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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장관, 의원, 대변인보다 엄마가 더 어렵네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김건희 객원기자 | kkh4792@hanmail.net

“장관, 의원, 대변인보다 엄마가 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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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의원, 대변인보다 엄마가 더 어렵네요”
▼ 몰카도 단속하네요.

“몰카 단속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사진만 찍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돈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유포하는 중범죄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현지 경찰, 시민단체, 여가부 단속반이 팀을 이뤄 여름철 전국 유원지와 해수욕장 등을 돌아다니며 단속하죠. 현장에서 신고센터도 운영하고요. 여가부는 전 부처의 사안을 알아야 일할 수 있어요. 실생활과 관련된 사안을 다루기 때문인데, 실제로 여가부와 함께 일을 해본 사람들은 깜짝 놀랍니다. 여가부가 이렇게 바쁜 부처인지 몰랐대요(웃음). 간혹 국민이 ‘여가부가 하는 일이 뭐냐’고 반문하시는데, 조금이나마 오해가 풀렸으면 해요.”

▼ 국회의원 출신 장관인데, 겸직의 장점이 있습니까.

“여가부는 다른 부처에 비해 규모가 작아요. 부처 업무가 규제, 인허가, 조달 등을 담당하는 것도 아니어서 공무원으로서 ‘규제 무기’가 없어요. 현장을 뛰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업무가 더러 있는데, 다른 부처 협조를 구하거나 설득할 때 겸직 장관은 큰 도움이 돼요. 부처회의에서 자유롭게 발언할 수도 있고요.”

김 장관을 포함한 대한민국 여성의 최대 고민인 ‘워킹맘’으로 이야기를 돌렸다. 김 장관도 7세 딸과 4세 아들을 둔 워킹맘. 여가부 장관인 그에게도 일·가정 양립은 고민이다. ‘장관, 국회의원, 대변인을 모두 해봤는데 어느 게 가장 힘드냐’는 질문에 그는 “애 키우는 게 가장 어렵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부부가 가정에 투입하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저는 평일에는 여가부 장관으로 일하고, 주말엔 각종 행사에 참석하거나 지역구(부산 연제구) 일을 볼 때가 많아요. 남편도 한창 회사 일에 매달릴 때죠. 서로 퇴근 시간을 물어보며 교대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요. 지난해는 딸과 함께 국회로 출근해 국회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는데, 장관이 된 이후에는 출근시간이 빨라 주변사람 도움을 받고 있어요.”

워킹맘, 타임푸어

▼ ‘워싱턴포스트’ 기자이자 두 아이 엄마인 브리짓 슐트의 책 ‘타임 푸어’를 보면, ‘워킹맘’이 항상 쫓기듯 생활하는 이유를 △가정에서의 ‘양성불평등’ △정해진 시간에 얼굴 보여야 하고 갑작스러운 야근이 잦은 ‘독소적 기업문화’ △워킹맘에게 좋은 보육시설은 비싸기 때문으로 진단합니다. 한국의 워킹맘으로서 동의합니까.

“음…비슷한 거 같아요. ‘세상에는 슈퍼걸은 없고 피곤한 엄마만 있을 뿐’이라고 자조 섞인 농담을 하죠. 공감합니다. 사실 워킹맘이 사직서를 만지작댈 때는 대략 정해져 있어요. 출퇴근 시간대에 아이 맡길 곳이 없거나, 1~2시간 아이를 맡기지 못할 때, 부모의 인생은 바뀌죠. 그 틈새만 메워주면 되는데…. 여가부가 ‘아이돌봄서비스’를 마련한 것도 그 때문이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 기관에 보내기 힘든 갓난아이나 부모 출퇴근 시간이 아이 등·하원 시간과 맞지 않아 공백이 생길 때 육아전문가인 아이돌봄 선생님이 집으로 직접 찾아가 돌보는 서비스죠.”

▼ 기업의 배려와 관심도 필요하겠어요.

“그럼요.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을 위해 가족친화기업인증제도를 시행하는 것도 그래요. 과거엔 회사가 알아서 제도를 활용하도록 했는데, 지금은 기업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매주 수요일 가족사랑의 날’이 그 예죠. 가족이 수요일 저녁에 영화관, 마트, 놀이공원을 가면 할인, 적립 등 혜택을 제공해요. 실질적으로 퇴근 후 여가를 누릴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죠. 대신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여성관리자 비율을 높이고, 정시 퇴근 문화를 강조하는 기업 등에는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해줍니다. 기업 이미지 제고에 활용하는 거죠.”

김 장관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실천 태스크포스(TF)’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여기엔 100여 개의 민간기업과 17개 정부부처가 참여한다. 특기할 것은 7월 6일 ‘2015 양성평등주간 기념식’ 때 박 회장이 박 대통령 앞에서 성과를 발표했다는 점이다. 여성학자나 여성단체 대표가 아닌 기업인이 여가부와 진행한 사업성과를 발표한 것은 기업이 나서 가족친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제가 기업인을 만나면 대기업 자회사나 협력회사의 직원들도 일·가정 양립 제도를 누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또 기업들을 매달 한자리에 모아 양성평등 실천 내용을 발표하고, 성과를 공유하도록 하죠. 기업 간 경쟁을 유도해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죠.”

의무와 권리

▼ 직장문화라고 하니 ‘맨스플레인’이 떠오르네요. 정치권은 특히 맨스플레인이 강할 거 같은 데 어떻게 처신했습니까(맨스플레인은 ‘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를 결합한 신조어로, 남성이 여성에게 항상 가르치듯 설명하는 것을 뜻한다).

“1995년 민주자유당(새누리당 전신) 사무처 당직자 공채 4기로 들어와 기획조정국으로 발령받았어요. 당시만 해도 여성 당직자는 얼마 뽑지도 않았고, 주로 여성국이나 국제국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신입인 제가 처음 기조국에 배치를 받은 거죠.

그때는 의원들이 사무처 당직자를 부를 때 주로 간사, 차장, 부장 호칭을 썼는데, 여성에게는 ‘여사’ ‘미스 김’이라고 부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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