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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받는 것 극도로 싫어하는 황제 스타일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기피증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질문 받는 것 극도로 싫어하는 황제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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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 시절로 되돌려놔

이 대통령은 취임 3년 동안 20여 차례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외국 국가원수와의 정상회담을 끝낸 뒤 결과를 설명하는 의례적인 회견을 빼면 6차례만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그나마 국정 현안 전반을 놓고 기자들과 열띠게 일문일답을 벌이는 제대로 된 기자회견은 사실상 한 번도 없다. 미국·일본 순방(2008년 4월13일), 미국산 쇠고기 파동(2008년 6월19일), UAE 원전 수주(2009년 12월27일) 때와 G20정상회의 유치 관련 세 차례(2009년 9월30일, 2010년 11월3일, 2010년 11월12일) 등 모두 특정 주제에 한정됐다. 이를 두고 “자랑할 일이 생기거나 해명할 때만 대통령이 직접 나선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21일 해군 특수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우리 선박을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이 성공한 직후 국민담화를 통해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 것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신년 기자회견을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2009·2010·2011년 초 ‘신년 특별연설’로 대체했다. 기자회견과 연설은 차이가 크다. 기자회견은 쌍방향이고 연설은 일방통행이다. 3년 연속 질문을 일절 받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말하고 끝냈다. 미리 준비한 원고를 기계적으로 읽는 것으로는 국민의 가슴에 다가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신년 연설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초기에 있었던 ‘대통령 연두교서 발표’나 전두환 전 대통령 때의 ‘신년 국정연설’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새해가 시작되면 대통령이 한 해 동안 국정운영의 방향을 설명했는데 그 내용은 사실상 국민에게 지침을 내리는 수준이었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68년부터 ‘연두 기자회견’이란 명칭으로 시작됐다. 미국 백악관식처럼 질문이 자유롭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청와대가 미리 질문 내용을 기자실에 내려보내 기자에게 배당했다. 대개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평가해달라” “북괴의 위협에 대비한 안보 태세 강화 방안은 무엇인가” 등 정권 홍보성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이었다.



권위적 통치를 계속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국회에서의 신년 국정연설로 대체했다. 여당인 민정당과 ‘관제 야당’인 민한당·국민당 의원들을 의사당에 앉혀놓고 일장 훈시를 하는 듯 비쳤다. 전 전 대통령은 1985년부터 연두 기자회견으로 환원했다. 당시 언론기본법에 따라 언론사가 통·폐합돼 있는 상태여서 청와대 출입기자가 불과 10명 남짓했다. 잘 짜인 각본에 따라 회견이 이뤄졌다.

되도록 언론접촉을 꺼렸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신년 회견만은 거의 빠짐없이 했다. 민주화운동 경력이 있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국민설득이나 여론조성에 적절히 활용했다. 이때도 사전 시나리오가 없는 신년 기자회견이 열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군사정권 때와는 수위가 달랐다. TV로 생중계되는 만큼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질문순서를 정하고 질문내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기자실 내에서 자체 조정한 뒤 이를 비서실에 통보하는 방식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되도록 사전 시나리오를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기자실에서 질문순서와 간단한 질문요지만 받아갔다. 중대 현안이 발생하면 몇 시간 전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머무는 춘추관에 통보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사전에 질문내용이 거의 조율되지 않은 노무현식 기자회견은 말할 것도 없고 사전에 질문내용이 조율되는 기자회견도 외면하고 있다. 몇 차례 방송으로 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 자리를 가졌지만 긴장감 있는 질의·응답이 오가지 않았다. 출입기자가 아니라 청와대나 방송사가 선정한 패널들이 질문에 나선 것이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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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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