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호

공동 기획 | 신동아, IBK기업은행 | 대한민국 강소기업인

신약 개발 효율 극대화 바이오메디칼 연구솔루션 기업

천병년 우정비에스씨 대표

  • 김지은 |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입력2016-07-20 14: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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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 개발 성공 위한 필수 파트너
    • 실험동물에도 ‘웰빙 시스템’ 적용
    • 바이오메디칼 랜드마크 건설 계획
    실험동물을 위한 ‘웰빙 시스템’과 ‘3D 이미지 스크리닝’. 일반인에겐 좀 생소하지만, 동물실험의 오류를 줄이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적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미래 바이오산업의 유망 분야다. 우정비에스씨는 신약 개발을 위한 이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 생명공학 분야의 미래를 개척한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연구·개발 성공 소식이 잇달았다. 이들과 오랜 파트너십을 통해 첨단 연구개발 시스템을 지원해온 우정비에스씨의 역할이 컸다. 우정비에스씨는 1989년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생명공학 시장에 신약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창업한 생명과학 연구기업이다. 2005년엔 생명공학 관련 실험의 필수조건인 바이오 멸균장비를 개발했고, 2008년엔 우정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해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은 전문적, 창의적 사업 영역을 구축해왔다.

    최근에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 및 예방을 위한 공간멸균장비 개발과 인체에 무해한 멸균기술 확보에 진력하고 있다. 이 회사 천병년 대표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국산 신약 개발의 조력자 역할을 넘어 바이러스와의 전면전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바이오 연구 솔루션 기업을 넘어 우리의 일상생활 공간에도 안전한 멸균 시스템 분야에서 선두기업이 되자고 마음먹었다.



    ‘휴먼 에러’ 막으려면…

    ▼ 최근 첨단 애니멀 하우징 시스템을 강조했는데.



    “신약 개발을 위한 비임상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동물실험 데이터다. 그런데 동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환경의 영향을 받는 살아 있는 유기체이므로 스트레스나 질병 등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실험동물의 건강과 위생 상태가 매우 중요한데, 아무리 좋은 실험동물을 도입했어도 사육 환경에 따라 실험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자연 상태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던 동물들을 우리에 가둬두고 자연 상태에서와 같은 건강을 유지하게 하려면 사료나 깔짚, 청결 등 라이프스타일에까지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먹고 자고 놀고 숨 쉬는 모든 것이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개체로부터 얻은 데이터는 가치가 없다.”

    ▼ ‘실험동물의 웰빙’은 생소한 개념이다.


    “실패를 잘 인정하지 않는 우리 풍토 때문인지, 진행하던 실험의 실패를 선언하고 중단하는 것이 연구개발자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실험동물의 웰빙은 동물실험의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고 유의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실험에 필요한 동물의 개체수를 줄이는 데도 기여해 동물 보호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 기업이 직접 실험동물을 관리하는 것보다 우정비에스씨 같은 전문기업에 위탁하는 게 어떤 점에서 유리한가.

    “바이오산업이 발전할수록 실험의 종류와 내용이 다양해지고, 갖춰야 할 조건들도 까다로워진다. 물론 각 기업도 기본적인 시스템은 갖춰야겠지만, 때로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 수백억 원대의 실험장비나 그런 시스템을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인력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람이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휴먼 에러’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숫자의 동물실험실이 있지만, 이들 시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외국에는 실험동물의 하우징 시스템에 대해 법적 규제를 하는 곳들이 있으나, 우리는 아직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우성비에스씨처럼 전문인력과 시스템을 갖춘 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우정비에스씨는 실험동물을 관리하고 위탁 실험을 할 수 있는 국제적인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동물실험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윤리위원회의 허가를 받고 실험에 필요한 개체를 확보하고 시설과 공간을 마련하는 것뿐 아니라 실험 운영관리까지 전문적, 체계적으로 대행한다. 또한 실험동물기술사 자격증을 보유한 인력이 상주하면서 숙련된 노하우로 실험동물을 관리한다. 연구자가 실험실 외부에서 인터넷을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지시할 수 있어 연구의 효율 극대화가 가능하다.”



    3D 조직으로 대체 실험

    ▼ 3D(입체) 조직을 이용한 대체실험은 어떤 것인가.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3D 조직은 인공배양세포를 활용해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장기를 3D 구조로 재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몸에 약물이 전달되는 과정과 유사한 상황을 재현할 수 있어 약물의 독성 여부는 물론 약물이 어느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예상할 수 있다. 생체실험과 비교해도 결과 확인 속도와 정확성이 뛰어나다.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할 순 없겠지만 2D 조직을 이용한 기존 실험보다 진일보했다.

    동물실험은 일종의 확률 게임이다. 100마리를 실험에 사용할 경우 100마리의 성별과 컨디션이 균일해야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반응을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실험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전량 폐기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3D 조직을 이용한 대체실험은 윤리적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환자의 세포로 3D 조직을 만드는 단계까지 기술적으로 가능해졌다. 의사, 연구자, 병원 시스템, 실험 전문집단이 공조함으로써 실제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빠르고 정확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어가고 있다.”

    ▼ 국내 의료기관의 멸균 시스템엔 어떤 문제가 있나.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멸균 시스템 노하우가 병원 시스템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험동물들은 집단 사육된다. 감염된 동물이 유입돼 다른 동물들에게 질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사전에 분류하고 차단하는 ‘셧다운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실험실 동물 모두가 감염되는 대재앙이 발생한다. 우정비에스씨가 병원 내 멸균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지가 1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엔 감염질환으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와 대비책이 전무했고, 메르스 사태를 겪고 난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예견된 것이었다. 병원에서 소독멸균을 한답시고 소독제를 별다른 장구도 없이 스프레이에 담아 함부로 뿌려대지 않았나. 소독제는 대체로 엄청난 산화제다. 호흡기로 들어갈 경우 폐가 섬유화하고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 반드시 안전성을 검증해야 하고, 사람이 없을 때 진행해야 하며, 스프레이로 뿌려서도 안 된다. 소독 후에는 농도 측정이 가능한 기계로 흡입 독성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민간 주도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 ‘우정 오픈이노베이션 바이오메디컬 리서치플라자’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아는데.

    “바이오 산업단지의 랜드마크를 건설해 자연스럽게 민간 기업 주도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동탄2신도시 도시첨단산업단지에 부지를 마련했고, 현재 설계 단계에 들어갔다. 동물실험실의 운영과 관리, 실험 대행, 장비 및 장소 대여 등을 진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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