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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안철수, 당권 박지원, 국회의장 김무성’ 나눠먹기?

박지원-김무성 ‘올드보이 연정’론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대권 안철수, 당권 박지원, 국회의장 김무성’ 나눠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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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지원 “안철수-유승민 연대 없다” 못박아
  • ● 바른정당 측 “당분간 단일화 없다”와 “세상에 0%는 없다”
  • ● 안철수 당선돼도 연대는 불가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통령선거가 확정된 3월 10일 무렵만 해도 정치권 관측통들은 대선 구도가 크게 흔들릴 걸로 내다봤다. ‘문재인 대세론’이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다른 진영의 주자들이 반문(反文)연대, 비문(非文)연대를 구축해 대항할 걸로 보는 게 상식이다시피 했다.

이와 관련해 대선 구도가 요동치는 변곡점은 네 단계로 점쳐져왔다. 4월 15~16일 후보등록과 17일 공식 선거운동 돌입, 4월 18일 국고보조금 지급 직후, 4월 30일 투표용지 인쇄 이전 그리고 5월 4~5일 사전투표 실시 직전이다.


“유승민 후보가 뭐라 합니까?”

조기 대선 방정식에서 특히 주목받은 인물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선대위원장이다. 정치9단의 경지에 올랐다는 두 사람이 막판 대선 설계자로 나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단일화를 이뤄낼 거란 시나리오가 나왔다. 평소 호형호제하는 박지원-김무성이 이를 위해 꾸준히 접촉 중이란 소문도 정가에 파다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나 소문은 잘 들어맞지 않고 있다. 김종인, 정운찬, 홍석현 3인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제3지대는 일순간 소멸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중도진보-중도보수 연대는 진전될 조짐조차 없다. 이 때문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일제히 ‘마이 웨이’ 중이다.

이렇게 대선 구도가 흔들리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은 안철수 후보의 약진에 있다. 당내 ‘연대’ 압박을 뿌리치고 자강(自强)론을 펼치던 안 후보의 뚝심이 빛을 발한다. 지난해 4·13 총선 때 ‘3자(새누리당, 민주당, 국민의당) 대결 필패론’을 일축하고 독자 세력으로 밀고 나가 선전한 일도 있었다.



여기에, 당내 경선 과정에서 본선 연대를 주장하던 유승민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관련 대법원 심리가 남은 홍준표 후보를 “무자격자”, 안철수 후보를 “안보관이 불안한 후보”로 공격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선 설계자인 박지원과 김무성도 현실적으로 대선후보 연대는 어렵다고 보고 각자 완주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듯하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3월 말까지만 해도 3단계 연합-연정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그린 3단계 구상은 이랬다. 1단계=각 정당은 자당 후보를 선출한다. 2단계= 국민은 자동적으로 후보 연합의 길을 만들어준다. ▲3단계=연합에 참여한 후보들 중 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보수-혁신 세력도 연정으로 나간다.

그러나 박 대표는 4월 14일 필자와의 통화에서 대선가도에서 후보 간 연정의 가능성을 닫아버렸다.
-김무성 위원장과 안철수-유승민 후보 연대를 위한 접촉은 계속하고 있나요.
“만난 지 오래됐어요. 그런 거 없습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가 없어진 건가요.
“그렇죠, 지금 유승민 후보가 뭐라고 하고 있습니까? 그럴 일 없어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급등으로 대선 전략이 바뀐 건가요.
“처음부터 우리는 밀약이나 인위적인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안철수, 박지원은 쭉 자강론을 강조해온 거고. 모든 사람이 연정하자며 패배 의식을 가졌을 때 ‘안철수’가 ‘독철수’가 된 거죠. 쉽지 않은 일이에요.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던 사람이 5%까지 떨어져서 몇 달을 가도 포기하지 않더군요. 제가 물어보면 ‘선배님, 우리가 이길 수 있습니다’ 하더라고요.”

-지지율이 반등한 이유는 뭐라고 봅니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지율이 떨어지니 하루아침에 물러갔어요. 안철수 후보는 지지율이 낮으나 높으나 진실성을 갖고 미래 비전을 꾸준히 제시했어요. 문재인은 안 된다는 ‘문재인 공포증’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니 여기까지 온 거죠.”

-이제 5자 대결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거군요.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기엔 겸손치 못하지만, ‘국민이 이긴다’ 그런 생각을 갖는 거죠. 민심이 받쳐주는 거지 우리가 조직이 있나요, 사람이 많나요. 더불어민주당은 공보단 실무자만 52명인데, 우리는 전체 당직자가 70~80명밖에 안 됩니다. 믿는 건 국민 지지뿐이죠.”


“각자 맛 살린 샐러드 연정 가능”


-안철수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때는 연정을 할 생각입니까?

“대선 후엔 누가 되더라도 4당 체제(원내교섭단체 기준)이니 협치를 안 할 수 없죠. 독일 메르켈 총리를 보더라도 총리가 되고 나서 보-혁 연정을 했죠. 다만 협치나 연정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지금으로선 그런 걸 논할 때도 아니죠.”

-협치나 연정은 어느 수준까지 예상하는 지요?
“다당제에서 ‘멜팅 팟’(melting pot·용광로)처럼 연정이 되는 건 아니고, ‘샐러드 볼’(Salad Bowl·속이 깊은 그릇에 담긴 샐러드 요리)처럼 각 당의 정체성과 제 맛을 유지하면서 하는 통합적인 ‘샐러드 연정’이 가능하겠죠. 쇠를 넣어 녹여버리는 연정이 아니라 채소는 채소 맛을, 사과는 사과 맛을 그대로 갖는 연정을 하자는 거죠.”



“세상에 0%는 없다”

박 대표의 단일화 협상 파트너로 알려진 김무성 위원장은 “당분간 후보연대, 단일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며 입을 닫는다. 또 “국민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지지율은 반등할 것이라고 본다. 첫 TV 토론을 메모해가면서 유심히 봤는데, 우리나라 대통령감은 유승민 후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후보의 측근인 조해진 전 의원 등은 국민의당, 나아가 자유한국당과의 후보 연대에 대해서도 “세상에 0%는 없는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철수 정부의 시나리오를 이렇게 전망한다.

“만약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회 의석수 40석뿐인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우선 나설 수밖에 없다. 자연히 ‘박지원-김무성 올드보이 연정’ 론이 나온다. ‘안철수 대권, 박지원 당권, 김무성 국회의장 식으로 나눠먹기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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