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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뒤덮은 태양광발전 복마전

“효율·경제·안전·환경… 그 무엇도 담보 못 한 독버섯”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전국 뒤덮은 태양광발전 복마전

  • ● 정부의 태양광 파격 지원, 毒으로 돌아와
    ●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협동조합 특혜 시비로 시끌
    ● 文 정부 들어 특정 협동조합 보조금 수령액 11배 늘어
    ● 서울 강남에선 태양광 ‘님비(NIMBY)현상’
    ● 반토막 난 태양광발전 가격(REC), 소규모 발전사 ‘빚더미’
    ● 영농형·수상형 태양광발전, 주민들 분노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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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태양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의 파격적 지원으로 태양광발전 시설이 급증하면서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 태양광발전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부터 환경오염, 경제성 논란 등 다양한 문제가 수면으로 올라와 있다. 

2017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이겠다는 취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63.8GW까지 확대하고 이를 위해 신규 설비 용량의 95%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중 특히 태양광발전의 전국적 확산 속도는 “무섭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태양광발전은 크게 미니태양광(주택형, 건물형, 베란다형)과 영농형태양광·수상형태양광으로 나뉜다. 먼저 미니태양광은 아파트 베란다나 주택 옥상 등에 작은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 뒤 생산된 전기를 플러그로 연결해 가정에서 바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영농형은 농촌진흥구역 내에, 수상형은 저수지나 바다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 사업 종류와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현재 정부와 광역시도, 기초지자체는 태양광발전 설비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시에서 주고 구에서 또 주는 지원금

최근 수요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미니태양광이다. 미니태양광 보급사업은 매년 자치단체가 지역 내 복수의 설치업체를 선정해 공고하면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업체를 선택하게 돼 있다. 보조금은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으나 통상 업체 공급 가격의 70~90% 정도 된다. 

서울시에서 지급하는 2019년 보조금은 W당 1390원으로 베란다형 300W 미니태양광 모듈을 설치할 경우 41만7000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내 자치구 보조금은 구마다 다른데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다. 300W 미니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60만 원이라면 지원금을 제하고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은 8만~14만 원 정도 되는 셈이다. 



주택형 태양광은 1~3kW급 한도에서 설치할 수 있으며 서울시는 kW당 60만 원을 지원한다. 구 보조금은 지역마다 다른데 35만~100만 원 사이다. 총 공사비는 상한제가 적용돼 2kW 이하는 460만 원, 3kW 이하는 560만 원을 초과할 수 없다. 따라서 3kW 규모의 미니태양광 모듈을 설치할 경우 공사비가 560만 원이라면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서울시 보조금 180만 원에 구 보조금을 뺀 나머지로, 최소 280만 원에서 최대 345만 원이다. 단독주택 형태가 아닌 민간 어린이집(유치원) 등 보육시설, 경로당, 아파트 관리사무실 같은 곳에도 1~3kW 패널을 설치할 경우 주택형 태양광으로 간주돼 동일한 금액으로 보조금을 받는다. 

연립주택이나 상가 등 건물 옥상에 설치하는 건물형 미니태양광은 3kW 이상의 패널을 설치할 경우 서울시에서 kW당 60만 원을 지원받고, 서울시와 단체설치 협약을 체결하면 kW당 70만 원까지 지원받는다. 구 보조금은 주택형 태양광과 동일하다. 서울시는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사업에 올해 시 예산 245억 원을 지원하고, 총 12만2000가구에 51.4MW의 태양광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서울시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1만8605가구)에 비해 무려 2배 이상(4만1704가구) 늘어났다. 미니태양광 중에서도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아파트 베란다형이다. 지난 4월 기준 서울시에 새로 등록된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업체는 총 40개다. 서울시는 해마다 ‘서울특별시 햇빛지도 사이트에 보급업체 모집공고를 내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들을 사업자로 선정한다. 

한 태양광설비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250W 모듈을 주로 설치했는데, 올해는 서울시 기준에 따라 300W, 310W, 325W용 패널로 바꿨다. 크기는 310W가 4인용 식탁 정도 되고(가로 168m, 세로 100cm), 325W는 310W보다 3cm 정도 더 크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설치 업체가 어느 제조사의 패널을 쓰느냐에 따라 크기와 가격은 조금씩 다르다.


미니태양광 사업 협동조합이 싹쓸이?

베란다형 태양광 모듈은 보통 하루 3시간씩 30일 동안 햇빛을 받을 경우 30~32kW의 전력이 생산된다. 이는 양문형 냉장고 한 대를 돌릴 분량이라고 한다. 이를 전기료로 계산하면 한 달에 8000~1만 원 정도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가 남향이냐, 북향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고 가정별 누진 단계에 따라서도 금액이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니태양광발전 설비설치 업체들은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최대 홍보 수단으로 이용한다. 한 미니태양광 설치 업체는 “시·구 보조금이 바닥나기 전에 설치하는 게 돈 버는 길”이라며 “최근 들어 미니태양광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듈 2장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한 가구당 1장만 보조금이 지급된다. 구 보조금이 남아 있는 지역이면 서둘러서 신청하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내에서는 “태양광 사업이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현 정부 들어 태양광 사업이 집중 조명받으면서 태양광발전 설비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5년 연속 서울시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업체로 선정된 A업체 관계자는 “태양광이 ‘돈’이 된다는 생각에 유사 업체가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들 중 자격 미달인 곳도 많다. 중국산 싸구려 패널을 들여와 1만~2만 원 정도 싸게 팔다가 결국 제품에 하자가 있어 민원이 속출하고 문을 닫는 업체도 많이 봤다”며 “이 경우 손해는 다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일부 미니태양광 설치 업체들이 보조금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 중심에는 협동조합이 있다. 서울시는 2016년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조금 지원 대상을 선정하면서 협동조합을 일반 기업보다 우대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협동조합 3곳(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해드림사회적협동조합, 녹색드림협동조합)이 최근 5년간(2014~2018년 6월까지) 설치한 미니태양광(베란다형) 모듈 패널 개수는 총 2만9789개로 전체 6만8758개의 50.7%를 차지했고, 수령한 설치 보조금 역시 전체(248억6000만 원)의 절반 이상(50.1%)인 124억4000여만 원으로 밝혀졌다.


친여권 인사의 무리수

3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3020 실현 방안 토론회. [뉴스1]

3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3020 실현 방안 토론회. [뉴스1]

특히 녹색드림협동조합(이하 녹색드림)은 2016년 대비 2017년 보조금 수령액이 11.7배 급증했고, 2018년에도 전년보다 또다시 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 및 업계 내에서는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친여권·진보 시민단체 출신들의 태양광사업 싹쓸이 실태’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논란이 일었다. 

녹색드림의 이사장인 허인회 씨는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을 지냈고, 16·17대 총선에 각각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친여·운동권 인사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자기 식구 챙기려고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녹색드림은 서울시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서울시 미니태양광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녹색드림은 태양광 설비시공 불법 하도급 등 전기공사업법 위반 행위가 적발돼 서울시 보급업체에서 배제됐다. 서울시는 보조금을 받는 업체는 어떤 식으로든 하도급을 주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감사 결과 녹색드림은 일반 기업인 ㈜녹색건강나눔(이하 녹색건강)에 하도급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녹색드림이 시 보조금을 받아 설치한 태양광발전 패널은 총 8300여 장으로 이 중 약 5500여 장에 대한 설치 공사를 녹색건강에 하도급 줬다. 

녹색건강은 허씨가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지분 32%)인 업체다. 주식회사와 달리 협동조합은 이익금 중 납입출자액에 대해 배당의 10%를 초과해서 받을 수 없다. 불법 하도급 관련해 허인회 이사장은 “일 잘하는 녹색건강 측 직원을 데려다가 녹색드림에서 프리랜서처럼 고용한 것”이라고 서울시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번 사건 관련해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특혜 논란을 떠나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김원표 여의도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박원순 시장이) 서울을 ‘태양의 도시’로 만든다며 설치비용 대부분을 대주고 아파트마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라고 하지만, 숨은 비용을 포함해 경제성을 분석해보면 설치 가구가 오히려 손해 보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미니태양광발전 효율 자체가 애당초 경제성을 담보하기 힘들다고 판단한다.


부풀려진 효율성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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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발전은 태양광 모듈로 발전된 직류전력을 인버터를 통해 교류전력으로 변환시키는데, 시간이 경과할수록 모듈과 인버터 모두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태양광 패널의 평균 수명은 20년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때까지 처음과 똑같은 효율을 내기 힘들다는 얘기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베란다 거치형의 특성상 새의 분비물이나 황사, 먼지 등도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라고 밝혔다. 

또 제조사들이 밝히고 있는 태양광 모듈의 효율은 태양광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위치(경사각은 지면에서 30~40도, 방향은 정남에서 동으로 10도, 서로 20도 이내)에 설치할 경우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파트는 안전과 아래층의 음영 발생 때문에 경사각을 70도 정도로 설치할 수밖에 없어 실질적인 효율은 50%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설령 전력이 충분히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베란다형 태양광은 전력이 만들어지는 즉시 바로 사용되는 시스템이라 잉여 전력은 상계 처리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조량이 많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전 제품들이 바로바로 전력을 쓰지 않을 경우 전기요금 절감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주로 낮에 전기를 많이 먹는 가전제품으로는 냉장고가 있는데, 이 역시 간헐적으로 압축기(콤프레셔)가 가동하는 수준의 전력만 요한다. TV, 컴퓨터, 세탁기, 전등, 청소기, 보일러 온수, 전자레인지, 헤어드라이어, 휴대전화 충전, 전기레인지 등 대부분의 가정용 전력은 통상 태양광발전 시설이 가동하지 않는 아침과 저녁 시간에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베란다형의 유지·보수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모듈 수명은 20년이지만 인버터는 그 절반에 지나지 않아 최소 1회 이상 교체 비용(20여만 원)이 발생한다. 또 중간에 이사할 경우 모듈 철거 및 재설치 비용으로 최소 10만 원 정도가 예상된다. 한 미니태양광 설비업체는 “개인이 직접 옮길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위험하다. 이사한 아파트의 구조가 달라 배선을 다시 연결해야 하거나 외부에 있는 모듈을 철거한 뒤 다시 설치하려면 이에 맞는 장비가 필요하고 외부에 설치된 모듈에서 내부로 전선을 연결하고 인버터를 거쳐 다시 실내 콘센트까지 배선하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남에선 ‘집값 떨어진다’고 외면

태양광 모듈이나 인버터가 고장이 날 경우 수리비용도 발생한다. 현재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보급 업체의 경우 5년간 무상으로 보증수리를 해주지만 나머지 15년간은 가구주가 수리보수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1회당 출장비는 5만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태양광 패널로 인해 베란다 전망을 포기해야 하는 점, 아파트 외벽 도색 시 안전 문제, 도색 비용 증가, 채광 방해 등 감수해야 할 사항이 많다. 또 약 18kg 중량의 패널이 태풍 등 자연재해에 의해 파손되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외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떨어져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아파트 관리 주체가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라 공동주택의 발코니 난간이나 외벽에 돌출물을 설치하려면 반드시 관리 주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북 소재 한 아파트 주민은 “우리 아파트 가구수가 2000가구에 달하는데, 10가구 정도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지만 주민 동의를 받거나, 해준 적이 없다. 만일 사고가 나면 어떡하나 늘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자 동네’로 불리는 강남 지역에서는 미니태양광발전 설비 설치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고 있다. 월 8000원 정도의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미관을 해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4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자신의 아파트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려다 “아파트 미관이 상해 집값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주민들로 인해 계획을 접었다”는 내용도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미니태양광발전 사업 자체가 ‘혈세 낭비’라는 주장이 거세다. 장진영 바른미래당 아파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서울시가 ‘원전 1기 줄이기 운동’의 일환으로 매년 200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계획발전량이 모두 가동된다 해도 원전 1기 발전량의 20분의 1밖에 되지 않고, 실질 발전량은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시가 어떻게든 미니태양광 보급량을 늘리려고 하다 보니 ‘핸드폰을 교체하면 태양광 패널을 무료로 설치해준다’는 광고 전단지가 돌아다닐 정도”라고 꼬집었다.


태양광발전소 급증으로 REC 가격 하락

서울 등 도심이 미니태양광 패널 설치 문제로 논란이 뜨겁다면, 지방은 태양광발전소 수익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방침에 따라 태양광발전소가 대거 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매출 저하로 사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 사업자들은 태양광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력을 한국전력이나 전력거래소에 도매(SMP·계통한계가격)로 판매하거나 한국수력원자력, 동부발전, 서부발전 등 21개 대형 발전사에 신재생공인인증서(REC) 형태로 팔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이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 

REC는 2012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제도와 함께 탄생했다. RPS 제도에 따르면 500MW 이상 규모의 대형 발전사는 총 발전량 가운데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발전사가 자체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이 부족하면 소규모 사업자로부터 구매해 의무량을 채워야 한다. 의무량을 채우지 못하면 과징금을 물게 된다. 올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의무 비율은 전체 발전량의 6%로 정해졌다. 정부는 2023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의무 발전 비율을 해마다 1.0%포인트씩 높인다는 방침이다. 

REC는 재생에너지업계의 ‘주가’이자 ‘화폐’다.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발전량에 비례해 정부에서 REC를 발급받은 뒤 주식 거래처럼 현물시장에서 REC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이 REC 사업자만 전국에 3만8000여 곳이다. 그런데 최근 REC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사업자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9월 11일 기준 REC 평균가는 5만7772원으로, 2년 전 12만 원을 상회하던 때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떨어졌다. 

REC 가격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태양광발전소가 급증해 전력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5월 이후 전국적으로 태양광발전소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수요는 거의 고정돼 있다 보니 REC가 남아도는 상황에 봉착한 셈이다. 적게는 몇 천만 원, 많게는 몇 억 원을 들여 태양광발전소를 지은 소규모 업자들로서는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발전소 설치 시 총비용의 80~90%까지 빚을 낸 업자가 많은데, 이 경우 향후 REC 단가 하락 폭이 작더라도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고 태양광 보급을 확대하는 데 앞장선 사업자들이 빚더미에 앉았다”며 “정부가 영세업자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희생양으로 이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양광발전소 분양 사기 극성

그럼에도 여전히 태양광발전 사업은 창업 시장에서 주목받는 아이템으로 통한다. 청년 창업일 경우 중소벤처기업청 등을 통해 설치비용과 운용 자금 등을 손쉽게 대출받을 수 있다.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현재 태양광발전소를 짓기 위해서는 지자체로부터 태양광발전소사업 허가증을 받은 뒤 시장, 군수 또는 해당 구청장으로부터 개발행위허가(토목 관련)를 받으면 된다. 개발행위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개발행위 허가 신청서, 토지 소유권 증빙 서류, 배치도 등의 공사계획서, 설계도, 건축물 용도 설명서 도면, 예산내역서 등의 서류가 필요한데, 최근에는 서류 구비부터 개발행위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업체가 많이 생겨났다. 

토지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분양’ 형식으로 태양광발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보니, 이를 미끼로 한 사기도 덩달아 늘고 있다. 개발 자체가 안 되는 땅을 태양광 발전시설지로 속여 판매(분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주로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노후 투자 상품으로 소개하며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홍보한다. 

충남 보령의 한 태양광발전소 분양 업체는 총 3억8000만 원을 투자하면 월 56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도로가 없어 2년 넘게 지자체로부터 인·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밖에도 타인 명의의 토지대장으로 분양 신청자들을 속이는 경우, 지역민의 반대가 심해 건설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꾼다면서 계약서 문구를 교묘하게 바꿔 민사상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 등 수법도 다양하다. 지난해부터 한국에너지공단이 운영 중인 태양광발전 피해센터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7월 기준 80여 건에 달한다.


“농촌을 괴롭히지 마라”

7월 25일 전북 새만금 주민들이 전북도청에서 새만금 수상태양광과 카지노 설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7월 25일 전북 새만금 주민들이 전북도청에서 새만금 수상태양광과 카지노 설치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최근 농촌에서는 영농형 태양광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부는 산지관리법에 따라 태양광발전소 등 산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대체산림 조성비용을 감면해주는 방식으로 산림태양광을 적극 권장했다. 그 결과 2010년 30ha에 그쳤던 산림태양광 발전소 허가 면적이 2017년에는 1434ha로 30배 넘게 늘어났다. 하지만 임야를 무리하게 깎아 발전소를 짓는 등 난개발이 일어나자 산사태 등의 자연재해가 심해져, 정부는 지난해 10월 산림태양광 시설을 감면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자 태양광 사업자들은 영농형 태양광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정부가 2030년 농촌 태양광발전 목표치를 10GW로 설정한 바람에 농촌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농촌재생에너지 보급 지원을 위해 2020년 예산안에 12억 원을 편성했다. 아울러 농업에너지 자립형 산업모델 기술 개발에도 6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영농형 태양광은 한마디로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는 행태를 말한다. 축사 등 건물 지붕 위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거나 논이나 밭 위에 태양광 모듈을 세우는 것. 올해 5월 농지법이 개정됨에 따라 원래 2015년 12월 31일 이전에 준공된 경우에만 가능했던 태양광발전 설비 설치가 농업진흥구역 안 모든 건축물의 지붕으로 확대되면서, 태양광발전 사업을 위해 축사나 버섯재배사 등을 새로 짓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농업진흥지역 밖에서 태양광 설비 설치가 가능한 농지 면적도 기존 1만㎡에서 3만㎡로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정작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과 농민들의 반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영농형태양광의 경우 패널 하부에서도 작물이 자라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태양광 구조물에 비해 설계 및 시공 비용이 비싸다. 최근 보성 지역 한 농민이 본인 소유 농지 2148m2(650평)에 설치한 영농형태양광 발전소의 경우 99kW급 시설에 약 2억400만 원이 들었다. 

물론 사업 확대를 위해 농협 등이 적극 나서 정책자금을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담보력이 크지 않은 농민들로서는 쉽게 대출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영농형태양광의 경우 일반형보다 수익성이 떨어져 자칫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원금과 이자 상환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김용빈 전국농민회총연맹 철원군농민회장은 “20년 동안 대출금을 분납하는 개념이라 실제 농민들의 손에는 쥐꼬리만 한 수익금만 남을 것이 뻔하다”며 “업자들만 배불리는 태양광 사업을 왜 정부가 이토록 불물 안 가리고 추진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철원의 경우 최근 허가된 태양광발전 사업은 400건이 넘는다. 김 농민회장은 “외지인들이 투기를 목적으로 들어와 논과 밭에 태양광 패널을 쫙 깔아놓으면, 농촌은 도대체 어떻게 되겠나.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오기에 적합한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데 외지인들은 그런 건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허가만 나면 막무가내로 패널을 깔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일고 있는 태양광 열풍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김 농민회장은 “농촌이 좋은 이유가 뭔가. 눈만 뜨면 보이는 산과 들, 풍요로운 논과 밭 풍경 아니겠나. 이 아름다운 광경이 태양광발전을 내세우는 외지인들에게 무참하게 짓밟히고 있다는 게 한탄스럽다. 한때 원전 부품 사업자들을 두고 ‘원전 마피아’라고 했는데, 지금은 ‘태양광 마피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저수지나 바다 위에 세우는 수상형태양광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10배에 달하는 새만금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발전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태양광발전으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바다 생태계가 죽어버려 생존권마저 위협당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전남 장성군 지역민들도 한 업체가 장성호에 개발하려고 하는 75MW급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반대하고 있다. 장성호 주변 북하면, 북이면 주민들은 “장성호에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되면 생태계 변화, 환경 파괴로 농사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장성댐 주변에 수변데크길과 출렁다리가 조성돼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면 관광객 발길은 끊기고, 주민들 소득도 감소해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수상태양광, 환경오염 논란

충북 진천군 신계리 하신마을은 화산저수지 수상태양광 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해당 업체와 한국농어촌공사, 진천군청을 상대로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신마을 주민들은 “수상태양광발전소 사업자 측이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주장한다. 그 밖에도 전북 진안군 용담호에서 건설되려던 수상 태양광발전 사업은 “식수원에 태양광 시설을 들여서는 안 된다”는 주민들의 반발로 최근 한국수자원공사 측이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용담호는 전주, 군산, 익산, 김제, 완주, 진안 등 전북 6개 시군과 충남 서천군 일대에 식수를 공급한다. 

지역민들이 수상 태양광발전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오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태양광 패널로 인해 수중 햇빛 양이 줄어들면서 녹조 혹은 적조가 생기고, 태양광 패널과 모듈을 떠받들고 있는 구조물, 수중 케이블 등에서도 오염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염려가 크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패널 세척 시 사용되는 세제 역시 수중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경제성도 떨어지고, 환경 훼손의 주범이 된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루빨리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아 2019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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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뒤덮은 태양광발전 복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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