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러 산에 오르며 메아리가 하늘과 땅을 잇는 끈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산그늘 아래서는 수평선을 찾았어요. 수평선을 상상하면서 끝없는 풍경을 발견했습니다.”
사베는 바람, 빛, 돌, 물, 그늘을 찍어왔다.
“자연을 이루는 요소에서 광대함의 관념을 찾습니다. 펼쳐지고 또 펼쳐지는 게 세상 아닐까요?”
gallerylux 10월 23일 ~11월 4일
산그늘 아래서
나탈리 사베
글 박해윤 기자 land6@donga.com
입력2013-09-25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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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제 인생의 ‘톱’이었죠. 1999년 개원해 2008년까지 전국에서 제일 잘되는 소아과 다섯 손가락 축에 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개원 때부터 ‘전자 차트’를 써서 바로 통계가 나오거든요. 8년 반 동안 하루 평균 280명의 환자를 봤더라고요. 믿기 어렵겠지만 하루에 환자 500명을 본 날도 있었으니까요.” 서울대 의대를 나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됐지만 여전히 가슴속에 ‘시인’의 꿈을 간직하고 있던 그가 제주도에서 공중보건의를 한 뒤 반해 눌러앉았다. 대학 동창인 아내와 함께 서귀포시에 강병철소아과의원을 열었다. 강병철소아과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환자가 몰려들었다. 타향 출신 의사가 제주도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