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만평 ‘안마봉’] 2025년 그래도 희망을 꿈꾼다
한 해를 정리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던 12월 초에 느닷없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후 펼쳐지는 대한민국 정치 드라마는 ‘드라마틱한’ 차원을 넘어 한 편의 반전 영화이자 공포 스릴러 같다. 돌이켜 보면 ‘2024 한국 정치 드라마’는 원심력과 구심력의 모든 것을 체감하는 롤러코스터였다. 2024년 1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으로 시작된 한국 정치는 4·10 총선에서 ‘거대 야당’이 출현하면서 정치투쟁의 거센 파도에 휩쓸렸다. 탄핵 소추와 거부권이 난무하고 각종 특검법이 신문지상을 오르내리면서 정치 상황은 급전직하했다. 거야(巨野)는 정부 관료들을 탄핵 소추해 직무를 정지시켰고, 김건희 여사·채 해병 특검법을 발의하고, 대통령실과 검찰·경찰의 특수활동비와 특정 업무 경비를 전액 삭감하면서 정부의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맞서며 서로의 헌법적 권한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더니, 결국 계엄 발동권 카드까지 꺼내 들며 공포 스릴러의 클라이맥스를 찍었다. 파리 올림픽의 감동도, 북한 오물 풍선이라는 기괴함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당혹감도 정치투쟁의 거센 회오리에 날아가 버렸다.
황승경 문화칼럼니스트·예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