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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보다 사람! 한국형 ‘뉴노멀’ 만들자

2045년 경제 비전

  • 조순 | 서울대 명예교수, 전 경제부총리

성장보다 사람! 한국형 ‘뉴노멀’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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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부터 살려야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종래의 성장 정책들이 거의 쓸모가 없어진 것은 여타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가 채택한 종래의 성장촉진 정책, 이를테면 재정 금융의 완화, 정부 규제의 완화,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등은 거의 다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성장 잠재력은 오히려 떨어져 연구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로 잡고 있다. 이대로 기다리면 경제가 좋아질 것인가.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 무엇을 하면 되는가. 아는 사람이 없다. 불황의 탈출구가 꽉 막혀 있다.

경제는 나라의 다른 모든 부분과 연관돼 있다. 대한민국은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비정상적인 부문이 너무나 많다. 지금부터라도 경제를 다른 부문과 떼어내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날 우리는 수출만 잘하면 나라의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고, GDP만 성장하면 곧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많은 논객이 지금도 경제가 다시 ‘도약’할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그것들은 설득력이 별로 없다.

위에서 말한 대로 새로운 정상상태 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정상상태를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의 사고(思考)를 기존의 관념에서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참신한 생각으로 고도성장 때 구축된 고정관념을 털어내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라의 틀을 새로 짜야 한다.

경제만 두고 볼 때는, 중소기업을 진작시키는 것이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하다. 우선 대기업이 하도급 중소기업에 ‘갑질’을 하거나 문어발 경영으로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대기업은 성장 과정에서 국가와 사회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 지금도 사회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 이들의 ‘갑질’과 점령을 자제하는 일은 중소기업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중요한 조건이다. 역대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모두 실패했다. 때는 점점 지나가고 있지만, 계속 실패가 이어지는 한 대한민국의 경제는 살아나기 힘들 것이다.



또한 나는 우리가 GDP 성장에 너무 몰입하지 말기를 바란다. 좀 더 넓고 긴 안목에서 나라를 새로 만들기를 바란다.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경제도, 기업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다. GDP는 발전 잠재력의 발현 결과에 불과하다. 나라가 잘되려면 아이를 적당히 낳아 잘 가르치고, 배운 사람을 잘 쓰고, 나이 든 인구를 제대로 보살펴야 한다.

GDP 말고 사람을 보라

그간 대한민국은 경제성장에 몰두한 나머지 사람을 소홀히 여겨왔다. 그 결과 한국인은 돈만 아는 반(反)지성적 가치관을 갖게 됐다. 원래 유순하고 인정 많던 국민이 사납고 살벌한 사회를 만들었다. 경제는 중요하지만 지금의 GDP 수준으로도 분배의 양극화만 없다면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에 대한 정책을 이 짧은 글에 논할 겨를은 없다. 우리 경제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는 필자의 최근 논문을 참고하기 바란다(‘자본주의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경제운영의 원리’, 대한민국학술원, ‘학술원 논문’ 제54집 1호 참조).

한 가지 덧붙이자면 대한민국의 뉴 노멀 시대를 만드는 데 특히 중요한 것은 경제보다는 교육과 정치다. 교육과 정치에 획기적인 개선이 있기를 바란다. 이 두 가지가 잘된다면 경제도 제대로 발전할 것이고 민주주의도, 선진화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신동아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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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 서울대 명예교수, 전 경제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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