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호

“흙수저라도 있는 게 어디냐고? 우린 기회의 평등을 소망한다”

2030세대 쾌도난담

  • 김영운 이의철 진명언 유민지

    입력2015-10-20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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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문조사 결과 암울…“기울어가는 배에 탄 느낌”
    • “경제성장, 민주화 다음의 ‘공동목표’가 없다”
    • “국가 존재하지만 이동 자유로운 지구촌 될 것”
    • “함께 갈 수 있다는 믿음 주는 대한민국 되길”
    ■ 일 시 : 10월 8일 오후 7시

    ■ 장 소 : 동아일보사 충정로사옥 회의실

    ■ 패 널 : 김영운(37) 국선전담변호사, 이의철(30) 피키캐스트 에디터, 진명언(26) 엠브레인 연구원, 유민지(22) 고려대 4학년·고대신문 취재부장

    ■ 사회·정리 : 송홍근, 강지남 기자 carrot@donga.com

    사회 설문조사 결과를 본 소감은.



    진명언 내가 엠브레인에서 설문 진행을 담당했다. 입사 1년차로서 소득격차나 일자리 문제에 대해 나부터가 심각하다고 느끼지 않을 수 없는데, 그래도 설문조사 결과는 당초 예상보다 부정적으로 나왔다. 2030세대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 이대로 지속된다면 미래가 밝지 않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김영운 기울어가는 배에 탄 느낌이다. 2030세대의 맨 위에 있는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다. 6070세대는 경제성장을, 4050세대는 민주화를 이뤘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딱히 이룬 것 없이 벌써 마흔 가까이 됐다. 상황이 이토록 어두워질 때까지 우리 세대는 뭘 했는지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이의철 나는 우리 사회가 과연 이 결과만큼 나쁜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경제적으로 대국 반열에 올랐고, 생활수준이 향상됐는데도 왜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많은지…. 고민해볼 문제다.

    유민지 내 또래 친구들이나 선배들이 취업 문제로 좌절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이 결과가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회 설문 문항이 꽤 많다. 그럼에도 문항에서 빠져서 아쉬운 게 있다면?

    이의철 2030세대의 고민은 딱 두 가지다. 일과 사랑. 결혼과 연애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30년 후 내가 기혼 상태이거나 자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혼, 비혼(非婚) 등 다양할 것 같은데.

    진명언 실제로 요즘 설문조사를 할 때 문항에 기혼과 미혼 외에도 이혼, 별거를 포함시킨다. 그 비율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일자리 문제에 대한 심화 질문이 아쉽다. 구직난 속에서도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는다는데, 정말 모두 대기업에만 목매는 것인지 궁금하다. 요즘 ‘기승전치킨집’이란 말이 유행인데, 창업에 대한 인식도 궁금하고.

    김영운 소득격차나 일자리 문제에 대해 2030세대가 선호하는 해결 방안, 꼭 개선되길 바라는 점들은 뭔지 궁금하다.

    “알파걸은 환상”

    사회 설문조사 결과 30대보다 20대의 미래 인식이 더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가 뭘까.

    이의철 20대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니까. 좋은 데 취직해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고, 예쁜 여자친구와 맛있는 것 먹으며 연애하고 싶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싶다. 그런데 맨 앞의 것이 안 되니까 순차적으로 그 뒤의 것도 할 수 없다. 칠포, 구포란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김영운 최근 어느 식사자리에서 나이 든 분이 ‘그래도 요즘 젊은이들에겐 흙수저라도 있지만, 우리는 손으로 퍼먹어야 했다’고 했다. 물론 지금이 아버지 세대보다 물질적으로 더 풍요롭다고 생각하지 않는 20대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차이는, 아버지 시절엔 다 함께 열심히 노력해서 수저를 마련하자는 희망에 부풀었지만, 요즘 20대는 그렇지 않다는 거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소득격차와 기회 불평등 때문에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사회 일자리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데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동의했다. 그런데 지금은 ‘알파걸 시대’라고 한다.

    유민지 ‘알파보이’란 말은 없다. 알파걸이란 말이 존재한다는 것부터가 우리 사회가 아직 여성에게 불리하다는 증거다. 그리고 알파걸은 소수다. 남보다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여자아이들만 알파걸이 된다.

    사회 김영운 변호사는 알파걸 집단에 속하는데?

    김영운 외적으로는(웃음).

    “흙수저라도 있는 게 어디냐고? 우린 기회의 평등을 소망한다”


    “흙수저라도 있는 게 어디냐고? 우린 기회의 평등을 소망한다”
    사회 여성이 사회적으로 불리하다고 느끼나.

    김영운 내 나이대 여자는 결혼과 출산을 통해 기존의 가족제도, 그리고 사회적 인식과 수없이 충돌한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면 욕을 먹고, 일한다고 아이를 낳지 않으면 죄인 취급을 받는다. 일터에서는 ‘충성심’을 의심받는다. 그렇다보니 혼란을 많이 겪고, 이게 행복한 삶인지 의구심이 든다.

    이의철 사회에 진출하면서 여자가 남자보다 고민할 게 더 많다는 데 십분 공감한다. 사실 남자도 속으로는 ‘서류평가나 필기시험에선 내가 뒤질지 몰라도 면접에 가면 여자보다는 적어도 1점 이상 가산점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유민지 맞는 말이다. 취업 게시판에 고민 글을 올리면 사람들이 ‘남자예요, 여자예요?’라고 묻는다. 성별에 따라 해답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자는 여자보다 학점이 좀 낮아도 괜찮다는 게 정설로 굳어졌다.

    성공만 좇는 세상

    사회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없어서’ 한국이 싫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왜 우리는 희망을 잃었을까.

    유민지 적어도 20대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앞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방향을 잡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 우리 세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많이 약해졌다.

    이의철 우리가 행복이 아닌 성공만을 좇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돈을 많이 벌어야, 좋은 직장을 가져야, 지위가 높아져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기 힘든 사회가 됐음에도 여전히 행복의 척도는 성공이다. 하지만 성공한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지 않나. 행복이 무엇인지 교육받지 못한 게 안타깝다.

    “흙수저라도 있는 게 어디냐고? 우린 기회의 평등을 소망한다”
    김영운 지금 우리 사회가 모두 합의하는 공동의 목표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른들은 경제가 성장해야, 민주화가 이뤄져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공감대를 갖고 살아왔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게 없다. 또 과거엔 국가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국가라는 존재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 어린 학생들도 지켜주지 못하는 국가가 무슨 필요가 있나 하고.

    사회 말 나온 김에 애국심 얘기를 해보자. ‘나라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야’ 할까.

    유민지 요즘 애국심 운운하면 ‘국뽕(국가+히로뽕) 맞았다’고 비아냥거린다(웃음). 요즘 20대는 국가의 테두리가 탄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이의철 아버지와 내가 외국팀 간 축구경기를 볼 때 애국심에 대한 차이가 드러난다. 아버지는 꼭 한국 선수가 있는 팀을 응원하는데, 나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내가 좋아하는 팀을 응원한다. 그런데 나는 내 아내의 생각과 달리 원정출산은 나쁘다고 본다. 그게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같다. 남자는 이율배반적이기도 하다. 동남아 출신 근로자나 재중동포, 북한을 대할 때면 적의를 드러내며 애국심을 표출한다.

    김영운 북한에 대한 20대의 인식을 접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 세대는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 생각하며 자랐다. 북한 선수가 국제대회에 나오면 응원하고. 그런데 요즘 20대는 안 그렇더라.

    사회 그런데 통일에 대한 지지도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높다.

    이의철 군대 경험에 따른 차이 같다. 예전에 관련 보고서를 쓴 적도 있는데, 여성은 남성보다 북한을 더 위험한 요소로 생각하거나 아예 무관심한 편이더라.

    “다 같이 힘든 게 아니잖아요”

    사회 ‘헬조선은 배부른 투정’이라고 여기는 ‘꼰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김영운 다 같이 힘들지만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대와 다 같이 힘든 것도 아니고 기회에서부터 차별받는 시대, 누가 더 불행하냐고 물으면 답은 뻔하지 않나.

    유민지 완전 동의한다!

    진명언 정말 친한 친구끼리 나란히 최종면접에 올라갔다고 치자. 이런 상황에서 ‘너 좋고 나 좋자’가 될 수가 없다. 기회의 폭이 너무 좁으니까.

    유민지 내 또래 친구들은 사법시험 없어지는 걸 두고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고들 한다. 로스쿨 학비가 워낙 비싸고 면접에서도 집안 좋은 애들이 유리하니까.

    이의철 어른들도 20대 때 불평불만이 많았을 거다. 그런데 가진 게 많아지다보니 그걸 다 망각한 게 아닐까. 시대 안에서 맥락을 이해해야지, 세대 간에 누가 더 불쌍한지를 놓고 싸울 일이 아니다.

    사회 취업하면 비관적인 인식이 좀 개선되나.

    유민지 주변을 보니 취업을 ‘뽀개면’ 좀 밝아지긴 하더라.

    진명언 그러다 다시 어두워진다(웃음). 내 주변에 취업한 친구가 60% 정도 되는데, 1년 정도 지나면 직장 현실이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르다보니 다시 무겁게 가라앉게 되더라.

    사회 한국 정치는 개과천선할 수 있을까.

    진명언 10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 10년이면 금수강산도 변한다는데, 이게 당최 뭔가. 정치인은 국가나 국민보다도 자신의 자리,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뽑히기 전에는 괜찮던 사람도 막상 정치권에 들어가면 변질된다.

    김영운 개과(改過)할 수 있을까. 개과해야 천선(遷善)할 텐데…. 정당들이 어젠다를 상실한 게 아닐까. 과거에는 민주화를 이루려는 세력과 기존의 것을 지키려는 세력이 서로 다른 지향점을 갖고 정당으로서 존재했다. 지금은 새누리당 정책을 새정치민주연합 것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을 새누리당 것으로 바꿔도 구분하기 어렵다. 새누리당 지지자는 어떤 정책을 내놔도 다 지지하고, 새누리당에 반감을 가진 이는 어떤 정책을 내놔도 다 반대한다.

    사회 ‘통일을 바란다’는 응답은 57%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높았나, 낮았나.

    이의철 낮은 비율이 아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높아진 것 같다. ‘통일은 대박’ 구호 영향도 있는 듯싶다. 요즘 정부와 정치권에서 통일 얘기를 하도 많이 하니까. 2030세대 여론조사에서 57%면 수치가 올라간 것이다.

    유민지 내 주변을 보면 통일을 바라는 사람은 30~40%다.

    진명언 딱 내 생각과 비슷하게 나온 것 같다.

    김영운 우리 넷 사이에서도 세대차이가 느껴진다. 나는 굉장히 낮게 나왔다고 생각한다. 30대 후반이 된 우리 세대만 해도 ‘우리의 소원을 통일’ 외치면서 자랐는데…. 우리 아래 세대가 북한에 대해 갖는 정서적 동질감이 우리 세대와는 크게 차이 나는 것 같다.

    존경? 그나마 반기문?

    사회 사회에 존경받는 어른이 사라졌다고들 한다. 주변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존경하는 사회 인사가 있다면?

    유민지 반기문! 원래는 안철수를 긍정적으로 보는 친구가 많았는데, 정치판으로 가면서 평가가….

    김영운 반기문이 안철수의 전철을 밟을 수도….

    이의철 어느 사회 인사를 존경한다는 친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또래는 많다. 예컨대 ‘도끼’라는 힙합 가수가 있는데,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열세 살부터 단칸방에서 음악을 만들었다. 지금은 수십억 원을 벌어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집에 산다.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같은 자동차도 있다. 도끼가 ‘나 홀로 산다’라는 TV 프로그램에 나온 이후 도끼처럼 되고 싶다는 친구가 많아졌다. 부러운 대상은 있지만 존경하는 사회 인사를 꼽으라면…. 그나마 반기문?

    진명언 나도 존경하는 인사가 없다. 내 주변 친구들도 성공한 CEO를 부러워하는 경향은 있지만 그걸 존경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굳이 꼽으라면 반기문이 떠오른다.

    김영운 존경이라는 말을 접하고는 ‘이게 언제 적 단어인가’ 싶더라. 기성세대가 되면서 CEO도, 저명인사도 존경스럽지 않게 됐다. 거참….

    이의철 아니다, 있다, 아버지.

    김영운 옛날에 독립운동 하신 분들?

    이의철 세종대왕! 너무 멀리 올라갔나.

    김영운 우리나라가 지금 거의 바닥을 치는 것 같은데, 인터넷에선 ‘구국의 영웅은 난세에 나온다’며 ‘영웅이 등장할 때가 됐다’고들 하더라. 누가 나타날지 기대해보자.

    사회 30년 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할까. 그때도 ‘국가’라는 게 여전히 의미가 있을까.

    이의철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로서의 국가는 존재할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국가를 떠날 것 같다. 자신이 원하는 경제공동체, 문화공동체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살아가지 않을까. 물론 정반대일 수도 있다. 국가 시스템이 굉장히 폐쇄적으로 바뀌어 이주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유럽의 극우 정당은 이민에 적대적이지 않은가.

    김영운 30년 후에는 통일돼 있을 것 같다. 국가의 개념은 달라질 것이다. 네이션(nation)과 컨트리(country)의 차이라고나 할까. 구성원의 동질성이 약해질 것이다. 오히려 ‘강남’ ‘용인’ 이런 식으로 소규모 공동체에서 동질감을 느끼는 경향이 더 강해질 것이다. 또한 내 나라를 떠나서는 안 된다는 개념은 매우 희미해질 것이다.

    유민지 국가 자체가 사라지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속한 작은 공동체 사람들과는 연대할 수 있지만, 현재의 국가처럼 경계가 넓어지면 소속감이 상당히 약해질 것 같다.

    진명언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자체는 남아 있을 듯한데,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의미를 깊게 생각할 것 같지는 않다. 국적은 바꿀 수 있는 것으로 여길 것이다. 국가와 관련한 공동체 의식이 쪼그라들 것으로 본다.

    돈 놓고 돈 먹는 사회

    “흙수저라도 있는 게 어디냐고? 우린 기회의 평등을 소망한다”
    사회 소득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재벌 의존도도 더욱 높아지리라는 응답이 많았다.

    김영운 돈 놓고 돈 먹는 사회가 돼버리지 않았나.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돈 없는 사람은 계속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이의철 재벌 의존도가 높아진 것보다 기업 경영의 난맥이 문제다. 주식회사는 주주가 소유권을 갖고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해야 하는데, 말도 안 되게 낮은 지분을 가진 사람이 기업을 휘두른다. 건전한 자본주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유민지 집 앞에만 나가봐도 알 수 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날로 늘어난다. 개인이 하는 가게 상황이 어떤가. 대기업이 아닌 곳은 살아남지 못하는 환경이 구조화한 게 아닌가 싶다.

    사회 패널 네 분 모두 아직 자녀를 갖지 않았다. 하나, 둘, 셋을 외치면 아이를 몇 명 낳을지 손가락으로 표시해달라. 하나, 둘, 셋!

    (이의철·진명언 씨는 2명, 김영운·유민지 씨는 1명이라고 표시했다.)

    진명언 경제적 측면을 배제하면 2명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동딸이나 외동아들인 친구를 보면 쓸쓸함, 외로움 같은 것을 가졌더라. 나는 동생이 하나 있는데, 없는 것보다 있는 게 훨씬 재미있다. 서로서로 배우는 것도 있고.

    저녁 없는 삶에 대한 ‘반발’

    사회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면.

    진명언 우선은 1명 낳고 아내와 의논해봐야지(웃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이의철 경제적 면을 고려하지 않으면 4명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나는 아이가 많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 경제적 면을 고려하면 0명이고. 그러니까 평균해서 2명(웃음)?

    “흙수저라도 있는 게 어디냐고? 우린 기회의 평등을 소망한다”
    유민지 나는 독신주의도 아니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결혼하고 육아를 하면서 이력을 쌓는 게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현실과 타협해 1명을 꼽았다.

    김영운 가장 이상적인 것은 2명 이상 낳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나이에 둘을 낳은 후 사회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인 면도 걱정이고. 남편이 자녀는 많을수록 좋다고 외치던 사람인데,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든다.

    사회 ‘내 자녀는 이민을 원할 것이다’라는 질문에 72.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민을 선택하는 게 현명한 방법일까.

    김영운 ‘한국 사회에서 살기가 정말로 힘들다’라는 현재의 상황이 반영된 수치라고 본다. 이민이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다들 잘 알지 않나.

    이의철 내가 사는 게 힘드니까 우리 아이들은 다른 환경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표출된 것 같다. 이민은 사회의 주도권을 가진 다수에서 이탈해 소수를 택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제로도 많은 것 같다. 한국식으로 살면 가족과 저녁도 함께 못 먹지 않나.

    사회 고령화, 출산율 감소의 대안으로 이주민을 적극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의철 찬성.

    유민지 나도 찬성.

    김영운 나는 유보적인데….

    진명언 찬성인데, 갑작스럽게는 말고 점차적으로.

    믿음, 화합, 평화

    사회 ‘나는 내 아이를 이렇게 키울 거다’, 하는 게 있다면.

    유민지 사교육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사교육이란 게 획일적인 스펙과 능력치를 만드는 것인데, 그것이 사람의 능력을 실제로 향상시키는 건 아니다.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내 아이들 역시 안 받게 할 것이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주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진명언 아이들에게 경쟁하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지 않다. 다만 예체능 쪽으로는 사교육을 시키고 싶다.

    사회 ‘광복 100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무엇이 되길 바라나.

    이의철 믿음. 잘못되더라도 함께 갈 수 있다는 믿음.

    진명언 소통 혹은 화합. 지금의 대한민국이 분리된 사회라는 것은 분명하다.

    유민지 분쟁적이지 않은, 뭐랄까,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

    김영운 경쟁, 경쟁, 경쟁을 강조하다가 극심한 피로에 시달려서 그렇지, 사실 건전한 경쟁은 나쁜 게 아니다.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문제는 경쟁의 과정에서 기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데 있다. 불평등이 사라지면 우리 사회는 더욱 발전하리라 믿는다. 돈을 많이 번 사람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줄 수 있을 만큼 기회의 평등이 확보돼야 미래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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