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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숨은 인권운동가 ⑦

“안경 쓰는 것과 휠체어 타는 게 뭐가 다릅니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신용호 사무국장

  • 정호재 demian@donga.com

“안경 쓰는 것과 휠체어 타는 게 뭐가 다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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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제도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복지규정으로 넘쳐나지만 실제로는 장애인 차별이 계속됐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장애인은 고용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함에도 공무원법에는 나이 제한과 함께 신체검사 규정이 오랫동안 존재했다. 장애인 관련법을 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기업들이 이런 공무원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장애인이 취업하기는 여전히 어려웠다. 건물 앞에 설치된 장애인 이동 경사로나 지하철역의 리프트 역시 마찬가지다. 법에 의거에 형식적으로 설치하긴 했지만, 경사가 급하고 추락위험이 있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장애우인권센터를 통해 장애우들이 처한 고통스런 현실을 생생하게 접하다보니 이젠 좀더 세밀한 그림이 필요한 때가 됐다고 느낍니다. 장애인운동이 생활운동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를 맞은 거죠.”

장애인이 노동현장에서 겪는 문제들도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복지에 대한 인식이 좀체 바뀌지 않고, 중증 장애인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도 여전하다는 게 신국장의 질타다.

“노동계에선 자꾸만 시장논리로, 그리고 경증 장애 중심으로 방향을 틀려합니다. 중증 장애인은 계속 소외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업주는 ‘장애인을 고용하니 한 사람당 2500만원의 비용이 들더라. 그러니 장애인 취업 대신 그 돈을 주는 게 좋지 않냐’는 황당한 얘기를 하더군요. 도대체 복지 마인드라는 게 없는 거죠. 사회안전망이 왜 있어야 하는지도 몰라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활동은 정책 및 제도개선, 사회교육과 인권운동 등으로 요약된다. 정책 분야에서는 특수교육진흥법, 장애인복지법,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법 등 장애인과 관련된 4가지 법의 제·개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장애인 복지 개선의 큰 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처음에는 장애인 변호사들을 활용했다. 법률을 제·개정하기 위해 단식농성하고, 대학생들과 연대해 서명운동을 벌이는 일이 1999년까지 반복됐다.



법과 제도를 정비한 뒤부터는 연구소의 정체성 확립과 장애인 인권운동 확산을 위해 뛰었다. 월간 ‘함께걸음’을 발간했고, 장애우대학을 세웠다.

“1995년 장애우대학을 열었습니다. 장애인문제는 결국 장애인의 손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장애인 스스로 깨어나야 하고 이는교육의 힘에 달려 있습니다. 그 전에도 대학에 장애인을 위한 특별 강의를 나갔지만, 결국 그때뿐이지,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에 대해 전문적으로 고민할 사람들이 좀체 모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시작했더니 전국에서 교육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장애우들이 몰려왔지요.”

그때까지의 장애인 관련 교육은 휠체어 미는 법, 환자 돌보기, 시설관리 같은 기초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장애우대학은 단지 협의의 복지적 접근이 아니라 장애우의 권리나 인권의 측면에서 장애인문제에 다가서자는 원칙을 세웠다. 또한 그런 시각에 입각해 배운 것을 사회에 나가 직접 실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 결과 현재 1000명이 넘는 장애우대학 수료생들이 직업을 갖고 사회 각 영역에서 장애인 차별을 무너뜨리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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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재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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