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기술전쟁서 승리 반대말은 패배 아닌 ‘종말’

[책 속으로] 기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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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3-08-1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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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태성 지음, 위즈덤하우스, 300쪽, 1만9000원

    윤태성 지음, 위즈덤하우스, 300쪽, 1만9000원

    미국이 만든 반도체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인프라법은 전 세계에 기술전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다. 미국과 중국이 ‘첨단기술’을 놓고 벌이는 패권 경쟁은 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세계시장을 두고 벌이는 경쟁 수준이 아니다. 국가 대 국가의 전면전 양상을 띤다. 한발 더 나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리면서 미국을 위시한 자유주의 진영 대 중국을 정점으로 한 권위주의 진영 대결로 확대된 모양새다.

    월드챔피언을 놓고 미·중이 벌이는 기술 패권경쟁에서 한국은 관람객처럼 한가로이 지켜볼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동맹국 미국은 자국 진영에 들어와 힘을 보태라고 독촉하고 있고, 인접국 중국은 “베팅을 잘하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책 ‘기술전쟁’은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기술전쟁의 현실을 크게 여섯 개의 전장으로 나눠 실감 나게 보여준다. 저자는 전장 세 곳을 ‘대한민국이 반드시 승리해야 할 전장’으로, 다른 세 곳은 ‘대한민국이 결코 패배해서는 안 될 전장’으로 설명한다.

    반도체와 디지털, 그리고 우주공간에서 펼쳐지는 경쟁의 경우 이 경쟁에서 이긴 승자가 자국에 유리하도록 게임의 규칙을 바꾼다. 즉 패자는 지금까지의 규칙을 버리고 승자가 정한 새 규칙을 따라야 한다. 승자독식의 세계이자, 패자가 부활하기 어려운 전장이라는 점에서 저자는 “한국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전장”이라고 강조한다.

    ‘특허’와 ‘표준’, 그리고 ‘인재’를 두고 글로벌 차원에서 벌어지는 전장의 경우 승자독식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다행히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교해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그렇기에 결코 패배해서는 안 되는 전장이다.



    저자 윤태성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여섯 곳 배틀필드(전장)에서 퍼스트 무버는 못되더라도 퍼스트 그룹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퍼스트 그룹에서 한번 탈락하면 다시 올라서기 어렵고, 퍼스트 그룹에 있어야만 퍼스트 무버의 자리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벌어지는 기술전쟁에서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목표는 ‘승리’가 아닌 ‘생존’이다.


    다행한 불행
    김설 지음, 책과이음, 252쪽, 1만6800원

    “죽을 만큼 보고 싶어 결혼했다”며 강철 같은 사랑을 과시하던 이들조차 어느 날 갑자기 ‘이혼했다’는 소식을 전해 오는 게 부부의 세계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가정을 이뤄 한 공간에서 평화롭게 생활한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처음 경험하는 결혼생활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힘든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기 십상이다. 책 ‘다행한 불행’은 성급했던 결혼과 급작스러웠던 이혼, 그리고 20년 만에 전남편과 재결합해 함께 살면서 다시 시작된 끝 모를 불안과 끓어오르는 분노, 그사이 간간이 비추는 햇살처럼 다가온 행복한 기억을 모아놓은 기록이다.



    실패하는 비즈니스에는 이유가 있다
    이홍·전상길 지음, 삼성글로벌리서치, 304쪽, 1만9000원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똑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저자들은 “비즈니스 핵심 원리에서 벗어난 기업은 망할 가능성이 높지만, 실수했더라도 곧 핵심 원리로 되돌아가는 기업은 경쟁력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비즈니스 성공방정식의 핵심은 고객과의 관계를 먼저 점검한 뒤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 과정에서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뿐 아니라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나 은퇴 후 동네에서 치킨집이나 맥줏집을 창업하려는 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성공 비법이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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