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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삶

“나라 사랑, 효도, 나눔 이걸 잊으면 가치 없는 삶일 뿐”

고종 황녀 故 이문용 여사 양아들 권송성 씨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나라 사랑, 효도, 나눔 이걸 잊으면 가치 없는 삶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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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서울현충원에서의 눈물

-그렇게 지지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지금 구치소에 있습니다.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난 1월 1일, 그리고 대통령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던 3월 30일에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어요. 내 마음이 오죽했으면 그랬겠어요. 순국영령들 앞에서 죄송하다고 사죄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납디다.”

-뭐가 미안하다는 건가요.
“현충원에 묻힌 분들은 나라 위해 목숨까지 바친 분들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엉망이 돼버렸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 대통령이 그렇게 될 때까지 보좌를 잘못해서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거니까, 선열들 뵐 면목이 없었죠.”

-보좌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는데.
“제가 청와대에 편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벽돌을 쌓을 때 99개를 제대로 쌓았더라도 하나를 잘못 쌓으면 다 무너지게 되는 법입니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니 항상 가까운 사람을 조심하십시오, 연을 띄울 때도 연줄을 풀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감아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상황을 잘 판단해 국정을 운용해야 합니다, 국민은 대통령이 따뜻한 마음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주길 원하고 있습니다라고요.”

“편지에 그런 말을 쓴 것은 최순실 존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냐고 묻자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그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집사 일을 했던 분과 형님동생처럼 지냈는데, 그분에게 들은 게 있다”고 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그는 미소만 지었다.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첫째 건강관리를 잘하라고 말하고 싶고, 둘째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지지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부모와 형제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다음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었으면 싶은가요.
“가장 중요한 게 안보를 지킬 수 있는 분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사람, 사심 없이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또한 진보와 보수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통합 대통령이었으면 좋겠고요.”



리퍼트와 개고기

몇 년 전, 그의 이름 석 자가 화제가 된 일이 있다. 2015년 3월 리퍼트 주한 미대사가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개고기를 들고 찾아갔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러 온 분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 가만있을 수 없잖아요. 수술 후엔 개고기가 좋다고 생각해 직접 만들어 가져갔죠. 대사 부인도 애를 낳은 지 얼마 안 돼 미역도 함께 준비했고요. 그런데 신문 보도를 보니 리퍼트 대사가 애견인이라며 큰 실례를 한 거라고 하더군요. 몰랐어요. 알았다면 그렇게 안 했죠. 그래서 내 진심을 담은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대사관에서 대사가 편지를 잘 받았다고 연락해 왔어요.”

그의 행동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삐딱하게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순수한 동기였음을 알 수 있다.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하자 자신의 회갑연에 들어온 돈 전액을 미국 정부에 기부했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사건 때도 사비를 털어 적십자를 통해 성금을 보냈다.

“미국은 6·25전쟁 때부터 우리를 도와준 고마운 나라 아닙니까. 그런 나라가 어려움을 겪는데 외면할 수 없었죠. 은혜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죠.”

그의 진심을 알았기 때문일까. 미국 정부는 2015년 오바마 대통령 명의로 ‘골드 어워드(Gold Award)’를 그에게 수여했다. 2016년에는 마틴루터킹재단에서 마틴루터킹상을 수여했을 뿐 아니라, LA시에서는 명예시민상을 수여했다.

“미국 최대 행사가 초대 대통령 워싱턴 기념일과 킹 목사 기념일이라고 하더군요. 킹 목사 기념일에는 LA시에서 40만 인파가 모이는 대규모 행사가 열렸는데, 여기서 카퍼레이드를 하기도 했어요. 이때 태극기를 목에 걸고 시가지를 돌았죠.”

그는 책상 서랍에서 태극기를 꺼내 보였다.

“당시 목에 걸었던 태극기입니다. 성지순례를 할 때는 물론 10년 넘게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 태극기를 목에 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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