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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 박사의 한의학 이야기

경옥고, 황제(黃帝)가 상식한 불사약

경옥고, 황제(黃帝)가 상식한 불사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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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고의 효능은 정혈을 보충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는 전정(塡精), 보수(補髓)하여 모발을 검게 하고 치아를 소생시키며 만성기침과 허약을 치료한다고 적혀 있다. 여기에서 정은 정기로 기름기 있는 물질을 말한다(현대의학에서도 음식물은 당을 변환시켜 지질의 형태로 저장된다).정은 정신, 정액 등의 원료가 되는 정기를 말하고, 수는 뼛속에 든 골수, 척수액으로 우리 몸 가장 깊은 곳의 기름진 샘을 채워준다는 뜻이다. 황정경은 정을 인체의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라고 정의하면서 혈액, 눈물, 침, 땀, 진액이 모두 여기에서 발원한다고 말한다. 현대의학에서 만능 줄기세포와 같은 물질이다. 예를 들면 혈액이 골수에서 기원해 혈액간세포가 되며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으로 나뉜다고 정의하는 점을 미루어보면 그 상징성이 구체적인 진리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인체의 진액은 기본 물과 반응성 물로 나뉜다. 예를 들면 기본 눈물은 기름이 든 눈물로 눈을 방어하고 반응성 물은 눈물로 씻어내는 것과 같다. 기본 물은 기름이 든 물이다. 한의학에서 기본 물은 신장에서 비롯되며 반응성 물은 기본 물을 바탕으로 각 장기에서 분비된다고 정의한다. 생명의 물질은 바로 기름기 있는 지액(脂液)이다. 씨앗인 호두, 땅콩, 잣 등이 모두 기름기 있는 것과 같다.

경옥고의 핵심적 약물은 지황

경옥고는 지황과 꿀, 인삼, 복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황은 가장 핵심적인 약물이다. 지황을 1년 심으면 땅이 메마른다. 그래서 지황을 심은 땅은 거의 황무지로 변해서 10년이 지나야 다시 기름지게 된다. 그렇지 않고 연작한 지황은 맛이 쓰고 메말라서 약으로 쓸 수 없다. 지황으로 술을 만들어 익을 무렵 지황을 꺼내 보면 겉모습은 여전하지만 속은 비어서 기름이 전부 없어지고 껍데기만 남는다. 안에는 수세미 실처럼 얽혀 있을 뿐이다. 지황은 속 기름에 주된 작용이 있으며 뼈와 근육과 혈에 영양을 줘 시든 부분을 적시고 채워준다.

꿀은 꽃의 정화로 끈끈한 액체다. 오장에 들어가서 윤기를 주고 매끄럽게 만드는데 특별한 효능이 있다. 예를 들어 질병으로 몸이 허약해지면 대변이 굳어지고 변비가 생긴다. 이때 관장 방법으로 밀전도법을 쓴다. 꿀로 항문을 매끄럽게 해서 대변을 인도하는 것이다. 그 본성이 매끄러운데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지황과 더불어 정수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토종꿀과 양봉꿀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한더위에 습도가 높아지면 벌집의 유충이 잘 죽는다. 이를 막기 위해 일벌들은 환기를 위한 통풍작업을 하는데 날개를 떨어서 바람을 불어넣는다. 양봉벌은 머리를 벌집 밖에 내놓고 꼬리를 벌집에 밀어 넣어 날개를 떤다. 토종벌은 머리를 벌집에 넣고 꼬리를 밖으로 해서 날개를 떤다. 토종벌의 바람이 훨씬 강해 토종꿀이 밀도도 높고 더 달다. 밀도는 액상이 강한 것으로 경옥고의 효능에도 영향이 크다.



복령은 소나무 뿌리에서 생긴다. 이것은 흙 속에서 덩어리로 있는데 여러 해 동안 송지가 흙 속으로 흘러들어가서 변해 생기거나 소나무 기운으로 뿌리에서 생긴다고 한다. 소나무의 정령은 가지와 잎사귀에 나타나지 않고 생기가 거꾸로 돌아 발꿈치로 흡수되어 잠복한다. 이것은 도인이 호흡을 깊이 하면 깊어져서 흉부에서 아랫배로 내려오고 나중에는 발로 내려와 호흡하는 상태와 같다. 호흡은 양적인 기운인데 발바닥이라는 가장 음적인 곳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음적인 곳에 도달해 차갑고 굳어진 음을 양으로 변화하는 햇볕정책에 능하다. 지황과 꿀로 만들어진 음을 에너지화하기 위해 넣는 약이다.

인삼은 알려진 것과 같다. 식물을 음양으로 구분하면 음적인 식물은 높고 건조한 곳을 좋아하고, 양적인 것은 밝고 맑은 곳을 싫어한다. 인삼은 산기슭에서 자라므로 음체에 해당하고 수목 밑에 서식해 바람과 빛을 싫어하므로 양적인 작용이 강하다. 양적인 작용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 음식물을 통한 후천적 작용을 배양하고 음적인 본질은 축적된 영양을 내부로 이끌어 저장 동화하여 선천적인 정기를 돕도록 한다.

경옥고, 황제(黃帝)가 상식한 불사약
李相坤

1965년 경북 경주 출생

現 갑산한의원 원장. 대한한의사협회 외관과학회 이사, 한의학 박사

前 대구한의대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저서 : ‘콧속에 건강이 보인다’ ‘코 박사의 코 이야기’


경옥고를 만드는 작업은 아주 정성스럽다. 먼저 생지황즙을 꿀과 같이 끓여서 비단천에 걸러내고 인삼 백복령을 가루 내어 골고루 섞는다. 여기에서 각자의 노하우에 따라 침향, 맥문동 등의 약물을 넣기도 한다. 뽕나무불로 3주야를 끓이는데 솥물이 줄어들면 물을 보충해야 한다. 이 과정에 물을 보충하기 위해 잠들지 않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먹는 과정도 도교적이다. 먼저 천지신명께 제사를 드리고 1회 1~2숟가락씩 따뜻한 술과 함께 복용한다. 아니면 물을 뜨겁게 끓여서 복용하는데 소화가 조금 힘들기 때문이다. 복용시에는 파, 마늘, 무, 식초 등을 피해야 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

신동아 2010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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