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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습’할 뿐 ‘역할’은 없다”

박 대통령 腹心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나는 ‘수습’할 뿐 ‘역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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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좀 덜 번지게…”

“나는 ‘수습’할 뿐 ‘역할’은 없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6월 10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동아일보]

김 수석 취임 1주일 만인 6월 16일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탈당파 7명의 복당이 전격 결정됐다. 여권 주변에선 ‘김재원의 첫 작품’이란 말이 나온다. 대통령의 신임이 돈독한 김 수석이 총대를 메고 건의한 결과라는 것이다. 당사자인 김 수석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 유승민 의원이 복당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나.

“그런 보도를 봤는데, 사실 내가 역할을 한 건 아니다. 당의 혁신비대위에서 결정해버린 거다. 나는 수습을 하는 거지, 그전 단계에서 역할을 한 건 하나도 없다.”

▼ ‘수습’이라면 어떤?

“탈당 의원들의 복당 문제로 많은 갈등이 있었지 않나. 그런 갈등이 그래도 좀 덜 번지게 하는 일을 한 거다. 당과 청와대가 잘 화합해나가야 하니…. 서로 반목하지 않게 만드는 일을 여러 가지 해야지(웃음).”

▼ 유승민 의원 복당 이후인 7월 8일 청와대 오찬에서 박 대통령이 유 의원을 포함해 많은 참석자와 일일이 악수하며 덕담을 나눴는데, 그런 장면이 나오도록 정무수석실이 조율한 건 아닌가.




“대통령과 당 소속 의원들 간 오찬의 시작과 끝 사이 모든 일을 맡는 건 정무수석 본연의 업무가 맞다. 하지만 나는 그냥 비서 아니냐. 비서가 무슨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그날의 모든 일은 다 대통령께서 결정하고 이행하시는 거다.”

▼ 청와대 오찬 전날 저녁,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 선배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소주 회동’을 했다는데. 전당대회 얘기는 안 나왔나.

“오래전에 내가 정 원내대표에게 ‘소주 한잔 사주세요’ 하고 날짜를 잡은 일정이었다. 둘이서 허리띠 풀어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다. 정 원내대표는 ‘전당대회에선 완전하게 중립’이라고 하더라.”

김 수석과 통화한 날, 비박계의 리더인 김무성 전 대표는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 1000여 명과 대규모 만찬 회동을 가졌다.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계 결집을 방불케 하는 모임이었다. 김 수석은 김 전 대표와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 김무성 전 대표가 세(勢)를 과시하는 대규모 모임을 가졌다. 계파 갈등이 다시 촉발되지 않겠나.

“청와대 비서로서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가 그런 지위에 있지 않다고 본다.”

▼ 그래도 정무수석으로서….


“정무수석은 나설 때와 안 나설 때가 있다. 이것저것 다 나서면 안 된다고 본다.”

▼ 청와대와 여당의 가교 노릇을 해야 하지만, 여권 전체의 결속도 도모해야 하지 않을까.

“여당 화합은 당 내에서 구성원들이 할 일이다. 나는 당·청 관계를 화합시켜 의사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과제를 여당에 잘 설명해 협조를 받아야 한다. 절실한 문제다. 법안이나 예산, 모든 걸 국회에서 다 결정한다. 당이 대통령의 국정과제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협조해준다면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고 원활하게 된다. 당과 청와대가 서로 화합하고 돕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 당내 계파 갈등 문제에 정무수석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

“계파 갈등이 완화되고, 나아가 그런 말이 더 이상 안 나오기를 바라는 건 당연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어느 한쪽에 끼어들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일을 한다면 그건 정무수석 본연의 업무를 벗어나는 것이다.”

▼ 청와대가 당내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 게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된다?


“관여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계파 갈등이 좀 없어지도록 하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면 그건 좋은 일이지만, 갈등을 조장하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대신 민심을 살피고 우리 사회의 갈등을 관리하는 일은 해야 한다.

지금 영남권 신공항 결정 이후 갈라진 민심을 어떻게 추스를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남남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고 있다.”

▼ 여소야대, 3당 체제에서 야당과는 어떻게 대화하고 있나.

“야당의 협조를 받지 못하면 국회에서 사실상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해 있다. 야당과 소통하고 협조를 구하는 일도 정무수석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충분히 노력해야 하고, 실제로 하고 있다.”



“분에 넘치는 소명의식 없다”

▼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라 특히 정무 보좌가 중요할 텐데.

“정무비서로서 어쨌든 대통령께서 가장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보좌하고자 한다. 대통령께서 생각하는 국정 방향과 국정철학을 잘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자 한다. 나갈 자리와 안 나갈 자리를 분명히 하면서 맡겨진 소임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비서가 무슨 분에 넘치는 소명의식이나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건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김 수석은 ‘청와대 비서는 입이 없다’는 금기(禁忌)를 깬다. 그가 정치권, 나아가 사회의 여러 이해당사자들과 솔직담백하고 투명하게 잘 소통하길 바란다. 




신동아 2016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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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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