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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빼다 박은 ‘강남몽’<황석영 作> 4장 ‘개와 늑대의 시간’

거장의 소설과 표절의 혐의

  • 송홍근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빼다 박은 ‘강남몽’<황석영 作> 4장 ‘개와 늑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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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빼다 박은 ‘강남몽’ 4장 ‘개와 늑대의 시간’

‘강남몽’은 조양은(가운데)을 홍양태라는 이름으로 묘사한다.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는 조양은의 옛 동생을 인터뷰했다.



그는 조씨를 안 만난다고 했다.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란다.

“돈이 없으니 자꾸 도박에 손을 대는 것이다. 언젠가 내게 ‘두 번 다시 카지노에 가면 네가 내 형이다’며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도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경우 ‘조깡’이 억울한 면이 있다.”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164쪽)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의 ‘조깡’은 조양은을 가리킨다. 강남몽 4장의 주인공은 홍양태와 강은촌이다. 홍양태의 비중이 강은촌보다 높다. 홍양태는 조양은, 강은촌은 김태촌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실존 인물의 이름을 쓰지 않았을 뿐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있다. 디테일은 허구지만 큰 그림은 실재다.

‘강남몽’의 홍양태는 공교롭게도 ‘홍깡’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홍양태와 나이 한 살 차이로 엇비슷하게 성장한 강은촌이 있었다. 홍이 10대 시절부터 홍깡이라고 불린 것처럼 강은 고등학교 때부터 성씨에 알맞게 깡으로 알려졌다.

(‘강남몽’ 253쪽)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저자는 “‘조깡’은 조양은의 핵심측근이 나와 인터뷰하면서 쓴 표현”이라며 “그전까지 조양은을 ‘조깡’이라고 부르는 코멘트가 담긴 자료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창에 ‘조깡’ ‘조양은’을 키워드로 넣고 검색하면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저자의 글만 검색된다.(10월15일 현재)

‘조깡’과 ‘홍깡’은 우연의 일치일까.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로 되돌아가보자.

김태촌과 조양은의 전쟁은 서울 주먹계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주먹계 선배들도 그들을 제어하지 못했다. 1977년 어느 날 전북 주먹의 대부 이승완씨가 조씨를 불러냈다. 태권도 전국체전 실력자로 해병대 태권도단 감독을 맡는 등 태권도계 실력자이던 이씨는 당시 주류도매업을 하면서 주먹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조씨가 약속장소에 가보니 서로 죽이려고 쫓아다니던 김씨가 나와 있었다. 이씨의 주선으로 두 사람은 한방에 앉았다. 하지만 화해하기엔 감정의 골이 너무 깊었다. 대화는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일어서면서 잠시 서로의 몸이 스쳤는데, 각자 몸에 지니고 있던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151쪽)

“너희들 그러다 둘 다 죽는다”

다음은 ‘강남몽’의 한 대목이다.

그즈음에 동대문에서 주류도매를 하고 있던 이승철 선배가 양태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는 전북 출신으로 태권도 대표선수를 했고 중정의 윤무혁과 절친한 사이였다. 그들은 주먹이 우익단체를 결성해야 사회적인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승철은 홍양태의 가슴을 잡았고, 순간 옷자락 안에 뻣뻣하게 서 있는 칼날을 느꼈다. 홍양태가 나가버린 뒤에 이가 강은촌에게 물었다.

-너두 차구 나왔냐?

-뭘요, 뭔 소리요?

-너희들 그러다 둘 다 죽는다…

강은촌은 이승철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물론 알아들었다. 상의 옷자락으로 가리고 있었지만 그도 와이셔츠에 칼을 차고 나왔던 것이다.

(‘강남몽’ 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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