘김무성 대항마’를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사석에서 “김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로) 나날이 발전하지만, 김 대표에 견줄 만한 ‘대안’도 당 안팎에 많다. 결과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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