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잠시 부연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4년 서울시는 서울 성수1가에 있는 뚝섬에 ‘서울숲’을 조성해 이듬해 6월 개원했다. 당초 골프장, 승마장 등이 있었지만 서울숲 사업으로 5개의 테마공원이 만들어지고 수목 41만 그루가 심어졌다.
세계산림과학대회는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회(IUFRO)가 5년마다 개최하는 학술행사로, 2010년 서울대회에는 세계 100여 개국 산림분야 각료급 인사와 유엔 등 국제기구 인사, 학자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청장은 IUFRO 회장을 맡고 있었다. 이 교수가 말한 AFoCO는 이 대통령이 2009년 6월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설립을 제안했고, 2010년 세계산림과학대회에서도 기구 설립을 재차 언급했다. 이 아이디어는 2008년 이 청장이 청와대 비서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핀란드에 있는 유럽산림연구소(EFI)를 벤치마킹해 ‘한국에 아시아산림연구소(AFI)를 설립하자’는 내용이었다. AFI가 AFoCO로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AFoCO 얘기가 나오자 차분하던 그의 말이 조금씩 빨라졌다.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설립 추진
“AFoCO는 아시아지역 녹색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한국 주도의 독립된 국제기구입니다. 현 정부 임기 내 기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기구가 출범하면 총 200만달러 규모의 협력사업을 추진할 겁니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뒤 정부는 한·아세안 산림분야 그룹회의와 한·아세안 산림분야 고위급 회의, 농림장관 회의 등을 통해 AFoCO 설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국제기구로는 국제백신연구소(IVI)가 유일하다.
대화는 자연스레 또 다른 국제회의인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 총회로 흘렀다. UNCCD는 사막화를 겪는 국가를 지원해 사막화를 막고 가뭄 피해를 완화하려는 유엔 3대 환경협약(나머지 두 협약은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중 하나. 2년마다 194개 회원국 대표와 장관급 인사 2000여 명이 참석하는 국제회의로 올해 10월10~2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 청장은 3월8일 창원시를 방문해 행사장 시설과 숙박 등 총회 준비에 따른 협력을 요청했다.
“지금까지 UNCCD는 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에서 열렸는데, 2008년 6월 UNCCD 럭나가자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해 황폐화한 토지를 성공적으로 녹화한 모범국 한국에서 개최해달라고 제안했어요. 아시아에서 처음 총회를 개최하는 겁니다.”
▼ 저도 어릴 적 녹화사업에 참여(?)했는데요, 식목일 즈음 나무 심으러 선생님과 산에 올랐죠.
“그러셨군요.(웃음) 우리나라 대표 국가브랜드가 3개 있는데 일류 IT 기술, 개도국이 배우려 하는 새마을운동,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한 성공사례인 치산녹화 기술입니다. 국가지도자의 리더십과 치산녹화 계획의 단계적 추진, 국민적 참여 등으로 가능했던 거죠. 전 국토의 64%가 산림이지만 사실 토양과 기후가 썩 좋은 조건은 아닙니다. 대신 바위를 깨 나무를 심어 민둥산을 녹화하는 등 조림기술만큼은 외국인들도 부러워합니다. 몽골 등 사막화가 진행되는 국가에 우리의 조림기술을 전파하고 있으니까요.”
실제 우리의 치산녹화는 해외 임업 관계자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아킴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한국은 환경보호에 대한 여러 성공사례를 가지고 있는데, 특히 한국의 조림사업은 세계적인 자랑거리”라고 했고, 미국의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 지구정책연구소장은 “한국의 산림녹화는 세계적인 성공작이며 개도국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청장 역시 외교통상부 한-아세안 환경협력사업단 단장으로, 아세안 지역 학생들을 초청해 공부시키며 한국의 우수한 조림 기술을 가르쳤다.
“아세안 각국은 나무가 잘 자라나는 기후여서 좋은 협력관계를 가져야 해요. 한국으로 유학 온 각국 엘리트들에게 체재비 2000만원을 지원해주면 모두 ‘친한파’가 됩니다. 이런 사업을 계속 이어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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