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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이 만난 사람

재야법조 ‘뚝심 리더’ 이진강 대한변호사협회장

“판·검사는 외로워야 하고, 변호사는 떳떳해야죠 ”

  • 황호택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재야법조 ‘뚝심 리더’ 이진강 대한변호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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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법조 ‘뚝심 리더’ 이진강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진강 변협회장은 ‘보수’라는 이미지에도 젊은 변호사들에게 인기가 대단하다.

▼ 하여튼 그런 분류법에도 의미가 없지는 않아요. 법조의 주류는 아무래도 보수 쪽일 텐데 진보 쪽에서 회장을 맡아 그쪽 컬러로 나가니까 보수들이 각성해 거푸 천기흥, 이진강 회장을 당선시켰다는 말이 나오더군요.

“어떠어떠한 사람한테 맡겨놓았더니 변호사의 본분을 지키지 않고, 변호사 단체 수장으로서의 역할이 뭔지, 제대로 인식을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하더라는 거죠. 정치권력 쪽으로 기울어지고 그쪽에 영합하는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회원들이 비판적으로 바라본 거죠. 선거에서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의사가 결집됐죠. 법조계에서는 보수적 성향이 주류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요. 법조인들은 사회의 흐름을 안정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지요. 개혁도 좋고 바꾸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서서히 이뤄져야지, 한꺼번에 모든 것을 팍 뒤엎는 식은 주류 법조인들에게 별로 호감을 주지 않습니다.”

▼ 지난해 12월1일 시작해 2월말까지 지속된 선거를 치르면서 변호사들을 맨투맨으로 만났다지요.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 젊은 사람들의 표심(票心)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서울변호사회 5230여 명 회원을 일일이 찾아갔습니다. 구로구 독산동 디지털 단지와 여의도 금융기관에 있는 인하우스((In-House·社內) 변호사들까지 사무실로 찾아가 얘기를 나눴어요.”

사법연수원생은 27기(1998년 수료)까지 300명 선을 유지하다 28기부터 500명선이 됐고, 그 후 매년 100명씩 불어나 33기(2004년 수료)부터 1000명 선이 됐다.



“판검사로 임용되는 인원을 제외하고 한 해에 600~700명씩 변호사가 나오고 있어요. 숫자가 많으니 젊은 사람들이 선거를 사실상 좌지우지한다고 볼 수 있지요. 임동진 변호사가 이른바 민변과 개혁세력의 지지를 받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젊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죠. 저는 연세가 지긋한 변호사들한테는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젊은 사람들한테는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보수꼴통’이라고 인식할 우려가 있었어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그들의 생각이 뭔지, 젊은 변호사들은 변협에 무엇을 기대하는지 대화를 나눴죠. 그냥 표만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의견을 들었어요. 대화하면서 젊은이들의 표심을 잡았습니다.”

기업에서 인정받는 젊은 변호사들

▼ 젊은 변호사들의 공통된 희망은 무엇이었나요.

“일자리 얻기가 여의치 않고 사무실 개업도 어려우니까 살길을 찾아달라는 호소가 쏟아져 나오리라고 예상했죠.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나이 든 세대가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정착했더군요. 그들에게서 패기와 희망 같은 것을 느꼈어요.

특히 금융기관과 기업의 인하우스 변호사들은 판검사로 임용 안 되고 대형 로펌에도 취직이 안 돼 그쪽으로 간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죠. 그래서 설움도 당하고 위축돼 있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죠. 하지만 2∼3년 사이에 정착이 됐더군요. 처음에는 과장·부장급들이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밀어내려 한다’는 의식으로 경원시해 융화가 잘 안 됐다고 해요. 그런데 CEO를 비롯한 경영 간부들이 변호사들 데리고 일해보니까(변호사들이) 잘하거든요. 그래서 요새는 법률 업무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경영 업무에 관해서도 CEO들이 변호사의 의견을 듣는답니다. 모 재벌기업 회장은 올해 변호사를 많이 뽑아서 법무실에만 배치하지 말고 경영팀에도 보내라고 했대요. 법조인들이 사회 각계로 뻗어나가면 법에 의한 지배가 확립될 수 있지요. 계약이 정확해지고 투명한 사회가 되는 거죠.”

▼ 요새는 법원에서 부장판사를 하고 나와도 단독 개업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로펌에 들어가려 한다더군요. 아무래도 연수원을 갓 졸업한 젊은이가 사회적 네트워크 없이 허허벌판에서 개업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겠지요.

“연수원 갓 나온 변호사들 중에 단독으로 개업하는 사람은 드물어요. 대부분 선배 변호사 밑으로 들어가거나 3∼5명씩 그룹을 지어 선배 변호사를 모시고 사무실을 차려 경비를 절약하죠. 미국, 일본에서도 로펌에 들어가 몇 년 동안 죽어라고 고생하며 배우죠. 지금 새로 나오는 법조인들도 그런 각오를 해야 해요. 새내기 변호사가 사무실을 단독으로 차리고 무불통달(無不通達)로 의뢰인을 받다보면 자칫 변호사업계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 있습니다. 경험도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어요.

제가 선거 공약에서 젊은 변호사들 위해 변호사협회에 ‘Young Lawyer’s Division(청년변호사위원회)’를 만든다고 했어요. 일정한 연령 또는 일정한 경력 미만의 변호사들로 청년변호사위원회를 구성해 교육을 하고 경륜이 풍부한 원로 변호사와 1대 1로 멘토링(mentoring)을 해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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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동아일보 수석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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