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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일자리는 생존의 문제 ‘쉬운 해고’는 살인”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의 ‘朴정부 노동개혁’ 비판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일자리는 생존의 문제 ‘쉬운 해고’는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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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유연하길 바라나”

“일자리는 생존의 문제 ‘쉬운 해고’는 살인”
“현재 우리 노동시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유연하다. 정년까지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뭘 더 유연화하겠다는 건가. 유연화의 결과물이 저임금 비정규 노동의 급증이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대하겠다는 말은 결국 전체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노골적으로 사용자의 편에 서 있다. 임금피크제는 개별 기업 노사가 해당 기업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도입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단 임금피크제뿐 아니라 근로조건과 인사 등 노사관계의 핵심 사안이 협상이 아닌 사용자의 일방적 결정으로 이뤄지게 된다. 사정이 이런데 노동계가 어떻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나.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려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 그건 정부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민간 연구기관, 해외 연구에서도 정년연장과 청년실업은 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일자리 총량을 고정해놓은 채 정년을 연장하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논리를 내세우는데, 앞서 말했듯 우리나라엔 매년 50만~6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난다. 청년실업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장년 세대의 임금을 깎아 청년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

▼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가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으로 이어진다는 뜻인가. 정부의 견해는 “고용이 유연해지면 기업이 해고 부담 없이 필요한 만큼 고용하게 되므로 전체 일자리 수는 오히려 늘어난다”는 것인데.



“얼마나 더 유연해지기를 바라는 것인가. 전체 노동자의 3분의 2가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인데 지금보다 더 유연해져야 한다는 건가. 차라리 전체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겠다고 하는 게 정직한 표현일 것이다. 30대 대기업 평균 근속 연수가 9.7년에 불과하다. 중소·중견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체 근로자의 64.5%가 근속 연수 3년 안쪽이다. 이 통계가 말하는 게 뭔가. 기업이 해고를 맘대로 못하는 게 아니라, 너무나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노동자의 30~40%에 불과한 정규직의 해고가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60~70%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기업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되면 한국 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공공부문을 예로 들어보자. 이명박 정부 때 이른바 공기업 선진화를 한다면서 공공 부문 일자리 2만 개 정도를 없앴다. 그 자리를 외주화하거나 계약직, 청년인턴 등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그 자리가 질 낮은 일자리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 해고의 칼자루를 쥐여준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올지 불 보듯 뻔하지 않나.”

▼ 임금피크제만으로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겠으나, 선배 노동자들이 후배 청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양보 아닐까.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이 “형님! 삼촌! 좋은 일자리 독점 말고 나눠달라”고 주장하고 나서기도 했다.



‘뜨거운 감자’ 해고요건 완화

“그 단체의 정체성이 뭐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부가 왜곡한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게 아닌가 우려된다. 노동계에서는 청년들을 올바르게 대표하는 ‘청년유니온’ 등의 단체와 교감을 나누는데, 청년들은 노동조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한다.

장년 세대 중 임금피크제에 따라 줄어든 임금을 받으면서까지 직장을 계속 다닐 사람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구조조정 수단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터라 은행권 같은 곳에서는 50대만 넘으면 거의 명예퇴직 수순을 밟기도 했다. 청년실업을 해소하려면 정부가 정규직 중심으로 노동환경을 재편하는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관련해 ‘뜨거운 감자’는 해고요건 완화다. 기업은 성과를 내지 못한 근로자의 ‘일반해고’ 요건을 완화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한다. 근로기준법상 잘못을 저지른 근로자의 ‘징계해고’나 경영 사정이 악화했을 때의 ‘정리해고’와 달리 일반해고 요건은 엄격하다.

▼ 재계는 고(高)임금을 받으면서도 성과는 적은 근로자를 해고해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한다.

“지금 기업이 성과를 내지 못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는지 되묻고 싶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1년 미만 단기근속자 비율이 35.5%에 달한다. 10년 이상 장기근속자 비율은 18.1%로 OECD 회원국 중 고용 안정 분야에서 한국이 꼴찌다. 물론 이직이 모두 비자발적인 것은 아닐 테지만, 이 통계가 한국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의 현실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성과가 나지 않거나 맘에 들지 않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쫓아내는 것이 사용자의 행태이고 우리가 일하는 노동환경의 현실이다. 일반해고 요건을 완화하면 최소한의 법적 보호 장치마저 사라진다. 노동자를 해고할 무한의 자유를 달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청년 일자리를 늘릴 테니 해고요건을 완화해달라는 것은 전형적인 물 타기, 얄팍한 속임수에 불과하다.”

정규직-비정규직 간 노노(勞勞) 양극화도 우리 노동시장의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노조원-비노조원, 노조원 중에서도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가 크다. 비정규직은 같은 일을 해도 임금은 정규직의 60%만 받는다. 게다가 늘 실직의 공포에 시달린다. ‘주변부 계층’ ‘2등 시민층’이 형성된 셈이다.

▼ 비정규직 급증이 대기업과 정규직 노조의 합작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려면 양대 노총 산하의 조직된 노동자들이 일부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노동시장 유연화에는 이런 함의도 담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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