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골든베이CC

명문골프장 탐방

  • 글|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donga.com

    입력2012-04-23 1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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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안반도 서쪽 끝 정산포의 황금빛 언덕. 청록의 바다를 숨 가쁘게 건너온 바람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 소나무 숲이 두런거리고 갯벌이 비늘처럼 퍼덕거린다. 해변엔 갈매기가 날고 숲에선 오색딱따구리가 지저귄다. 바다를 옆구리에 낀 코스는 유럽 궁전의 정원처럼 고급스럽고 아늑하다. 바람은 공보다 빨리 날고 공보다 멀리 나아간다. 내 몸보다 가볍고 내 마음보다 충만하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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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있는 골든베이CC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휴양형 골프리조트다. 마운틴, 오션, 밸리 3개 코스 27홀로 구성돼 있다. 골프 여제(女帝) 아니카 소렌스탐이 사업가로 나선 후 처음 설계한 골프장으로도 유명하다. 소렌스탐의 취향이 반영됐는지 코스는 짧은 편이지만 페어웨이 폭이 좁고 그린이 까다로워 점수 내기가 쉽지 않다. 타구 방향이 조금이라도 틀어지거나 힘 조절을 못하면 공은 여지없이 OB나 해저드 구역에 떨어진다. 지난해 이곳에서 열린 한화금융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나연의 최종 성적이 1언더파였다. 최혜용이 3오버파로 준우승. 컷오프를 통과한 73명 중 18명이 최종합계 20오버파 이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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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션 코스 1번홀부터 3번홀까지는 서해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그린 뒤편으로 청명한 바다가 펼쳐진 2번홀(파3, 97m)에 이르자 바람이 잦아들고 햇살이 따사롭다. 그린 주변 암석들을 피하는 것이 관건. 승부처는 핸디캡 1번인 4번홀(파5, 454m). 아일랜드 홀로 왼쪽은 숲이고 오른쪽은 언덕이다. 코스 한가운데 떡하니 버티고 있는 워터해저드 때문에 투 온 시도는 위험하다. 티샷 공을 멀리 보낸 동반자는 스리 온을 노리다 거대한 연못의 아가리에 공을 처넣었다. 첨벙. 파이브 온 투 퍼트로 더블 보기. 드라이브 샷이 짧았던 나는 두 번 끊어 쳐 포 온 투 퍼트로 보기.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성경 구절이 새롭다. 8번홀(파3, 158m)은 워낙 맞바람이 강해 온 그린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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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운틴 코스는 산을 깎아 만든 곳이라 홀 간 이동거리가 긴 편이다. 1번홀(파4, 271m). 티박스 바로 앞에 청록색 연못이 오른쪽으로 길게 누워 있다. 왼쪽 언덕 아래로 갯벌이 펼쳐져 있다. 일직선의 평탄한 코스라 큰 어려움 없이 파를 잡다. 우(右)도그레그 홀인 3번홀(파5, 478m). 티샷 때 공이 우측으로 밀리면 무조건 해저드다. 그린 뒤편에 공간이 없기 때문에 어프로치나 퍼트할 때 까딱 힘이 넘치면 OB 날벼락을 맞는다. 6번홀부터 9번홀까지 연속 보기. 퍼트할 때 몸이 움찔거릴 정도로 불어대는 강풍 탓이라 여기니 그다지 서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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