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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불확실성’ 유령 없애는 데 최선”

제프리 마운트에반스 런던금융시장

  • 런던=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불확실성’ 유령 없애는 데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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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더 시티는 그대로…브렉시트 엑소더스 없다”
  • ● “EU 접근권, 패스포팅권, 우수 금융인 지킬 것”
  • ● 더 시티, 여의도 넓이에 주민 5000명, 금융인 35만
  • ● 선박중개 전문가 출신 제688대 시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이후 주목받는 곳 가운데 하나가 런던의 금융중심지 ‘시티 오브 런던(The City of London, 이하 더 시티)’이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 금융의 허브 격인 이곳에 투자회사와 은행 등 5000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들어서 있다. 브렉시트로 말미암아 더 시티에도 ‘불확실성’이라는 유령이 어른거리자 너도나도 엑소더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6월 25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계 대형 은행 JP모건체이스, 골드먼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등이 더 시티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 더블린,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이 이전 후보지로 꼽힌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2020년까지 더 시티에서 7만〜10만 개의 금융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브렉시트 이후 더 시티의 금융사들이 유럽연합 국가(EU) 고객에게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팔 수 있는 ‘패스포팅 권리(passporting right)’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더 시티에서 청산(clearing)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까지 했다. 청산 기능은 주식과 파생상품 등의 거래에 필수적인데, 어느 한쪽이 부도가 나더라도 다른 한쪽에 지급을 보장해 위험성을 줄이는 게 목적이다.



“여전히 최고의 금융 중심지”

이런 기능을 갖춘 데다 영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이어진 덕분에 그간 더 시티의 금융거래에 많은 이점이 있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더 시티는 옛 명성을 잃고 다른 도시에 영향력을 빼앗기고 말 것인가.



더 시티는 넓이에 빗대 ‘스퀘어 마일’(실제로는 1.12제곱마일, 2.9㎢)로도 불린다. 주민은 5000명 정도이지만, 이곳 금융권에서 일하는 사람은 35만 명에 달한다. 이번 브렉시트 투표에서 EU 잔류에 투표한 비율이 75.3%였다. 세계의 주식 및 파생상품, 원유 거래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반면 2012년 바클레이스 은행의 리보(LIBOR) 금리 조작 등 각종 금융사고도 끊이지 않던 곳이다. 더 시티를 포함한 영국에서 금융 관련 산업 종사자 수는 220만 명에 달한다. EU 은행이 영국 내에 보유한 자산가치는 1조1000억 파운드(약 1670조 원) 규모다.

더 시티 지역을 총괄하는 이는 런던금융시장(The Lord Mayor of the City of London)이다. 32개 자치구로 이뤄진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 Authority)의 행정을 관할하는 런던시장(노동당 출신 사디크 칸)과는 별도의 권한을 가졌지만 서로 긴밀히 협력한다. 런던금융시장은 더 시티의 경찰권도 맡고 있다. 더 시티의 비즈니스를 대표하고, 특히 금융 서비스 분야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정부 자문에 응하며, 해외 정부와 비즈니스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더 시티를 홍보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장관급의 중책이지만 보수는 없고 임기는 1년으로 정해져 있다.

현재 제688대 런던금융시장을 맡고 있는 제프리 마운트에반스(Jeffery Mountevans)는 지난해 11월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케임브리지대 출신으로 세계적인 해운중개업체 클락슨 상무, 매러타임UK 회장, 조선공사조합 회장 등을 역임했다. 마운트에반스 시장은 ‘신동아’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더 시티가 장래에 약간의 불확실성과 마주하겠지만, 우리는 전문가, 법규, 시설 등에서 여전히 많은 강점을 가진 세계 최고의 금융 중심지”라며 낙관론을 폈다.


“지위, 일자리 유지할 것”

▼ 더 시티는 영국에 연간 600억 달러(약 69조 원)의 경제적 기여를 하고 있다. 브렉시트 여파로 금융기업이 대거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고 더 시티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이 EU를 떠난다고 더 시티의 일자리가 대량 유출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브렉시트 투표가 영국 비즈니스에 어느 정도 불확실성을 가져왔고, 현재는 많은 이에게 답보다는 의문을 주는 상황이지만, 금융 비즈니스가 우리의 해외 경쟁자에게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은 없다. 더 시티는 그동안 매우 창의적이었고, 변화에 재빨리 적응해왔다. 이것이 더 시티가 세계의 선진 금융센터로 발전해온 여러 요인 중 하나다.”

▼ 런던이 유로화 거래 시장에서 배제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다. 통화 거래 기능이 유럽으로 옮겨가고 선박 보험도 침체될 것이라는데.

“영국과 유럽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어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 그러나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더 시티는 선진 금융센터로서의 지위와 이 분야의 관련 일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더 시티가 원하는 것이 뭔지 영국 정부에 명확하게 요구할 것이다. 여기에는 싱글 마켓(비관세로 상품과 재화의 이동이 자유로운 EU 역내)에 대한 접근권, 패스포팅 권리, 해외 숙련 노동자 채용 방식 등이 포함될 것이다.”

패스포팅 권리를 갖고 있으면 기업이 EU 국가 중 한 나라에서만 인가받아도 모든 EU 회원국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동등하게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다국적 기업에 특히 중요한데,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권리를 각국에서 따로 얻을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이런 절차를 생략하면 큰 이점이 된다.

▼ 이번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는 더 시티에 근무하는 금융인들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과반수의 영국인이 브렉시트에 투표한 건 맞다. 그러나 그들이 더 시티의 금융인들을 어떻게 보는지를 투표와 연결시키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마운트에반스 시장과 다른 견해를 내놓은 이도 많다. 금융 컨설턴트 빅토리아 매킨지 씨는 “많은 사람이 더 시티 금융인들의 탐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여긴다. (그곳의) 극소수 인원이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했고, 그 영향으로 영국인들이 지금껏 긴축상황을 겪고 있다. 더 시티 금융인들은 자기 중심적인 자본주의의 나쁜 측면을 대표하고, 금융위기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가까운 시기에 더 시티는 불확실성, 일자리 감소, 금융인 보너스 감소 등을 겪게 될 것이고 한다.

“더 시티는 세계 최고의 금융센터라 매력적인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고도로 숙련된 우수한 금융인들, 영어 사용 환경, 세계 최고의 인프라와 교육기관, 안정된 법률 시스템, 훌륭한 비즈니스 환경 등 셀 수 없이 많다.”

▼ 브렉시트 이후 EU 국가 출신자에 대한 이민 장벽이 생기면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겠나(더 시티의 금융인 중 11%는 EU 내 다른 나라 출신으로 파악된다).  

“더 시티는 우수 금융인을 끌어들이는 것이 더 시티의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 영국 정부에 분명히 알릴 것이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더 시티의 환경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민 규정도 바뀌지 않았으며, 영국은 당분간 여전히 EU 회원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더 시티는 늘 개방적이고 외부 지향적이었다. 우리의 국제 상거래 파트너들에게 이 점을 계속 강조할 것이다.”

▼ 단기적 차원에서 대변동의 위기를 줄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개혁적인 이점을 극대화할 방안은 있나.

“영국이 EU와 협상하는 동안 더 시티는 정부와 긴밀하게 일하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겠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은 중요한 국제 파트너들과 접촉하면서 영국이 여전히 비즈니스에 매우 개방적이라는 사실을 확신시키고, 더 시티가 그들의 지역적 거래 파트너로 선택되길 원한다는 것을 알리겠다.”



한국 방문하는 이유

▼ 7월 말에 한국을 방문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비즈니스 리더 등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안다. 이번 방한 목적은 무엇인가.

“두 가지 중요한 계획이 있다. 정부 대표, 국회의원, 투자자, 비즈니스 리더들과 만날 때 영국이 여전히 비즈니스에 매우 개방적이라는 사실을 확신시키려 한다. 영국은 브렉시트 투표 이후에도 한국과의 무역을 확대하고 싶어 한다. 양국의 무역거래는 2011년 이후 62% 늘었다. 양국 관계가 이보다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싶다. 그리고 영국이 얼마나 한국에 헌신적인지, 파트너를 얼마나 가치 있게 여기는지, 그리고 더 시티가 그들의 비즈니스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등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 브렉시트가 향후 더 시티와 한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브렉시트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영국은 여전히 EU 회원국이다. 더 시티는 한국 회사와의 상업적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길 기대하고, 거래를 환영한다. 서울과 부산을 방문할 때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그는 한국 외에도 일본, 대만 등을 잇달아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 아시아 방문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 진출한 각국 금융기관들의 거점 이전을 막고, 불확실성이 제기된 더 시티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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