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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태로 본 대선 후보

문재인| 침묵으로 대응하다 문제 키워 , 안철수| 패배의 두려움 벗어나는 중 , 홍준표| 충동적 부주의가 약점

  • 최명기|최명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대통령의 조건’ 저자

문재인| 침묵으로 대응하다 문제 키워 , 안철수| 패배의 두려움 벗어나는 중 , 홍준표| 충동적 부주의가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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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고마해라”의 의미

문재인 후보는 민주화운동을 할 때도, 그 이후에도 표면에 나서기보다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간사 노릇을 주로 했다. 대학에서도 학생회장을 맡은 적이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재판 때도 간사 노릇을 했다. 간사가 하는 일은 다수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 문 후보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결정은 변호사가 아니라 판사가 한다. 일단 판사가 결정하면 변호사는 이를 존중해야 한다.

문재인 후보는 국내 문제를 다룰 때와 외교 문제를 다룰 때 태도가 달라진다. 외교 문제에서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외부의 대상이 존재한다. 그럴 때 문 후보는 한계를 인정한다. 하지만 국내 문제에서는 다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한 외교 문제에서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된 다음에도 보수의 의견을 포함해 합리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보수를 설득할 수 있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문 후보는 4월 2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아들 준용 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의혹을 제기하자 “부산 사람은 이런 일을 보면 딱 한마디로 말한다. 뭐라고 하냐면 마! 고마해라(라고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웬만해서는 이런 방식으로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다. 자식 문제이기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리라 짐작하지만 여기에는 부산이라는 장소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문재인도 부산 사람이고 안철수도 부산 사람이다. 안철수 후보는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이후 서울에서 살았다. 문재인 후보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부산으로 내려가서 변호사 생활을 했고,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에는 경남 양산에서 생활했다. 그렇기에 그가 정말 하고자 했던 말은 “마! 고마해라”가 아니라 앞의 “부산 사람”이 아니었을까. 진정한 부산 사람이 누구인지 가려보자는 멘트였을 것이다.





의도치 않은 정치 입문

안철수 후보는 왜 또다시 대통령 후보에 나선 것일까. 얼핏 생각하면 안철수 후보는 벤처사업가이기 때문에 굉장히 도전적일 것 같다. 하지만 그를 개인적으로 만난 사람들은 낯가림이 심하고 강박적이라고 말한다. 강박적인 사람은 뭔가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 가지를 선택해도 또 다른 것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하게 된다. 안철수연구소를 열고 얼마 안 돼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e메일로 회사 업무를 봤다고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안철수 후보는 정치와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에서 계속 권유가 들어와도 정치에 발을 담그지 않았다. 그는 깔끔한 것을 좋아한다. 정치를 하다보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복잡한 대인관계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정치를 기피했던 것이다.

하지만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정치인 출신 대통령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은 개발과 성장을 내세운 이명박을 선택했지만 이명박 대통령도 큰 박수를 받지는 못했다. 기성 정치인도 싫고 운동권 출신 정치인도 싫은 이들은 안철수에게 열광했다. 과거 정치권에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거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국민이 자신을 선택했을 때는 거부할 수 없었다.

안철수 후보는 어려서부터 두려움이 많았다. 의대에 가기는 했으나 해부학 실습이 힘들어서 그만둘 위기도 있었다. 인턴, 레지던트 과정이 두려워서 임상의사를 포기했다. 시술을 하는 것도 불편했고, 위계질서가 분명한 의국생활도 버거웠다. 그래서 선택한 게 기초교수였다. 하지만 그조차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그만뒀다.

대학에서 나온 뒤 처음에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연구소를 만들려 했으나 자금 지원이 안 되자 아예 벤처 창업을 했다. 이처럼 겉보기에는 성공한 인생이었지만 마음속에서는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임상의사가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컴퓨터 바이러스를 고치는 의사가 되게 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낡은 정치와 싸우는 ‘백신맨’이 됐다. 그래서 정치를 거부하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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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최명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대통령의 조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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