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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빈 강정’ 드러난 ‘보여주기’ 대북정책

동북아 정세의 재구성

  • 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前 국가정보원 북한담당 기획관

‘속 빈 강정’ 드러난 ‘보여주기’ 대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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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

이처럼 엇갈린 주장이 나오는 배경은 류윈산을 중심으로 한 마오쩌둥 사상 부흥운동과 양극화 비판 등 좌경그룹의 활동과 연관돼 있으며, 이들은 전통적 혈맹인 북한의 핵개발 관련 태도를 이해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대북정책에 대한 중국 공산당 내부의 이 같은 혼선은 북한에 대한 시진핑 체제의 개입력을 더욱 약화시킬 것이다.  
셋째, 한미동맹이 균열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해 국군과 정보당국은 아무런 사전 정보도 파악하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 NBC방송은 1월 6일(현지시각) 미군 고위 관계자가 ‘(북한의) 핵실험 준비 사실을 인지하고 앞선 2주 동안 핵 실험장 인근에서 기준치가 될 공기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무인기를 띄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미국과 일본이 사전에 북한의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정보들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수개월 내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는 현 국방부 장관인 애슈턴 카터와 친분이 두터운 인물로, 미국 국방부가 파악한 정보를 귀띔받았을 개연성이 작지 않다.  
한미 당국은 겉으로는 ‘빛 하나 샐 틈이 없을 정도로 한미동맹은 튼튼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면에 어떤 문제가 누적됐고, 그 문제들이 얼마나 심각하기에 핵심 공유 사항인 핵실험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는 것인가. 이는 본질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친중정책과 연관된다.
먼저 동맹의 신뢰 정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원자력협정의 경우 2014년 초 체결한 미국-베트남 간 원자력협정과 2015년 4월 타결된 한미원자력협정을 비교해보면 베트남에 대해서는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암묵적으로 인정한 반면 우리의 경우 재처리 조건을 더 까다롭게 해서 허용하는 내용으로 정리됐다. 이는 21세기 미국의 세계전략에서 핵심 기준의 하나인 중국 문제에 대해 베트남이 친중으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는 반면 한국은 친중으로 기울 가능성에 대해 미국이 깊은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과 연관된다. 



‘봉쇄’ 버리고 ‘진화’ 촉진해야

다음으로, 미국이 중국의 아시아 지역 헤게모니를 위한 2AAD(Anti-Acess Area-Denial). 즉 반(反)접근, 지역거부 전략이 현실에서 나타난 중요한 사례로 박근혜 정부가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미루는 것을 꼽은 것과 연관된다.
또한 미국 오바마 정부의 대(對)아시아 핵심정책인 TPP(환태평양경제협정)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중국이 주도하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참여하고 한중FTA에 적극적인 한국을 보면서 중국 경사론이 현실화한다고 미국 조야가 평가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한미동맹은 균열돼 있고, 이는 한국 안보에 심각한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분명해진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및 대중정책의 실패, 중국 역할론의 한계, 한미동맹의 균열이라는 상황 속에서 북핵 문제, 북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 햇볕정책, 대북봉쇄, 중국역할론을 넘어선 새 정책이 필요하다.
첫째, 한미동맹을 재정립하고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 한미동맹이 균열된 상태에서는 북한 핵실험 등과 관련한 핵심적인 정보도 제대로 공유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는 불안정한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기본적인 한반도의 평화적 관리도 힘들어질 것이다. 나아가 평화적 통일을 이루려면 독일의 통일 과정 등을 볼 때 미국의 협력과 지원이 우선적이고 핵심적 사안임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북핵 문제와 북한 문제를 분리해 투 트랙으로 대응해야 한다. 북핵 문제는 우선 6자회담과 북미협상 등을 통해 동결과 비확산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문제는 맞춤형 개입정책(optimized engagement policy)을 통해 남북경협을 활성화함으로써 북한의 개혁·개방을 확대하고, 북한 내 개혁·개방 선호 세력을 지원·육성해 정권 진화(regime evolution)를 추진해야 한다. 이는 많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정권붕괴 또는 체제교체(regime change)와는 분명히 구별된다. 북한 정권이 진화하면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 필자는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에서 북한담당 기획관(1급)으로 일하면서 북한 문제에 깊이 관여했다.




신동아 2016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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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前 국가정보원 북한담당 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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