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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압박하고 징벌하는 朴정부 소통의 ‘소’자도 모른다”

박원순 서울시장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압박하고 징벌하는 朴정부 소통의 ‘소’자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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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 대통령에게 다들 아우성
  • ● 위안부 합의는 국제법 무시
  • ● 확성기로 북핵 못 막아…5·24조치 풀어야
  • ● 창조경제, 서울 빼고 어디서 하려는지…
  • ● 3당 구도로는 야당 총선 必敗
1 월 12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다. 그는 야권 거두인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중의 한 사람이자 유력 대선주자다. 행정가로서 그는 복지·도시·역사 등 다방면에 걸쳐 박근혜 정권과 노선을 달리한다. 그는 “내가 ‘신동아’와 인연이 깊다. 1980년대 변호사 시절 연재하다시피 자주 글을 기고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 정말인가요? 어떤 주제로 기고를….
“온갖 주제. 제가 만물박사예요. 미셀레이니어스(miscellaneous)…잡식성이죠. 따지고 보면 잡다한 관점이 필요한 서울시장이라는 직업에 어울려요.”
▼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상시 게양하는 문제를 놓고 찬성하는 국가보훈처와 반대하는 서울시가 대립하고 있는데요. 시장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싶네요.
“(의자를 당겨 앉으며) 그건 정말 왜곡된 발표였어요. 지난해가 분단 70주년이면서 광복 70주년이었잖아요. 우리 서울시가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했어요.”



미셀레이니어스(miscellaneous)

그는 배석한 직원에게 “책장에 꽂힌 광복70주년 사업 파일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직원이 한동안 찾더니 두툼한 파일을 들고 왔다. 박 시장은 이 파일을 넘기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중에는 태극기와 관련된 것도 많아요. 조각으로 태극기를 만드는 사업도 하고, 심지어 무궁화동산을 만들어라, 이렇게도 했어요. 보훈처가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달자’고 해서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동의했고, MOU(양해각서)도 맺었죠.”
▼ 그러나 ‘임시 게양이냐 상설 게양이냐’로 의견이 갈린 거죠?
“우리가 시 산하 시민위원회와 논의하면서 그게 상설적으로는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수렴했어요. 왜냐하면 광화문광장에 뭘 하자는 분이 많아요. ‘보훈의 불꽃’도 하자고 하고, 그런 게 덕지덕지 많아지면…. 이순신 장군 동상이 애국과 조국 수호의 상징적 의미를 갖잖아요. 또 세종대왕 동상이라는 애족애민의 상징도 있고. 그래서 ‘거기는 한시적으로 하자, (동상 등을) 가리거나 하면 안 되니까 높이도 조절하자, 만약 상시적으로 한다면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자, 의정부터나 옛날 경기도 시민마당 같은 데 하면 어떻겠냐…’ 이런 논의를 보훈처와 하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서울시가 반대한다’ 이런 식으로…. 아니, 태극기 반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최근 한국과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합의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승적 견지에서 국민의 이해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내가 사실 위안부 문제는 세계 최고 권위자다. 논문을 엄청 많이 썼다”며 이번 합의를 비판했다.



“옮겨라 마라 못해” 

▼ 위안부 합의에 대해 우리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과거는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일전에 테오 반 보벤이라는 유엔 특별조사관이 명쾌하게 정리한 원칙이 있어요. 중대한 인권 침해는 형사적으로 처벌해야 한다, 민사적으로 배상해야 한다,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 원인이 된 기구를 폐지해야 한다, 이렇게요.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일본군위안부 피해자가) 10만 명에 달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여성뿐만 아니라 중국 여성, 대만 여성, 필리핀 여성, 네덜란드 여성도 피해자였죠. 이 정도의 중대한 인권 침해라면 그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봐요. 그걸 없는 일로 할 수는 없는 것이죠.”
▼ 박근혜 정부가 ‘소녀상 이전 노력’을 거론한 부분에 대해 일부에서 반감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소녀상은 정부가 한 게 아니죠. 민간이 한 거니까 민간이 알아서 하는 것이지 정부가 옮겨라 말라 할 수 없는 거 아닌가 싶어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회담 전문에서 이번 발표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박근혜 정부가 ‘최종적’ ‘불가역적’이라는 단어에 동의해준 점을 문제 삼았다.
“한일관계는 미래로 가야죠. 그건 분명한데, 실질적 과거 청산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늘 남을 수밖에 없어요. 불가역적으로, 최종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는 겁니다. 유스코겐스(jus cogens, 강행규범)라고, 인권의 본질적 내용은 어떤 국가도 어떤 법령도 침해할 수 없어요. 유엔도 전쟁범죄와 비인도적 범죄에 대해선 국내법적 적용을 금하도록 하고 있죠. 이번 한일협약 내용은 이런 것을 근본적으로 무시해요. 국가가 최종적으로, 불가역적으로 합의할 수 없는 겁니다. 이런 국제법적인 것이 있기 때문에요. 아무튼 제가 보기에 조금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고요.”





“슈퍼 을이 어떻게 갑을…”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타결 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대국민담화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쓸데없고 무의미한 짓이라는 비판이 남북관계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확성기 방송이 북핵을 억제하는 방안이 될 수 없으며 5·24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했다. 5·24조치는 2010년 천안함 폭침 후 이명박 정부가 남북교역을 중단시키고 대북지원사업을 보류시킨 조치다. 북한은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사업 재개를 요구해왔다.
▼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법으로 확성기 방송이 적절하다고 봅니까.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미 비핵화에 합의했어요. 이런 측면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것을 억제하는 방안이 대북방송일까요. 당장 우리 개성공단에 위기가 오고 있잖아요. 저는 우리가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렛대를 아주 튼튼하고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통제 불가능한 방향으로 진행되기 때문이죠. 그러려면 5·24 조치를 좀 해제한다든지 북한에 우리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구축해가야 해요.
예컨대 동독이 결국 끌려 왔잖아요. 제가 동독에 가보니 분단된 날부터 서독에 편입되는 날까지 모든 동독 주민이 서독 TV를 봤더라고요. 동독 정권이 좋아서 그렇게 해준 게 아니죠. 그걸 못 보게 하면 서독이 모든 걸 끊어버리니까. 우리도 견인해낼 수 있는 지렛대를 가져야 해요. 이런 관점의 정책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박근혜 정부 3년을 평가해주시죠.
“우리가 ‘슈퍼 을(乙)인데 갑(甲)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국민이 평가하고 언론이 평가하는데요.”
▼ 그럼 (박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만 말해주시죠.

“글쎄요, 아무튼(웃음)…. 정치평론가분들 많잖아요.”



“연대 없으면 필패”

지금 야권은 안철수 의원이 탈당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화되는 격변상황을 맞고 있다. 박 시장은 안 의원과 숙명의 관계였다. 안철수의 시장후보 양보, 박원순의 시장 당선, 이어 전국을 휩쓴 안철수 현상…. 두 사람은 잊지 못할 금쪽같은 추억을 공유했다.

▼ 2011년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로 서울시장이 될 때 상대 파트너가 안철수 의원이었죠. 안 의원이 얼마 전에 박 시장께서 소속돼 있는 정당을 떠났는데요.
“저는 정치가 전면적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말하자면, 당파적 이익이나 개인적인 탐욕이 아닌 우리 공동체를 위한 정치가 돼야 한다고 봐요. 제가 독일의 동방정책을 편 빌리 브란트 묘지에도 갔다 왔는데요. 그분의 동방정책을 그 이후의 독일 보수정권도 이어갔죠. 우리 사회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잖아요. 우린 민족 대사인 대북 문제까지 정략의 도구로 이용하죠. 이런 걸 바로잡아야 한다고 봐요.
안철수 신당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국민 눈높이에 맞게 경쟁하면 좋겠어요. 재래시장 가서 떡볶이 먹는 그런 이벤트 말고요. 저는 안철수 의원이 그런 혁신의 진정한 길을 간다면 따라갈 수 있겠죠. 그런 혁신 경쟁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당시 안철수 후보가 지지율이 높았음에도 박 시장께 후보 자리를 양보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시장이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웃음). 우리가 오래 아는 사이니까. 실제 제가 시장으로서 안정감 있게 잘 해오고 있지 않나요,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아무튼 당시 저는 결심을 딱 한 상태고 그분은 서울시장으로 꼭 나가야겠단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지지도야 처음 시작할 때와 끝날 때가 많이 다르기 마련이고.”
▼ 일각에선 새누리당, 더민주당, 국민의당 3당구도로 총선을 치르면 야당 쪽이 불리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국민의당 쪽은 삼자 구도가 자신들의 필승 구도라고 하는데요. 선거를 치러본 처지에서 어떻게 평가합니까.
“1987년 대선 때 야당 사람을 많이 만났어요. 당시 그 사람들은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삼자 구도가 필승 구도라고 했죠. ‘노태우와 김영삼이 영남을 양분하고 호남과 수도권을 통해 승리한다’는 거죠. 그래서 야권은 분열됐고 선거에 졌죠.
‘분열은 필패다. 분열하면, 부정선거가 있어도 그 부정선거를 따질 도덕적 권위마저 사라진다.’ 제가 따랐던 조영래 변호사의 말입니다. 제가 야권 단일화 운동을 상당히 열심히 했어요. 밤샘 회의하고 그랬는데, 그때 깨달은 교훈이 ‘역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입니다. 지금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서로 혁신을 향해 경쟁하는 건 중요해요. 그러나 선거에서 뭉치지 못하면, 당의 통합은 어려울 거라고 보는데, 연대라도 하지 않으면 필패합니다. 만고의 진리라고 생각해요.”



‘갈등 없는 서울’    

▼ 안철수 의원은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저는 단지 당원의 처지에서 그렇게 생각한다는 말씀이고요.”
박 시장은 한국이 조선·철강에선 중국에 밀리고, 교육·서비스 분야에선 갈 길이 먼데 정치가 합의를 모아내지 못하고 만날 싸우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조선업 망한 스웨덴의 ‘말뫼의 눈물’이 우리나라에서 재연될지 모른다” “제가 포스코 사외이사 해봐서 아는데, 철강 경쟁력이 떨어졌다” “해외유학으로 인한 국부 유출이 심각하다” “우리 의료수준이 높지만 의료산업은 싱가포르, 방콕에 뒤진다”는 것이다. 말뫼는 세계 조선업을 선도하다 한국 조선업체들의 약진에 밀려 퇴락한 스웨덴의 옛 조선 도시다. 
▼ 여당에서는 분열이 야당의 책임이라고 합니다. 
“둘 다 책임이죠. 정치의 본질, 정치인의 사명이란 걸 다시 돌이켜 보면, 그렇게 해선 안 돼요. 서울을 보십시오. 서울에 갈등이 어디 있습니까. 제가 다 해결해 왔잖아요. 저와 정치적 성향이 다를 거라고 예측되는 보수진영을 엄청 끌어안고 넓게 가고 있습니다. 보훈단체하고 저하고 이렇게 좋은 시절은 아마 없었을 거예요. 늘 제가 그분들 뵙고 그분들이 원하는 바를 다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죠. 보훈종합정책, 제가 딱 만들어서 다 하고 있고요.”
▼ 야권 통합을 위해 역할을 할 의향이 있습니까.
“저도 안타까운 게, 시장인 저는 행정가죠.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사실 지난번 문·안·박 연대라는 것도 제가 뭘 나서서 하겠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다만 또 갈등과 분란이 심해져서, 제 이름이 필요하다고 해서, 제 이름을 드리는 정도였죠. 하루 종일 수많은 이슈를 다뤄야 하는 제가 거기, 여의도에 가서 집무를 할 겁니까. 그건 아니었고요. 결국 문·안·박은 문·안 체제를 의미했죠. 그렇게 해드린 뒤 저는 빠지고 두 분이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고요. 제가 그 이상의 역할을 할 수는 없습니다.”
▼ 나중에 안철수 의원을 만나서 연대하라고 이야기할 생각은?
“그거야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일이죠. 제가 전화는 하고 있고요. 아니, 저는 크게 보면 연합하고 연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언급할 가치도 없다”

박 시장은 단체장이지만 4월 총선의 숨은 키 플레이어인지도 모른다. 이른바 박원순 사단(임종석·기동민 전 부시장, 권오중 전 비서실장, 천준호 전 보좌관, 민병덕 전 법률지원단장, 오성규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등)이 총선을 향해 기동할 태세다. 박 시장은 “내 사람이 어디 있나. 물론 나하고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니까 개인적으로 이분들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지만 정치판에서 내 사람 챙기고 그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서울시민들은 주로 어떤 생각을 할까요. 
“서울과 다른 도시의 조건이 다르지만, 서울이 잘되면 지방도시가 잘되고, 농촌이 잘되면 서울이 잘되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어요. 서울시민들에겐 주거, 일자리, 안전이 주된 관심사겠죠. 북한의 위협으로부터의 안전을 포함해 정치적 안정, 사회적 안정도 중요하게 여기겠죠. 이런 것에 대해 서울시는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어요. 제가 올해 신년사에서 특별히 강조했고요.”
▼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서울시민은 야당 쪽을 더 지지하는 경향인데요.
“진보정권 10년에 대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보수정권 10년을 가져왔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새로운 흐름이 필요하다고 다수의 시민이 느끼는 것 같아요. 우리가 잘 해야죠.”
▼강용석 전 의원은 “박원순을 잡기 위해 총선에 출마한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강 전 의원 본인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어서요.
“제가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어떻게 이끌겠나”

청년수당을 둘러싼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비화했다. 청년수당은 소득이 낮은 미취업자나 졸업예정자 3000명에게 최장 6개월간 월평균 50만 원의 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보건복지부는 정부와 협의해야 할 사업이라면서 대법원에 제소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자체가 정부와 협의 없이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면 지방교부세를 감액하도록 한 정부 시행령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 정부 쪽에선 “청년수당이 포퓰리즘적 복지사업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요.
“지금 이 청년실업 때문에 ‘헬조선’을 외치는 청년세대를 우리가 한 번 제대로 만나지도 않았어요. 제가 명색이 1000만 시민이 뽑은 서울시장이고, 서울시가 청년 당사자들과 지난 3년 동안 함께 이 정책을 만들었어요. 문제가 된 청년활동 수당만이 아니라 20개 정도의 종합청년대책입니다. 유럽연합이라든지 다른 나라의 사례도 다 연구했고요.
이런 것인데 중앙정부는 한마디로 ‘이건 중복된다’고 해요. 중복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규정짓고, 압박하고, 징벌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해요. 이 태도 자체가 ‘소통의 소자도 없는 정부’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죠. ‘이렇게 정치를, 행정을 운영해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어가겠는가’에 대한 절망감이 앞섭니다. 제가 총리나 장관이라면 ‘서울시장님, 이번 주에 시간 안 나세요? 언제 한번 모입시다. 조찬하면서 회의 한번 해 봅시다’ 이렇게 하겠습니다. 소집해서 1시간이면 해결될 문제를 이렇게 정치적 갈등을 유발하고 사회적 혼란을 이끕니까.”
박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저는요. 지방자치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아주 1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 현장에서 좋은 정책이 나오거든요. (청년수당은) 현장에서 청년들과 함께 만들었어요. 이런 걸 책상머리에서 아주 획일적으로 ‘전국이 꼭 같아야 한다’고 하니 굉장히 무모하다고 생각해요.
서울만이 아닙니다. 시도지사가 전부 아우성입니다. ‘대통령이 분기별이라도 한 번 우리를 만나 달라’ 이게 일치된 요구거든요. 저는 현장 방문을 계속하고 있고, 구청이 못 하는 걸 약속한 게 몇 조원 됩니다. 구청의 문제를 저희 시가 해결해요. 그럼 그 구청이 중국의 구청입니까? 국방이나 외교처럼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지난번 메르스 사태 때도 봤듯이 지방정부가 생각보다 유능해요. 손발이 있잖아요. 시도지사회의 열어서 맡기면 훨씬 잘할 수 있어요. 중앙정부 혼자서 예산도 다 가지고 정책도 다 달라고 하니 힘겹고 현실에 안 맞는 겁니다.”

▼ 대통령이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하거나 그런 측면이 있다고 봅니까.



“대통령 면담 여러 번 요청”

저는 서울시장으로서 대통령을 뵙자고 여러 차례 청했어요. 물론 행사에서 악수는 여러 번 했죠.”
▼ 독대는.
“한 번도 안 해주시더라고요. 이해가 안 가요.”
▼ 어떤 일을 논의하려고 했습니까.
“아니, 현안이 얼마나 많습니까. 창조경제만 하더라도 창조경제 지원센터를 만들면서 저만 쏙 뺐어요. 다른 시도에선 다 시도지사 옆에 서 있었잖아요. 저는 그 옆에 못 섰습니다. 창조경제를 서울에서 안 하고 어디서 하시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 왜 안 만난다고 보나요.
“그걸 슈퍼 을에게 물어보시면…. 저는 야당에 소속된 당인이지만 그건 1%도 안 되고 99%는 서울시민과 늘 함께 갑니다.”
박 시장은 “서울의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나라 문제의 절반을 푸는 것”이라면서 “늘 (박 대통령에게) 협력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주자 여론조사와 관련해선 “하늘에 날아다니는 새털과 같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박 시장의 ‘서울 이야기’▼ I SEOUL U, 서울역 고가, 한강이 뜬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의 ‘국제관광도시’로서의 경쟁력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I SEOUL U, 서울역 고가, 한강을 주목하라는 것이다.
▼ 오다 보니 ‘시민청 3주년’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시청 건물 지하2층을 ‘시민청’이라 부릅니다. 시민들이 회의도 하고 강연도 하고 공연도 하고 결혼식도 해요. 50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고 외국에서도 벤치마킹해요. 서울시청 건물의 38%가 개방돼 있습니다. 도시락 싸와서 먹어도 돼요.”
▼ 서울의 새 브랜드 ‘I SEOUL U’에 대해 ‘문법적으로 이상하다’는 논란이 있는데요. 
“문법은 만들어집니다. 제가 영어학원 강사를 오래했어요. 영어책 한 권 쓰려고 하는데, 예를 들어 메이크(make)를 쓰면 뭐든지 말이 됩니다. ‘아이 서울 유’라고 하니 처음엔 낯설죠. 그러나 메이크처럼 동사 ‘서울’도 자유자재로 변해요. 하트 모양을 그리면 ‘아이 러브 유’가 되고 다리 모양을 그리면 ‘아이 브리지 유(나는 너를 연결한다)’가 되죠.”

“패러디 당해 인지도 급상승”
▼ 예전 브랜드인 ‘하이 서울’이 낫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13년 동안 사용한 ‘하이 서울’의 인지도가 60%였는데 ‘아이 서울 유’는 일주일 만에 70%가 됐어요. 패러디를 많이 당한 탓이죠. 쉽게 패러디 된다는 것은 긍정적으로도 쉽게 변한다는 뜻이죠. 고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한 3세대형 브랜드죠. 저는 ‘나의 친구 서울’이라는 ‘서울 메이트(SEOUL MATE)’를 원했어요. 이걸 브랜드로 삼았다면, 너무 평범해 전혀 화제가 안 됐을 거고, 홍보하는 데 10년은 걸렸을걸요. 그러나 ‘아이 서울 유’는 단박에 화제가 됐잖아요. 앞으로 많은 내외국인이 ‘아이 서울 유’를 좋아할 겁니다.”
▼ 역점을 두는 시정(市政)은?
“서울시는 굉장히 많은 일을 해요. 그래서 특정 사업보다는, 시정의 원칙을 세우는 데 중점을 뒀어요. 상식, 합리, 균형이 그것이죠. 이런 잣대로 일하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래, 위, 옆으로 모두 힙을 합쳐서 일하는 협치,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만드는 혁신을 실천하려 해요. 서울은 지금 회의하기 좋은 도시 세계 1위, 전자정부도시 세계 1위죠. 외자 유치도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어요. 우리 경제가 어렵지만 외국인들은 ‘서울이 좋아지고 있다’고 여겨요. 뉴욕, 런던이 유명한 도시지만 심각한 문제가 많아요. 서울은 끊임없이 혁신해왔다고 봐요.”
▼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자 전용도로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주변 교통체증이 심해진 것 같습니다. 운전자들이 불만인데요. 이 사업을 대권 프로젝트로 활용할 생각인가요.
“그럼 대권 프로젝트가 1만 개쯤 되겠네요. 저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확신해요. 언론이 비판하고 일부가 반대하면서 일이 커졌어요. 한양도성 유네스코 등재 사업처럼 이보다 중요하지만 조용히 진행되는 일이 많아요. ‘신동아’에서 반대해주면 유명해질 것 같아요. 서울역 고가도로는 보행자 친화도시를 만들려는 한 방안입니다. 세계 주요 도시가 이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걸어야 도시가 살아요. 음식점에도 들르고 물건도 사죠. 지금 서울은 차가 중심이죠. 직장과 집 사이를 차로 왔다 갔다 하면 그 중간은 경제가 죽는 거예요.”
▼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이 사업에 강하게 반대했는데요.
“주변 중림동, 청파동 서계동, 공덕동 일대는 시내의 중심지역인데도 철로에 의해 보행로가 단절되는 바람에 완전히 노후화했어요.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으로 이 지역이 재생될 겁니다. 17개의 연결다리(접근로)가 생겨요. 많은 사람이 여기를 걸어 다닐 것이고 굉장히 큰 효과를 낼 거라고 봐요. 쇠퇴하는 남대문시장도 좋아질 거예요. 파리는 센 강변 자동차 도로도 다 없앴어요. 서울 도심도 보행자 위주로 바뀌어야 해요.”
▼ 서울시와 정부는 지난해 8월 4000억 원이 들어가는 한강 자연성 회복 및 관광자원화 종합계획을 공동 발표했죠. 이 사업은 지금 잘 추진되고 있습니까.
“한강은 세계에 내놓을 만한 문화재급 보물이죠. 장기적으로 한강의 생태성과 정체성을 회복하는 한편 소프트웨어를 관광자원화하는 일이 긴요해요. 지난해 발표한 밑그림과 22개 주요 사업은 착실히 이행하고 있고 앞으로 적극 홍보할 예정입니다. 올해 379억 원을 들여 본격적으로 실행합니다.”    
▼ 여러 언론은 이 사업의 핵심이 여의도 한강변 관광자원화일 것이라고 보도했는데요. 그러기 위해선 여의도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건 주민들의 재건축 의사겠죠. 시가 지난해 10월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을 내놓으면서 기본 여건이 마련된 상태예요. 주민들이 구체적 재건축 안을 제안해 오면 이 기준에 맞춰 협의할 겁니다.”
이어 박 시장은 여의도 한강변 수변 연접부와 관련해 “수변 연접부는 중저층(15층 이하)으로 하되, 일반주거지역에선 35층까지 허용해 V자형의 입체적 경관을 유도할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여의도, 잠실, 용산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51층 이상 초고층 주상복합(주거용 35층 이상)도 허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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