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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논문 최초 발표, 키르기스스탄 광산 발굴, 지경부 프로젝트 촉진

김동환 전 남호주대 교수의 ‘희토류 전쟁’

  • 배수강│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sk@donga.com

희토류 논문 최초 발표, 키르기스스탄 광산 발굴, 지경부 프로젝트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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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희토류 논문’ 발표에 학계 “희토류가 뭐야?” 싸늘
  • ● 2010년 9월 센카쿠 분쟁 잠재운 中 ‘희토류 카드’
  • ● 한국도 화들짝…뒤늦게 “희토류 확보하라”
  • ● 희토류 알려지자 ‘대표 논문’으로 부활
  • ● 김 박사 “키르기스스탄 악투즈 광산지대 노려야”
  • ● 지경부도 “논문 보고 키르기스스탄 조사하겠다”
희토류 논문 최초 발표, 키르기스스탄 광산 발굴, 지경부 프로젝트 촉진

중국의 희토류 자원민족주의를 미리 간파하고 연구에 매진한 김동환 박사.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의 충돌로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수면으로 떠올랐던 2010년 9월7일로 돌아가보자. 당시 센카쿠 열도 부근에서 중국 어선의 조업을 단속하던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들이받은 중국 어선의 선장이 일본 검찰에 구속됐다. 중국 정부는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대사를 새벽에 불러 항의하며, 선장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예정됐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협상은 연기됐고,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가지려던 중일 정상회담도 무산됐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일본 관방장관은 “선장은 국내법에 따라 범죄 사건으로 다룰 것”이라고 공언했고, 중국은 ‘일본 여행 자제’로 맞섰다. 일본이 고위급 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중국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선장을 무조건 즉각 석방하라”고 외쳤다. 아랑곳 않던 일본은 9월24일 갑자기 태도를 바꿔 선장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에 백기 투항한 것이다.

이 사건에 앞서 8월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회담)’에서 일본은 희토류 수출쿼터 확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일본 스스로 노출한 ‘아킬레스건’을 중국이 충분히 활용한 셈이다. 이후 국내에서도 희토류가 ‘떴다’. 일본을 한방에 무너뜨린 희토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산업 비타민 희토류

희토류는 란타늄(La, no 57)부터 루테튬(Lu, no 71)까지 란탄계열(lanthanoids) 15개 원소와 스칸듐(Sc, no 21), 이트륨(Y, no 39)을 포함한 17개 원소를 통틀어 일컫는다. 1794년 핀란드 화학자 요한 가돌린이 처음 발견했는데, 18세기 당시 잘 알려졌던 이산화규소, 석회 등에 비해 양이 적고 추출이 어려워 희귀(rare)하다는 뜻으로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Elements·REEs)라고 불렸다. 경(經)과 중중(中重) 2개 그룹으로 분류되는 희토류는 화학적·물리적 성질이 비슷해 분리하기 매우 까다롭고, 방사성 물질이 혼합된 경우가 많아 채취도 어렵다. 자칫하다 채취장에서 대규모 환경 재앙도 일어날 수 있다.



희토류는 우리 생활 전반에서 사용된다. 등산 램프용 가스 맨틀(mantle)과 라이터 부싯돌에서부터 휴대전화와 LED(발광다이오드), 반도체, LCD TV, 터치스크린, 자동차, 미사일 등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1979년 소니(Sony)가 워크맨(walkman)을 만들어 2억2000만대를 팔 수 있었던 것도, 희토류인 사마륨(Sm)으로 만들어진 자석이 있어 가능했다. ‘첨단산업의 비타민’ ‘녹색산업의 필수품’이란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일본이 ‘희토류 펀치’에 나가떨어진 것도 자국 주력 수출품 대부분이 희토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Prius) 한 대의 모터에 네오디뮴 1㎏, 니켈수소 배터리에는 란타늄 10~12㎏이 사용될 정도다. 여기에 연간 5만t에 달하는 희토류 대부분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5만t 중에 20% 이상을 중국과 베트남의 불법광산과 밀수 등 ‘블랙마켓’에서 조달하는 일본으로선 희토류 수출 중단은 경제 혼란 그 자체를 의미한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7% (2008년 기준)를 차지하는 희토류 대국. 특히 초정밀 유도 미사일과 스마트 폭탄 등 첨단무기 제조와 영구자석 등에 사용되는 디스프로슘(Dy)과 테르븀(Tb)의 99%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이런 중국이 2000년대 들어 수출억제정책을 펼치더니 급기야 2009년 8월 희토공업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희토류 연간 수출규모를 3만5000t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공업국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과 EU 등은 “중국의 희귀자원 수출제한은 불공정 행위”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요청했고, 중국이 반대하자 미국은 2009년 11월4일 재차 조정위원회 설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기 전 일본이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회담)에서 희토류 수출쿼터 확대를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이 실제 수출 물량을 줄이자 희토류 가격은 급등했다. 중국의 2009년 희토류 수출량은 5만145t. 2010년에는 3만258t으로 40%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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