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페시아(왼쪽)와 미녹시딜 성분의 탈모치료제들.
▼ 프로페시아
수년 전부터 탈모 증상이 있던 O씨(23)가 피부과를 찾았다. 최근 들어 전보다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면서 정수리까지 탈모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두피 및 모발 검사를 해보니 앞머리 이마선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으나 앞머리에서부터 정수리까지 모발이 빠져 있었다. 게다가 모발이 가늘어져 있었다. 진단 결과는 남성형 탈모증. O씨는 모발 이식을 원했지만, 일단 프로페시아를 복용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10개월 뒤, 치료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프로페시아는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해 탈모를 막는다. 탈모가 막 시작되는 초기에 효과적이지만, 점차 진행되면 효과가 떨어진다. 대개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억제하여 치료 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남성형 탈모증은 진행성 질환이다. 따라서 약물을 중단하면 탈모가 다시 시작된다. 이 때문에 치료효과를 유지하려면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프로페시아에는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 성욕 감퇴, 발기부전 등 성적인 부작용이 복용 환자의 1∼2%에서 나타나는 것. 복용을 중단하면 이런 부작용은 대개 1주일 내에 없어진다.
▼ 미녹시딜
미녹시딜은 원래 먹는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인데 강력한 혈관 확장제다. 그런데 이 약물을 장기 복용한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에서 몸에 털이 많아졌다. 이에 힌트를 얻어 연구한 결과 미녹시딜이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탈모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미녹시딜 역시 탈모 초기에 효과적인데, 하루 두 번 탈모 부위에 바른다.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두피에 염증이 일어나거나 얼굴의 솜털이 굵어지기도 한다.
미녹시딜은 남성호르몬과 관계없이 모발을 자라게 하므로 원형 탈모증 같은 남성형 탈모증과 유형이 전혀 다른 탈모증에도 널리 사용된다. 남성형 탈모증에는 프로페시아와 같이 사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된 탈모엔 별 효과가 없다. 프로페시아와 마찬가지로 약을 바르다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시작되는 한계가 있다. 또한 두피에 염증이 있을 때 미녹시딜을 바르면 염증이 더 심해진다. 따라서 오히려 탈모가 악화될 수 있다. 이럴 때는 먼저 두피를 치료한 뒤 미녹시딜을 발라야 한다.
▼ 모발 이식
남성형 탈모가 초기단계를 넘어섰거나 앞머리선이 변한 경우엔 모발 이식을 권한다. 모발 이식은 자기의 모발을 탈모 부위에 심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