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호

직업을 알면 탈모 유형이 보인다

  •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 홍보위원장

    입력2005-09-29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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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프랑스의 한 헤어케어 전문회사에서 눈길을 끄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직업에 따라 탈모의 형태나 두피 건강의 상태가 다르다는 것. 보고에 따르면 이마가 넓어지고 정수리가 훤해지는 남성형 탈모는 전문직 종사자에서 많이 나타나며,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는 여성은 비듬이나 염증 같은 두피 질환이 주로 발병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직업에 따른 탈모 유형이 밝혀져 대머리를 유전적 질환으로만 여기던 사람들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직업에 따른 탈모 형태를 알아본다.

    전문직 종사자 : 성공과 맞바꾼 머리카락

    변호사 K씨(37)는 3년 전 동료 변호사 몇몇과 사무실을 공동 개업한 뒤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그런데 개업 전 함께 일하던 선배 변호사와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하던 김씨는 몹시 놀랐다. 선배의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준 게 보였던 것. K씨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부리나케 거울을 보았다. 왠지 자기 이마도 넓어진 것 같았다.

    K씨는 바로 다음날 병원을 찾았다. 모발 상태에 대한 진단 결과는 남성형 탈모가 진행될 여지가 있다는 것. 그는 그뒤로 몇 개월간 피부과의 두피 클리닉에서 전문 두피 치료를 받고 있다.



    K씨처럼 뇌 활동량이 많이 요구되는 직업 종사자는 혈류장애 등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머리털에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성취욕이나 사회적 지위에서 오는 긴장과 스트레스는 탈모를 촉진하는 안드로겐 호르몬 분비를 계속 증가시킨다. 남성은 호르몬 작용에 의해 탈모가 더욱 빨라지고, 여성이라도 ‘남성형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혈액순환과 부교감 신경, 여성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돼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충분한 영양섭취로 두피와 모발에 영양분을 공급해야 한다.

    서비스 직종 : 아름다운 그녀에게 숨겨진 고민

    인천국제공항 탑승수속파트 사원 J씨(27). 그녀는 날마다 화장을 해야 하는 직업이라 나름대로 피부 관리를 해왔다. 클렌징을 세심하게 하고 팩도 꾸준히 하는 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중대한 실수를 했다. 피부 관리에만 신경 쓰고 두피 관리엔 소홀했던 것. 얼마 전부터 비듬이 생기더니 두피가 자주 가렵고 정수리 부분엔 눈에 띄게 머리숱이 적어졌다. 결국 피부과를 찾아 상담한 뒤 약물치료를 하기에 이르렀다.

    J씨와 같은 서비스직 종사자, 스튜어디스, 발레리나 등은 전형적인 머리 모양을 한다. 머리털을 정갈하게 빗어 단정하게 묶은 뒤 그물망에 머리꼬리까지 넣어야 하는 것. 이처럼 하루 종일 머리를 잡아 당겨 묶은 상태로 지내면 모공이 넓어지고 모발은 약해진다. 게다가 채 마르지 않은 머리털을 묶으면 그 안에 세균이 번식해 비듬과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생긴다.

    머리를 묶더라도 두피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약하게 묶고, 머리가 다 마른 뒤에 묶는다. 또한 휴식시간엔 머리를 풀어 머리털이 숨 쉴 수 있게 한다. 약해진 머리털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샴푸나 린스, 트리트먼트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예인 : 잦은 스타일 변형으로 몸살 앓는 머리털

    최근 개그맨 이혁재씨가 탈모 방지 홍보대사로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평소 털이 많기로 유명한 그가 어느 날 탈모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탈모 방지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이씨뿐 아니라 탤런트나 패션모델, 영화배우 등 연예인은 머리 모양을 자주 바꾸고, 여러 색으로 번갈아가며 염색하고 생활도 불규칙해 탈모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화면에서 볼 땐 부드럽게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은 사실 심각할 정도로 손상되거나 가늘어져 있으며, 게다가 숱까지 적은 경우가 많다. 더욱이 두피는 지성이면서 모발은 건성이 되거나, 드라이기의 열이나 염색 때 발생하는 화학적 열로 모발이 타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샴푸나 린스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모발에 직접 영양을 공급하는 특수 크림을 사용하거나 피부과나 전문 두피클리닉에서 특별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출장파 비즈니스맨 : 물갈이! 털갈이?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4년째 근무 중인 조모(29)씨. 해외 출장이 잦은 그는 외국 호텔에 투숙하면서 목욕탕에 비치된 샴푸나 비누를 별생각 없이 사용해왔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두피에 뾰루지가 나고 염증이 자주 생겼다. 하지만 큰 불편이 없어 가벼운 증상이려니 하고 방치했다. 그러나 조씨는 최근 두피가 가렵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등 탈모 초기 증세가 나타나 피부과를 찾았다.

    조씨처럼 세계 방방곡곡을 안방처럼 드나드는 비즈니스맨은 나라마다 다른 물 상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석회질이 섞인 유럽의 물은 샤워나 머리를 감을 때 고역이고, 동남아시아 지역의 센물은 샴푸 거품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아 두피 및 모발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 가장 흔히 생기는 것이 뾰루지와 같은 두피 트러블. 가끔은 원형 탈모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게다가 관리할 시간이 없어 증상은 악화되기 십상이다.

    해외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은 무엇보다 두피를 깨끗이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순식물성 딥 클렌징과 영양을 공급하는 샴푸 등을 사용하고 린스나 트리트먼트를 바른다. 또한 정기적으로 전문 두피관리 시스템을 이용,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복 착용 직업 : 숨 못 쉬는 두피, 떨어져나간 모발

    강원도 홍천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3개월 전에 제대한 김모(23)씨. 복학을 앞둔 그는 고민이 많다. 학업에 적응할 일도 걱정이고, 졸업 후 취업도 고민이다. 더욱이 나이에 맞지 않게 늙어 보이는 외모가 스트레스에 한몫을 한다. 입대 전에는 나이 들어 보인다는 말을 듣지 않다가 제대하고부터 부쩍 늙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닌게아니라 군복무 중 머리털이 많이 빠져 앞머리쪽 두피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군인이나 경찰처럼 모자를 장시간 써야 하는 사람에겐 염증을 동반한 탈모가 흔하다. 모자 속에서 노폐물이 쌓이고 두피에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탈모 방지를 위해서는 자주 모자를 벗어주는 것이 좋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모자를 꼭 착용해야 한다면 평소 청결에 유의한다. 머리를 감을 때는 손끝으로 두피를 눌러주면서 자극하는 간단한 두피 마사지를 한다. 두피 마사지는 모자 때문에 막혔던 혈액을 순환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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