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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 LG경제연구원

기버(giver) 키우고 테이커(taker) 걸러라

기업의 숨은 성공요소

  • 노용진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기버(giver) 키우고 테이커(taker) 걸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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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있는 기버가 성공한다

기버(giver) 키우고 테이커(taker) 걸러라

영화 ‘제리 맥과이어’는 인간관계를 소중히 여겨 성공을 거머쥔 에이전트의 이야기를 그렸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기버(giver)는 타인을 대리하는 사람, 즉 에이전트로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동아일보

그렇다면 실패한 기버와 성공한 기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실패한 기버들의 공통점은 ‘거절할 줄 모른다’는 점이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남을 위해 쓰다 보니 정작 자기 일은 뒷전으로 밀린다. 하지만 성공한 기버들은 언제 도와야 할지, 어떤 방법으로 도와야 할지, 언제 돕지 않아야 할지에 대한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판단한다. 무조건 상대를 돕기보다는, 처음에 도움을 제공하고 그들의 행동 패턴을 살핀 후 만약 테이커라는 것이 확인되면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하지 않거나 좀 더 신중하게 대한다.
기버들은 제도 탓에 저성과자가 되기도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보편적으로 상대평가와 그에 기초한 보상 제도가 작동한다. 즉 기업 조직 내 구성원들은 제한된 자원이나 기회를 두고 동료와 경쟁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테이커들은 기버의 도움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기대된 성과를 달성함으로써 승자가 되기도 한다. 법(제도)이 기버를 보호하기는커녕 루저로 만드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구성원 개개인이 이런 깨달음을 얻고 실천하기를 기다리고만 있으면 곤란하다. 경영 차원에서 기버들이 호구로 전락하지 않고 좀 더 성공적인 기버가 되도록 돕는 직속 상사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다음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소심함을 극복하라
실패한 기버는 자기주도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들은 관대하지만 소심하다. 주변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 도움을 청하지 못하지만, 자신은 동료들, 특히 테이커들이 도움을 청하면 거절하지 못한다. 따라서 기버는 우선 자신이 소심한지 않은지를 살펴야 한다.
타인을 대리하는 사람(agent)의 처지에 서보는 것은 효과적인 대처 방법이다. 한나 보울스 하버드대 교수는 연봉협상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자신의 연봉협상에서 소극적이고 소심한 태도를 보여 평균보다 3% 낮은 연봉을 받은 이들이 연구 대상이었다. 이들에게 타인을 대신한 에이전트의 자격을 주고 협상을 진행시키자 이들은 타인을 위해 평균보다 14% 이상 높은 연봉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가족이나 동료, 또는 자기 부서와 조직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기버들도 단호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자기 이미지(self-image)와 가치관에 배치되지 않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2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기버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이들이 도움을 베푸는 시점(when to help), 돕는 방식(how to help), 돕는 대상(whom to help) 측면에서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
첫째, 기버들은 자기 일을 내려놓고 남부터 돕는 성향이 있으므로 자기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집중근무제 등을 활용해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확보해주는 게 필요하다. 둘째, 도움을 제공하더라도 자신이 직접 돕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도와줄 수 있도록 중개자 역할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셋째, 늘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테이커들에게는 매처로서 대응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사람인 매처와 그렇지 않은 테이커를 구분하고, 테이커에게는 누군가를 도와주라고 분명히 요구하고 관철되지 않으면 다음부터는 이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감정이입 아닌 관점이입
기버의 특징인 감정이입 문제도 극복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들이 고객의 부당한 요구나 동료의 이기적인 요청조차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감정이입(empathy) 때문이다. 늘 상대의 처지에서 느끼고 이해하는 습성이 도리어 이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애덤 갈린스키 컬럼비아대 심리학과 교수는 구직자와 면접관의 채용조건 협상 실험을 통해 재미있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상대가 어떻게 느끼는지(feel)에 민감한 감정이입형 면접관보다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think)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이입형 면접관이 만족스러운 협상 결과를 더 잘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성공한 기버는 실패하는 기버나 테이커가 놓치는 윈-윈의 해결책을 훨씬 잘 발견한다.
이상의 3가지 방안을 종합해보면, 기버들로 하여금 관대함을 더욱 엄격하게 실천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무조건 베푸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베푸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하게 도와야 한다.
기버를 좀 더 생산적인 고(高)성과자로 코칭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제도 측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그런 노력 없이 무턱대고 도움 주기를 권장했다간 자칫 희생당하는 기버만 양산하게 될지도 모른다. 기버 개인 차원의 변화 노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조직 내 기버 문화 내지 규범을 강화시키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 병행될 때 조직 전체의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한 3가지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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