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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좋은 제품 싸게 팔면 안 팔릴 수 없지요”

‘대중명품’으로 돌풍, 박한길 애터미 회장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좋은 제품 싸게 팔면 안 팔릴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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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부서, 품의서가 없다

“좋은 제품 싸게 팔면 안 팔릴 수 없지요”

충남 공주시 웅진동에 들어설 애터미 본사 및 연수원 조감도. [사진제공·애터미]

“저는 직원들에게 ‘되도록 일을 없애라’고 합니다. 애터미에는 구매부서가 없습니다. 대신 협력업체가 직접 창고의 재고량을 파악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갖춰놨습니다. 그걸 보고 협력업체는 재고가 부족할 때마다 물품을 창고에 채워 넣기만 하면 돼요. 또한 본사 직원들에게는 권한은 주되 책임은 묻지 않습니다. 책임은 회장인 제가 지는 것이지요.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애터미 본사는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인다. 프로젝트 팀장이 회장부터 신입사원까지 필요한 인력을 뽑아 팀을 꾸린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팀은 해산한다. 사내 직급은 없고 사원들은 명함에 자신이 원하는 대외용 직급을 적어 넣는다. 사무실에선 회장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 똑같은 ‘허먼밀러(Hermanmiller)’ 의자에 앉는다. 품의서도 없다. 대신 ‘애터미 토크’라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 품의서가 없다고요?

“제가 월급쟁이를 17년 동안 했습니다. 결재서류 만드는 데는 도가 텄어요. 그리고 결론은, 서류가 정보를 왜곡시키는 부분이 많다는 것입니다. 확신 없이 사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서류 말고 말로 하면 더 정확합니다. 저는 직원들과 격의 없는 토론을 통해 의사 결정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회장 권위에 눌렸다’는 말을 가장 싫어해요. 권위가 아니라 실력으로 진 거지요(웃음).”

▼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위계질서는 필요하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지식과 경험의 양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기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순서를 정할 수가 없는 시대예요. 과거에 매이면 변화한 시대에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메이드 인 애터미’

박 회장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스무 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애터미를 설립했다. 그리고 7년 만인 지난 6월 8일 본사 및 연수원 기공식을 가졌다. 충남 공주시 웅진동 3만3739㎡ 부지에 지하2층 지상4층 연면적 1만6000㎡ 규모로 들어서는 본사 및 연수원에는 업무시설 외에 강당, 수영장, 볼링장, 배드민턴장과 탁구, 농구 등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운동·레저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 사옥에 연수원까지 넣었습니다.

“직원과 협력업체 못지않게 소중한 존재가 판매원입니다. 점포 없이 ‘움직이는 가게’ 역할을 하는 그들의 노력이 오늘날 애터미를 이 자리에 올려놨습니다. 판매원들이 내 집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사옥에 연수원 시설을 들이기로 한 겁니다.”

▼ 각종 시설을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요.

“근처에 마땅한 레저 시설이 없더라고요. 물론 우리 직원과 판매원이 우선적으로 사용하겠지만, 지역 주민들도 이용하시게끔 해서 잘 활용하려고 합니다. 이미 지어놓은 것, 놀리면 뭐합니까. 전기세 말고는 더 들어가는 것도 없는데요(웃음).”

▼ ‘사람 중심’ 경영철학이 강해 보입니다.

“제가 착해서 직원과 판매원, 협력업체를 위하는 경영을 하는 건 아닙니다. 영리해서 하는 일인 거지요. 언젠가는 이러한 초심을 버리지 않을 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요. ‘영리한 사람이 멍청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애터미는 2010년 5월 미국법인을 설립해 해외에 진출한 후 캐나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6곳에 해외지사법인을 세웠다. 지난해 해외 매출액 1000억 원을 달성했다. 박 회장은 “사람 심리는 전 세계 어디나 다 비슷한 것 같다”며 “가격 거품을 걷어내고 질 좋은 제품을 값싸게 판매하는 전략이 세계시장에서도 통했다”고 평가했다.

애터미는 공주에 식품산업 클러스터를 설립하기 위해 4만2900㎡ 규모의 부지를 매입했다. 이곳에 10~20개의 식품업체를 입주시키고 한국과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식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메이드 인 코리아,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닌 ‘메이드 인 애터미’ 제품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조’가 될 때까지

“가짜 식품이 난무하고, 농약 범벅인 먹거리가 우리 식탁과 전 세계 식탁을 위협하고 있어요. 애터미는 식품산업 클러스터를 통해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도록 원산지부터 철저하게 관리해 좋은 식품을 공급하려고 합니다.

향후 중국이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시장 개척에도 앞장설 겁니다. 중국인들에게 믿을 수 있는 먹거리, 특히 유아용 식품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 현재의 성장속도가 유지된다면 수년 내에 ‘매출 1조 원’ 클럽에 가입하게 될 듯합니다.

“수백조 원에 달하는 국내 생필품 시장이나 중국의 어마어마한 내수시장을 생각할 때 그것은 그다지 유의미한 수치가 아닙니다. 지금은 미운 오리새끼인 다단계가 백조로 여겨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업계에선 홍보를 하자, 아예 ‘다단계’라는 이름을 바꾸자고들 하는데, 사업을 꾸준히 선량하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인식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대중의 인식이란 매우 예민하고 정교하고 정확하니까요.”

▼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애터미는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유통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세계시장을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오르고 있어요. 결코 서두르지 않되 원칙에 충실하다보면 글로벌 유통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6월 28일 필리핀 법인이 오픈했습니다. 7번째 해외법인인데, 앞으로 5년 이내에 중국, 멕시코, 말레이시아, 태국 등 20개국 법인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신동아 2016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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