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호

샌드파인GC

명문골프장 탐방

  • 글│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입력2011-05-24 0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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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과 나무에 흠뻑 취한 18홀이었다. 전날 억수같이 쏟아진 비 덕분인지 페어웨이가 정갈하기 짝이 없다. 금강송(金剛松)이 빼곡한 숲에선 갓 목욕 마친 여인의 머릿결 냄새가 진동한다. 청록의 숲 너머로 남색 경포바다가 넘실거린다. 샌드파인(Sand Pine)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소나무 천지다. 사계절 꽃향기 그득한 꽃밭이다. 시골길처럼 걷고 또 걷고 싶은 아늑한 산책로다.
    샌드파인GC
    샌드파인GC의 터는 원래 소나무 숲이었다. 숲 주변에 민가와 밭이 있었는데 강릉시와 주민 협조로 이 지역 최초의 골프장이 들어설 수 있었다. 지대가 높지 않은 데다 바위와 언덕, 개울 등의 자연지형이 그대로 살아 있어 시골마을처럼 포근하다. 일찍이 “눈이 즐거워야 좋은 골프장”이라는 설립자의 경영철학에 따라 조경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그 결과 수목원과 휴양림이 부럽지 않은 친환경 골프장으로 거듭났다.

    샌드파인GC
    ▼ 알쏭달쏭 골프상식

    볼끼리 부딪친 경우 _ 그린 밖에서 친 볼이 그린에 있는 볼을 건드린 경우 맞아서 움직인 볼은 제자리에 놓는다. 맞힌 볼은 멈춘 곳에서 플레이한다. 이때 그린 밖에서 친 볼이 그린 위의 다른 공을 맞고 홀 속으로 들어가면 홀인으로 인정된다. 또 그린 위 같은 거리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친 볼이 부딪치면 둘 다 원래 위치에서 다시 플레이한다. 같은 거리가 아닐 때는 홀에서 가까운 쪽이 2벌타를 먹는다.

    샌드파인GC


    샌드파인GC
    멀리 바다가 보이는 아웃코스 1번홀(파5, 527야드).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서 있는 붉은 단풍나무가 길잡이 노릇을 한다. 세컨드 샷에서는 좌우측에 웅크린 거대한 두 바위 사이로 공을 보내야 편안한 스리 온을 기대할 수 있다. 라일락과 복숭아꽃이 반기는 2번홀(파4, 311야드)에서 첫 파를 잡고 황매화가 활짝 핀 4번홀(파3, 123야드)에서도 같은 즐거움을 누리다. 5번홀(파4, 393야드)에선 벚꽃을 닮은 꽃사과나무에 넋 놓다가 어이없는 더블 파. 장애물경기 하듯 개울 두 개를 뛰어넘어야 하는 인코스 4번홀(파5, 525야드). 웬만하면 거리 욕심을 참는 게 좋다. 붉은 영산홍이 유혹하는 6번홀(파3, 178야드)과 파5인 7번홀(538야드)에서 연속 파를 잡아 간신히 체면치레. 마지막 9번홀(파4, 339야드)에 들어서자 간간이 날리던 빗방울이 완전히 사라지고 파란 하늘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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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병준 총지배인

    소나무 숲과 바다의 멋진 조화, 예술적 경지의 조경, 고난도의 코스, 자연 그대로의 지형…. 조병준 총지배인이 꼽은 샌드파인GC의 매력이다. 회원 수는 400명인데 이 지역 회원보다 수도권 회원이 많다. 운동하러 온 김에 바다도 보고 관광도 하는 휴양형 골퍼들인 셈이다. 샌드파인GC를 설립한 승산레저는 인근에 220실 규모의 콘도미니엄을 짓고 있다. 경포해변 코앞이다. 관광지인 이곳에서 골프장과 콘도가 결합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5월 개장 예정인 이 콘도의 이름은 라카이(LaKai). 밝은 바다를 뜻하는 하와이 말이다. 조 지배인은 “제주도로 원정 가는 골퍼들의 발길을 동해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라카이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야흐로 영동권을 대표하는 친환경 리조트단지를 조성하려는 창립자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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