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제회는 회원들이 매달 납부한 공제회비(장기저축급여)를 운용해 일시금, 또는 연금 형태로 돌려준다. 회원들을 대상으로 대여사업(생활자금 등), 복리후생사업, 교육문화사업도 한다. 자회사로 The-K손해보험, The-K예다함상조, The-K저축은행, The-K호텔,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 The-K소피아그린(골프장), The-K서드에이지(실버타운), The-K교직원나라 등이 있다.
공제회를 이끄는 이규택(73) 이사장은 9월로 취임 2년을 맞는다. 4선 의원 출신인 그는 대표적 친박(親박근혜)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러니 이른바 ‘정치권 낙하산’으로 분류될 수도 있지만, 웬만한 전문경영인 못지않은 실적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경제 ‘한국 기금·자산운용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고, 매일경제 ‘공공기관 자산운용 평가’에서도 2년 연속 최고등급을 수상했다.
이사장 집무실에 들어서자 ‘교직 안정’이라고 쓴 액자가 눈에 들어온다. 1971년 공제회가 창립할 때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친필로 써준 것이다. 양 옆으로 ‘이 사회의 촛불과 소금이 되자’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문구가 나란히 걸렸다. 이규택 이사장은 고희(古稀)를 훌쩍 넘겼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젊어 보였다.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새벽 4시면 일어나 동네 뒷산에 오릅니다. 평지를 걷는 것보다 약간 가파른 산을 오르는 게 폐활량 늘리는 데 좋아요. 내려오는 길에 체육시설이 있는데, 역기를 매일 20번 이상 들어요. 이걸 안 하면 운동한 것 같지가 않아요.”
“몇 kg쯤 드냐”고 묻자 “70kg까지 든다”고 했다. 젊은이 못지않은 근력이다.
“적자를 낼 순 없다”
▼ 이사장에 취임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2013년 여름에 공모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육계에 몸담고 계신 분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고, 교육 분야라면 어느 정도 전문성이 있다고 자부해 적어도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받지 않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 교육계와는 어떤 인연이….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고, 경기도 여주의 중학교에서 영어교사를 하기도 했어요. 국회의원 시절 교육위원회 위원장도 지냈고요. 그때부터 한국교직원공제회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 공모였으니 경쟁이 치열했겠군요.
“10대 1이었으니, 총선 경쟁률보다 더 높았죠. 응모 후 두 달 동안 국회도서관에서 살았어요. 정말 열심히 공부했죠. 그렇게 준비했는데도 면접 볼 때 떨리더군요. 다른 지원자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3년 9월, 그가 취임할 당시 공제회 총 자산은 22조3795억 원. 올해 6월 말 현재 약 26조 원이니 3조5000억 원 증가했다. 물론 저절로 늘어난 건 아니다. 지금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세계경제의 장기 침체, 국내 기업의 성장 잠재력 저하 등으로 당시 경제 상황은 최악이었다. 경제성장률은 3%대를 밑돌았고, 예금·채권금리는 ‘제로 금리’에 가까웠다.
“2013년 자산운용 수익률이 4.6%였어요. 그런데 회원들이 납입하는 장기저축급여에 대한 급여율(이자율)은 5.75%였으니 사실상 적자였죠. 노조 임원들을 만나 ‘우리가 아무리 공공기관이지만 적자를 내서야 되겠나, 임직원이 합심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자’고 독려했어요.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 혁신을 이루고, 조직체계도 개편했죠.”
▼ 노조의 반발은 없었나요.
“혁신 방안도, 조직체계 개편도 직원들과 상의하면서 진행해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그 결과, 2014년에는 연말 코스피지수가 1915.59까지 하락하는 등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자산운용수익률 5%, 당기순이익 22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자산운용수익률 약 6%, 당기순이익 131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2년 동안 전 임직원이 변화와 혁신에 동참한 결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