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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국정원 도·감청&해킹 전쟁

“대북·해외활동도 ‘정권 안보’ 연계 국내 파트-경찰 수사기능 통합해야”

국정원 前 고위간부의 ‘국정원 정치공작’ 비판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대북·해외활동도 ‘정권 안보’ 연계 국내 파트-경찰 수사기능 통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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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 따라 정보 왜곡”

▼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쪽으로 세상이 바뀌었는데 국정원은 예전의 방식을 답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댓글 공작 등 상식에 어긋나는 일로 정치 논란만 일으킨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 정보 수집 기능을 폐지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그것이다.

“국내 정치 개입 문제 등이 발생하는 핵심 원인은 구조적인 부분에서 찾아야 한다. 국정원장 개인의 성향이나 직원 개개인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그건 작은 문제다. 국정원은 5·16 군사정변 직후 정권안보기구로 출범했다. 21세기 들어서도 국정원은 이 같은 태생적 · 체질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후 선거를 통해 성향이 다른 정파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상당수 국정원 직원이 정치 바람에 노출됐다. 국정원 직원들은 권력의 변화에 대단히 민감하다. 국가 안보보다 정권 안보를 위한 기능을 중시하는 체질이 길러졌기 때문이다. 정치권력 또한 그렇게 인식해왔다. 이렇다보니 정치권력에 줄 대는 행태가 나타났다.”

▼ 국정원의 대북 정보 수집 및 분석이 원장의 뜻이나 내부 이해관계에 따라 왜곡된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국정원은 역사적으로 정치권력의 향방에 대단히 민감했기에 대통령과 원장 등의 의중을 살펴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정보 가공을 해온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복합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보를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국가가 적확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 민감한 일을 하는 이들은 국정원의 해킹을 우려해 PC가 아닌 외장 하드나 USB에 정보를 저장한다. e메일로도 중요한 자료를 보내지 않는다. 국정원 휴대전화 불법 감청 및 해킹 의혹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는 무관하게 상시적으로 감청, 해킹을 당한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정보화 시대는 양날의 칼을 가졌다. 편의성 증대와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공존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상에서 보안 조치를 취해도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해킹 기술이 반드시 나온다. 정보화 시대의 기술을 편의성 확대 차원에서 활용하면서도 비즈니스 차원의 비밀 보호든, 프라이버시 보호든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늘 조심하고 면대면(面對面) 만남을 통해 해결하는 게 현실적이다.”

왜 하위직 간부가 책임지나

▼ 7월 18일 국정원 임모 과장이 자살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그의 자살과 관련해 구체적 정보를 아는 게 없다. 일반론 차원에서 답하겠다.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지면 하위직 간부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 직원이 불행한 선택을 하곤 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조직문화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실체적 진실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국정원은 상명하복 풍토가 강한 곳이다. 원장, 차장 등 정무직 간부의 권한이 어떤 조직보다 막강하다. 어떤 조직이든 권한과 책임이 비례해야 한다. 책임질 일이 발생하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정무직 간부가 책임지는 게 도리다. 이런 조직문화가 정착돼야 불행한 선택을 하는 이가 사라질 것이며, 직원들이 국가와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신명을 다해 일할 것이다.”

▼ 왜 개인이 책임지는가.

“조직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 책임 또한 정상적으로 묻지 못하게 된다. 책임질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잘못이나 책임을 인정하면 비정상적 운영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 되면서 종국에는 대통령 책임으로까지 번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운 개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할 소지가 커진다.”

▼ 국정원장을 지낸 이들의 말로가 대체로 안 좋았다.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1993년 이후 국정원장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 활동으로 삼은 이들이다. 정보 관료들의 활동에 얹혀 임기를 보낸 것으로, 뒤탈은 없었으나 국정원의 엄청난 인력과 막대한 예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에 국민 세금을 낭비한 것이다. 다른 부류는 정치적 욕심을 과도하게 앞세운 경우로 교도소에 가는 등 불행한 결말을 맞았다. 정권안보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거나 개인의 출세를 위해 문제를 일으킨 인사로는 김만복(노무현 정부), 원세훈(이명박 정부) 원장이 대표적이다.

국정원을 근본적 · 구조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국정원장의 불행한 말로는 계속될 것이다. 2013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전 책임자 메이어 다간이 방한했을 때 전임자인데도 모사드 직원들이 에스코트를 해왔다. 부러웠다. 정보기관에 대한 신뢰 수준을 고려하면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댓글 공작을 통해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언급했듯 5·16 이후 정권 안보에 주안점을 두고 출범한 게 국정원이다. 해외 활동, 대북공작 활동조차 정권의 안보와 연계해 수행한 경우가 많다. 군사독재 시절의 악명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화 이후에도 국정원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일으킨 북풍 사건, 국정원 미림팀의 전방위 불법 감청 사건, 댓글 사건 등 국내 정치 개입이 끊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휴대전화 불법 감청 및 해킹 의혹이 불거졌다. 여전히 정권안보기구로 작동한다는 의심의 근거가 되는 일이 계속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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