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호

특집 | ‘김해新공항’ 연착륙이냐, 경착륙이냐

인천공항 잇는 ‘국가 관문’ 생산유발 9조3000억

신공항 개요 & 청사진

  • 입력2016-07-20 11: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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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공항정책의 최대 이슈이던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일단락됐다. 6월 21일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의 최적 방안으로 기존 김해공항 옆에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 규모와 유발효과 등을 짚어본다.
    영남권 신공항은 2007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이후 영남 지역의 뜨거운 현안 중 하나였다. 2011년 정부는 신공항 후보지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검토했으나, 공항을 새로 지을 경우 두 군데 모두 환경 훼손이 심하고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평가돼 신공항 건설은 사실상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 저비용 항공사들의 급속한 성장과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항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다.



    영남지역 전체가 후보지

    정부는 2013년 영남권 항공 수요 조사를 통해 김해공항이 2023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판단하고, 영남권의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적기(適期)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영남권 신공항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입지 선정부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하자는 취지에서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장이 ‘△외국의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고 △용역 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않으며 △유치 경쟁을 하지 않고 용역 결과를 수용한다’는 합의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프랑스의 세계적 공항 계획·설계 전문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의뢰했다. ADPi는 1년여에 걸친 조사·연구를 거쳐 영남권 신공항의 최적 방안으로 ‘김해 신공항’을 정부에 제시했고, 정부는 합의 정신에 따라 김해 신공항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공항 건설은 수조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따라서 경제성, 접근성, 안전성, 환경성, 공항 운영 측면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ADPi는 객관적 시각으로 이 모든 요소를 살펴보고 입지 평가를 진행했다. ADPi는 선입관 없이 영남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후보지를 물색했으며, 1차로 35곳을 예비 후보지로 선정해 평가했고, 후보지 압축 과정을 통해 김해공항, 밀양, 가덕도를 최종 후보지로 꼽았다. 이들 3개 후보지에 대해 경제성, 환경성, 공항 운영성,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김해공항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정부-지자체 ‘공동 작품’

    ADPi는 김해 신공항 사업비를 4조1700억 원으로 산정했다. 이는 밀양 4조5300억~5조8200억 원(활주로 1개 또는 2개), 가덕도 7조4700억~10조2000억 원(활주로 1개 또는 2개)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다. 또한 김해공항은 다른 후보지와 달리 바다를 매립하거나 산을 잘라낼 필요가 없어 환경 훼손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무엇보다 이번에 제시된 김해 신공항 방안은 새로운 활주로를 현 김해공항 북측에 위치한 돗대산과 신어산 등 산악 장애물의 영향을 안 받는 방향으로 건설하고 기존 활주로와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동안 김해공항의 한계로 지적된 안전성 문제를 해소하면서 활주로 용량도 대폭 늘어나게 됐다.

    이전에도 김해공항 확장 방안이 검토된 적은 있다. 그런데 이전 검토안은 김해공항의 안전성과 활주로 용량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전 검토안은 현재의 공항 부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북측 돗대산과 신어산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 보니 안전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지만 활주로 용량이 그다지 늘어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ADPi는 기존 부지를 벗어나 새로운 활주로와 터미널을 건설하는, 이전에는 검토되지 않은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로 이전 검토안과 비교하면 활주로의 방향과 길이, 교차 여부 등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이전에 검토된 방안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활주로 운영 방식’에 있다. ADPi는 기존 활주로에서 북서 방향으로 40도를 틀어 새 활주로를 건설함으로써 북측 산악 장애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항공기 운항이 가능케 했을 뿐 아니라, 기존 활주로와 새 활주로를 바람의 방향에 따라 각기 착륙 전용, 이륙 전용으로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32회에서 70회로 크게 늘어날 수 있게 했다.

    정부는 영남권 신공항 최종 입지가 결정되기까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입지 평가에 대한 모든 사항은 “외국 전문기관에 일임하고, 그 결과를 수용한다”는 영남권 5개 지자체장의 합의에 따라, 용역 진행 과정에서도 수 차례의 국장급 실무회의, 지역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통해 지자체 의견을 최대한 수렴했다. 따라서 이번 입지 평가 용역은 사실상 영남권 5개 지자체와 정부가 공동으로 진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로지 전문성에 기초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연구 결과라고 자부한다.

    김해 신공항이 건설되면 국제선 2800만 명, 국내선 1000만 명 등 연간 총 3800만 명의 여객 처리가 가능하다. 2040년 영남권 전체의 항공 수요가 2937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해 신공항은 향후 영남지역 항공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공항이 되는 것이다. 이는 국내 공항 중 인천국제공항 다음으로 큰 규모로서, 영남권 거점 관문공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손색이 없다.



    年 3800만 여객 처리

    정부는 김해 신공항을 영남지역 모든 주민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로·철도와 같은 연계교통망도 확충할 계획이다. 대구, 부산 등에서 김해 신공항까지 별도의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 철도망을 구축할 예정이며, 그렇게 되면 대구에서의 이동시간은 현재 약 100분에서 75분으로, 부산에선 약 40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될 것이다. 또한 대구-부산 고속도로와 남해 제2고속도로에서도 새로운 국제선 터미널까지 연결도로를 신설해 도로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생산 유발효과는 9조310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3조2000억 원, 취업 유발효과는 약 5만7300명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남지역엔 각각 7조6000억 원, 2조5600억 원, 4만7600명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은 단순한 공항 건설 차원을 넘어 영남권의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정부는 김해 신공항 건설사업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앞으로 예비타당성조사, 기본계획, 설계, 착공 등의 단계로 진행되는데, 7월 중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해 빠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모든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면 김해 신공항은 늦어도 2026년에 개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영남권 5개 지자체와 정부 간 합의에 따라 용역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수용해 김해 신공항을 건설하게 된 것은 지역 간 갈등이 불가피한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에 있어서 좋은 사례가 됐다고 생각한다. 향후 김해 신공항 건설 추진 과정에서도 영남지역 주민의 관심과 응원을 기대하며, 정부는 관계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김해 신공항이 명실상부한 영남권의 거점 공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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