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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집권 시 한미동맹 와해…나라 망하는 건 순식간”

안보우선론자 남재준 대선 참전錄 〈前 국정원장〉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文 집권 시 한미동맹 와해…나라 망하는 건 순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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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랬다저랬다 安…철학 없는 안보觀
  • ● 중국에 종속되는 길로 가선 안 돼
  • ● 中, 以夷制夷로 한미동맹 균열 노려
  • ● 선제타격? 전쟁불사 의지 없으면…
남재준(73) 전 국정원장은 안보 우선론자다. 안보를 가운데 놓고 세상을 본다. 육사 25기로 군영(軍營)에 들어갔다. 육군참모총장(2003~2005)·국정원장(2013~2014)으로 일했다. 정사각형처럼 살았다. 외골수·고집불통이라는 비난과 강직·반듯하다는 찬사가 엇갈린다.

“중국이 미국과의 군비 경쟁에 나섰다. 스텔스 전투기(J-20)와 항공모함(랴오닝함)도 만들었다.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또 어떤가. 안보를 지켜낼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남 전 원장도 19대 대통령선거에  나섰다. 당선될 가능성은 영(零)에 수렴한다. “안보 위험(risk)을 관리할 능력을 갖춘 사람이 군(軍)통수권자를 맡아야 한다”는 게 출마의 변(辯).

“북한이 15~20kt 전술핵 20여 기를 보유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핵능력을 강화하고자 280kt급 핵실험을 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미중이 한반도를 최전선으로 삼아 대결한다. 중국이 무섭게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군사 충돌 위협이 거센데도 국론은 찢어졌다.”



“그러면 사람도 아니지…”

남 전 원장의 세상은 직각이다. 안보는 종교요, 애국은 행동수칙이다. 세상을 직각으로 보면 주관주의에서 비롯한 견해를 앞세우기 쉬우나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패권 의지를 드러내면서 안보 환경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안보 우선론자 시각에서 시국관, 대통령론을 듣는 것도 의미가 있다. 



-미중의 ‘사드 인질’이 됐다.
“중국 눈치를 보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생존 수단으로 들여오는데 왜 중국을 신경 쓰나. 사드 배치는 생존권과 관련한 주권적 결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월 6, 7일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북핵 문제와 관련해 서로 이견(異見)만 확인했다는 평가다. 워싱턴은 정상회담 직후인 4월 8일 호주로 향할 예정이던 핵추진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 지역으로 이동배치했다. 정상회담 직전엔 중국 랴오닝 항모전단이 서해와 보하이(渤海)만 일원에서 기동했다. 한반도 일대가 중국의 항모 굴기(崛起)와 미국의 제해권이 충돌하는 최전선인 것이다.

-베이징이 아직은 워싱턴을 직접 건드리지 못하니, 한국을 미국의 아바타로 삼아 경제 보복에 나섰다.
“한국 국론이 분열돼 중국의 의도가 먹혀들어가니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에 유보적 태도를 보인 대선 후보도 있다.  
“그렇게 하면 사람도 아니지…. 사드 배치를 철회하면 그것은 국가가 아니다. 이웃 나라가 어려운 게 있다고 살아남을 방책을 포기하는 게 국가인가.”


“동맹국 뒤통수치는 행위”

-문재인 후보의 안보관이 우려되나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그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미동맹은 와해된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을 재개한다’고 했다.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간다’고도 했다. 베이징에 압력을 가해 북한의 돈줄을 죄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게 워싱턴의 정책이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을 재개해 북한의 돈줄을 풀어주면 미국이 주도한 국제 공조를 파괴하는 것이다. 동맹국의 뒤통수를 치는 행위다. 대북제재를 규정한 유엔 결의안 위반 국가가 되면 경제 제재 대상이 된다. 한미동맹 와해와 함께 제재 대상이 돼 순식간에 망한다. 중국과 북한에 종속되는 길로 가는 것이다.” 

-한국의 힘을 얕잡아보는 것 아닌가.
“국민의 의지가 결집돼 있으면 당당하겠으나 나라가 반으로 갈라졌다. 집안에서 싸우는데 대책이 있나.”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기면 주한미군에도 변화가 있을까.
“철수도 고려 대상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외신에서 그런 얘기가 거론된다. 한미동맹을 와해시키고도 대한민국의 안전이 보장된다?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된다.”
안보 우선론자들의 주관주의적 우려는 다음과 같다. ①한국 대통령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북한에 정상회담을 제안한다→②한국이 외교적으로 친중정권으로 분류된다→③트럼프가 한국을 북한을 돕는 나라로 지목하고는 한미동맹 종결을 통보한다→④미국의 동아시아 방어선이 휴전선에서 일본 서해안으로 후퇴한다.

-안철수 후보는 사드·한미동맹에서 우향우했다. 전작권도 능력을 갖췄을 때 받아오자는 쪽이다.
“그 사람을 직접 만나 토론해봐야겠으나 확고한 의지, 일관된 철학이 부재한 것은 확실하다. 사드 배치에 대해 왔다 갔다 하지 않았나. 안보는 이랬다저랬다 하는 게 아니다. 표에 따라 좀 유리하면 이랬다가 불리하면 뒤집는 게 안보가 아니다. 말로 떠드는 게 아니라 일관된 철학, 확고한 의지에서 안보 정책이 도출돼야 하다.”



“굴종의 역사 되풀이 안 돼”

-전작권이 미국에 있는 것은 비정상의 측면이 있다. 자주국방, 자강안보하려면 환수해야 하지 않나.
“한미동맹은 종이로만 이뤄진 게 아니라 6·25전쟁 때 피 흘려 맺은 것이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안보에 투자할 자원을 경제에 투입해 한국이 이만큼 발전했다. 역사를 되돌아보자. 중국의 세력권에서 살아남으려고 얼마나 몸부림쳤나. 강대국에 휘둘리면서 굴종의 역사도 경험했다. 그런 세월로 돌아갈 수는 없다.”

-워싱턴은 한국이 일본과 맺은 군사정보보호협정에서 한걸음 더 나가 상호군수지원협정까지 맺기를 바란다. 한미동맹, 미일동맹을 엮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쉽게 말해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일본의 정보력이 한국보다 강하다. 상호군수지원협정도 당연히 필요하다. 군수품을 즉각 조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속수무책이다.”

-반일 정서는 좌파, 우파를 막론하고 한국인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는 말이 있지 않나. 국가 안보를 생각할 때만큼은 감정을 버리자. 국가 지도자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생존을 위한 보장 장치로서 일본과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박근혜 정부 초기 3년간 중국에 다가서는 정책을 구사했다. 한국 대통령이 중국의 항일전승 70주년 열병식 때(2015년 9월 3일) 톈안먼(天安門) 망루에도 올랐다. 우파 정부도 중국을 활용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이다. 한국이 중국에 경사됐다는 주장이 워싱턴에서 나올 정도였다. 사드는 미중의 국제정치가 복잡하게 얽힌 사안이다. 중국을 적(敵)으로 돌리면 북중 밀착이 강화돼 북한 문제 해결이 요원해질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기도 하다.
“국정원장으로 일할 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수없이 얘기했다. 한국은 안보 차원에선  미국 주도의 해양 세력에 편입될 수밖에 없다. 중국에 다가서는 정책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 초기 3년간 중국이 우리를 대우하는 것처럼 행동한 것은 한미동맹을 와해하려는 목적을 가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동북아시아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나라다. 중국의 패권 추구 방식은 이이제이(以夷制夷)다. 이이제이의 방법으로 한국을 대우하는 척한 것일 뿐이다. 중국이 북한보다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단한 착각이다. 한미동맹과 북중동맹이 부딪치는 게 한반도의 자명한 현실이다. 중국과 잘 지내 북한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명확하게 잘못된 것이다.”


“선제타격해도 北 안 망해”

한반도는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조중(朝中·북한과 중국)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이 병립하는 정전(停戰) 상태다. 2014년 5월 그가 국정원장에서 경질된 데는 박 전 대통령의 대중 정책에 반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6년 1월 북한 핵실험 이후 박근혜 정부의 대중 정책은 미국과 사드 배치에 합의하는 등 급변한다.

-노무현 정부 때 거론된 ‘동북아균형자론’은 어떻게 보나.
“동북아에서 세력 균형을 거론하는 것은 개념을 잘못 사용한 것이다. 균형자(balancer)가 되려면 그에 맞는 힘을 가져야 한다. 힘없는 나라가 어떻게 균형자 노릇을 하나.”

-독일과 프랑스가 충돌할 때 국력이 엇비슷한 영국이 중재하는 게 균형자의 예가 되겠다.  
“그렇다. 우리가 힘을 한쪽에 실었을 때 저울추가 바뀔 만큼의 힘이 있어야 균형자 노릇을 할 수 있다.”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가 북핵 문제 해결의 외길이라고 보나.  
“레짐 체인지는 불안하고 무서운 얘기다. 몸에 암이 있다고 치자. 초기에 외과적 수술을 하는 게 옳은가, 한약을 먹어가면서 다스리는 게 옳은가.”

-….

“문제의 본질을 제거해야 한다. 언젠가 수술해야 하는데 다독이면서 종양을 키우면 말기 환자가 돼 죽는 게 이치다.”
우파의 대북 기조는 크게 두 갈래다. 남 전 원장 같은 강경파는 북한을 압박해 정권을 교체하거나 붕괴시켜야 한다고 본다. 온건파는 포용정책, 압박정책이 공히 실패한 만큼 제재, 대화를 병행해 종국엔 북한을 경제적으로 엮어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맞춤형 관여정책(optimized engagement policy)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북 선제타격은 어떻게 보나.  
“선제타격도 하나의 옵션이다. 선제타격 가능성은 제쳐놓고 결과만 보자. 미국이 선제타격했다고 북한이 망하지 않는다. 폭격 한 번 당했다고 무너지는 나라는 없다. 북한이 어떻게 하겠나? 미국에 보복할까, 한국에 보복할까?”

-한국에 보복할 것이다.
“북한이 군사적 보복에 돌입했을 때 국민 전체가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수호하겠다고 나서면 문제 될 게 없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보복에 강력하게 대응하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국민의 반(半)은 전쟁을 불사할 의지가 있는데 나머지는 딴소리를 한다. 미국이 북한을 타격해 우리가 공격받았다고 딴소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좌파 정권 집권 시 그런 일이 벌어지면 북한과 협상하려고 들것이다.”



“북한 체제 불안한 상황”

국정원은 2013년 장성택 비리 목록을 작성해 공식·비공식 경로로 북측에 전달했다. 한국 언론에 ‘김정은에게 문제가 생기면 장성택이 대안’이라는 보도가 나오게 해 김정은과 장성택을 이간(離間)하려 했다. 국정원 전직 고위인사는 “남 전 원장은 장성택 실각에 이 같은 공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최룡해를 상대로도 비슷한 공작을 벌였으며 북한 노동당에 가입한 한국인 명단을 입수하려는 시도도 했다.

-장성택 숙청 직후 조금만 더 몰아붙이면 북한이 무너질 것이라고 본 까닭은 뭔가.
“여기서 의논하기 부적절한 내용이다. 대북 전략 내용을 북한이 알면 안 된다.”  

-북한 붕괴 공작도 벌였다.
“그건 답변 안 한다.”

-김정은, 장성택을 이간(離間)하려고 했다.
“질문이건 뭐건 답변 안 한다. 그걸 답변하면 내가 국정원장 출신이 아니다.”


“힘의 우위 입각한 평화통일”

-‘국정원장을 6개월만 더 맡았으면 통일이 왔을지 모른다’고 말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당시는 김정은 집권 초기여서 권력 기반이 대단히 취약했다.”

-현재는.
“그림이 바뀌었다. 권력을 유지하고자 아랫사람을 무척 많이 숙청했다. 북한 관료들의 심리가 어떨 것 같나. 언제 죽을지, 언제 숙청될지 불안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당시와는 다른 이유로 현재도 불안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성택 숙청과 국정원 공작의 상관관계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 전 원장이 장성택 실각과 관련해 쿠킹(cooking)된 보고에 고무돼 (북한을 붕괴시킬 수 있는 것으로) 상황을 오판하는 계기가 됐다. 아랫사람의 보고는 윗사람이 가진 뜻에 따라 작성되게 마련이다. 특히 최룡해와 관련해 진행된 건은 수준이 참으로 낮은 것이었다.” 

남 전 원장의 우파 주관주의와 막연한 바람(Wishful Thinking)에 근거한 국정원의 정책 판단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혼란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봉쇄·압박을 통해 북한을 붕괴시켜 통일을 추진하는 전략은 객관적 정보에서 비롯한 게 아니라 자신이 믿는 생각에 따라 정보를 주관적으로 해석해 움직인 것이라는 견해다. 

-통일이 임박했다는 판단은 우파 주관주의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것은 일어난 일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다.”

-객관적 정보가 그렇게 가리켰다는 건가.
 “그렇다.”

-김정남 살해도 불안함의 발로인가.  
 “그렇게 본다.”

-어떤 통일이 바람직한가.
“힘의 우위에 입각한 평화 통일이 정답이다. 국민의 의지가 결집된 상태에서 군사력 등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 대화를 통한 통일은 암 덩어리가 있는데, 임시방편으로 진통제 먹이는 것과 같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이 통일에 기여하는 게 뭐가 있나.”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평화통일의 구체적 방법은 뭔가.
“전략은 1급 비밀이다. 상대가 있는데 그걸 까발리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제적으로 북한을 엮어 들어가 북한 주민을 깨우쳐야 한다는 견해는 어떻게 보나.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하면서 돈 퍼다 줄 때 북한이 핵을 동결했나? 오히려 핵능력이 증대됐다. 한 번 속았으면 됐지 더 속으면 안 된다.”

-좌파는 우파 정부 때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더 키웠다고 본다.  
“누가 돈을 갔다 줬는데….”

-홍준표, 유승민 후보를 지지할 생각은 안 해봤나.
“그 사람들 갖고 되겠나. 문재인 후보가 정권 교체를 말하는데,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나라가 이렇게 된 게 누구 탓인가? 정치의 소산이다.”



 “안보 취약하면 경제 흔들려”

-안보 우선주의로 경제·사회 문제가 해결될까.
“안보가 있어야 경제도 있다. 사람이 죽었는데 돈 있는 게 무엇이 중요한가. 분단국가는 안보가 취약하면 경제가 흔들린다. 선(先)안보 후(後)경제·사회다. 안보가 기본이다.”

-대통령선거전에 참전한 것은 달걀로 바위 치기다.  
“그렇게 표현해도 좋다. 역사상 극적인 변화의 시작은 전부 다 달걀로 바위 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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