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호

10대 기업 SNS 민심조사

이건희 ‘소통 모른다’, 최태원 ‘씁쓸하다’, 김승연 ‘자식 간수부터 잘해라’

  • 김유림 기자│rim@donga.com

    입력2011-06-20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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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버 민심 알아야 기업 전략 세워
    • ‘대기업=중소기업 위협하는 곳’ 인식
    • LG=저렴, SK=이벤트
    • 가장 많이 언급되는 CEO 이건희, 존경받는 CEO 구본무
    • 최태원·김승연은 가족 때문에 구설
    10대 기업 SNS 민심조사
    정치인이 민심(民心)을 얻기 위해 재래시장에 가는 것은 낡은 수법이다. 요즘 민심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 등 온라인에 있다. 사이버 공간에는 하루에도 수백 번 공분(公憤)이 인다. 정치, 문화, 사회적 이슈는 끊임없이 터졌다 사그라진다. 소비자 입맛에 민감해야 할 기업은 끊임없이 온라인 반응을 확인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뒷짐만 지고 있다간 큰코다친다.

    ‘신동아’는 국내 언론 최초로 10대 대기업(삼성, 현대, 롯데, LG, SK, 신세계, CJ, 한화, 포스코, GS)에 대한 ‘사이버 민심’을 텍스트마이닝(textmining)기법으로 조사했다. 이 기법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 가운데 특정 주제어와 관련된 문장을 뽑아내 의미를 분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 약탈자?”

    ‘신동아’는 다음소프트와 홍보대행사 미디컴이 함께 운영하는 소셜 트렌드 탐색 사이트 ‘트렌드 시크’와 함께 2010년 1월부터 2011년 5월 말까지,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트된 글 6000만건과 2011년 1월부터 5월 말까지 트위터 300만개 계정에 오른 5억6000만건 등 총 6억2000만건의 네티즌 의견을 분석했다. 그중 10대 대기업과 관련된 글을 추출해 사용된 의미를 파악하고 언급 빈도를 계산했다. 가장 높은 빈도와 함께 언급된 키워드도 찾았다. 해당 어휘가 이용된 문서 속 주어 술어 관계를 분석해 긍정, 부정 등 감성어도 파악했다.

    먼저 일반적인 의미로서 ‘대기업’을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선은 어떨까? ‘대기업’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중소기업(1만8323건)’이었다. 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비교하거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이익을 빼앗았다는 내용이었다.



    트위터·블로그에 대기업 관련 언급이 가장 많았던 때는 5월9일. 서울대 안철수 교수는 한 강연에서 “우리나라 중견기업은 전멸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에 행하는 횡포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5월20일경 한 중소기업 대표가 “LG텔레콤에 특허를 빼앗겼다”고 주장해 온라인에 ‘대기업이 중소기업 특허 빼앗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급속히 퍼졌다. 5월 말 자동차 부품업체인 유성기업의 노조가 파업하면서 대기업의 부품 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대기업과 함께 자주 언급된 인물’ 3위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오른 것 역시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정 위원장은 3월 “대기업이 이윤목표를 초과하는 성과를 내면 그 일부를 협력업체와 나누자”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했다. 이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블로그 언급순위 2위·트위터 4위)은 “사회주의 말인지 공산주의 말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비판했다. 이밖에도 안철수 교수(트위터 1위),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블로그 8위) 등 대기업에 대한 비판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인물 역시 ‘대기업 연관 인물’ 상위에 올랐다.

    야구단 있어야 사이버 공간 인기?

    네티즌이 가장 많이 언급한 대기업은 어디일까? 1위는 LG. 삼성이 근소한 차이로 뒤이었고 현대, 롯데, SK가 다음 차례였다. 이어 신세계, CJ, 한화, GS, 포스코 순이었다. 이 순위는 자산총액기준 재계순위와 차이가 있다.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재계순위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KT 순이다. CJ는 16위, 신세계는 18위다.

    비결은 바로 ‘야구’다. 네티즌이 많이 언급한 상위 5개 기업은 모두 자사 야구단이 있다. 8위 한화도 마찬가지. 프로야구가 개막하자 LG, 삼성 등 야구팀을 소유한 기업을 언급한 블로그·트위터 글이 급증했다. “블로그·트위터 버즈(언급량)를 높이려면 야구팀을 운영해야 한다”는 공식도 성립할 듯하다.

    10대 기업 SNS 민심조사
    국내 굴지의 기업 삼성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등 삼성전자의 제품이었다. ‘LG’ ‘아이폰’ ‘애플’ 등 경쟁사나 경쟁제품을 함께 언급한 글도 많았다. 지난해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경쟁이 과열되던 때, 올 1월 삼성 3D TV가 중국에서 브랜드 1위에 등극했을 때, 갤럭시 S2가 출시되고 예약판매를 시작할 때 등 삼성전자에 이슈가 발생하면 온라인에서도 삼성 버즈가 급증했다.

    삼성에 대한 네티즌의 감성은 긍정적이었다. ‘스마트’‘승리’‘정밀하다’‘1위’‘최고’‘글로벌’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하 괄호 안은 관련어, 수술)필요하다’ ‘(반도체공장)안전하다’ ‘명예훼손’ ‘(재검토 후) 보상’ 등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는 글도 있었으나 부정적인 감성어는 많지 않았다. ‘1등 삼성’ 이미지가 사이버 공간에서도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LG 역시 LG전자 관련 논의가 가장 많았다. LG 관련 언급 키워드 상위권에 ‘스마트’ ‘휴대폰’ ‘LG시네마3D’ ‘LGDI’ ‘3D TV’ ‘옵티머스’ 등이 올랐다. 눈에 띄는 것은 ‘삼성’이 LG와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2위(13만3707회)에 오른 것. 삼성과 LG는 3D TV 및 스마트폰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LG에 대한 감성어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점유율 1위) 수상(受賞)하다’ ‘정직한’ 등 LG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얻은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감성어가 많았다. ‘싼’ ‘무료’ 등 감성어도 많았다. 이는 LG 유플러스가 KT, SK텔레콤 등 경쟁사에 비해 가격 면에서 비교우위에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위터에서 SK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추첨’‘이벤트’‘브로드밴드’‘선물’ 등이다. SK는 10대 대기업 중 트위터 활동을 가장 열심히 하는 편. SK텔레콤(@SKtelecom) 등 계열사 트위터는 팔로어에게 기프티콘, 야구경기 티켓 등 경품을 제공한다. 그 덕에 트위터 감성어도 ‘유쾌한’ ‘크다’ ‘고맙다’ ‘푸짐하다’ 등 행사와 관련된 긍정적인 감성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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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벤트로 얻은 인기, 폭행으로 잃은 SK

    하지만 치명적인 오점도 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물류회사 M·M 전 대표 최철원씨의 폭행 사건이다. 최씨는 지난해 “고용승계를 해달라”며 1인 시위를 하던 한 운수노동자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후 ‘맷값’ 2000만원을 건넸고, 이 사건은 트위터, 블로그 등을 통해 급속히 퍼졌다. SK와 관련된 감성어 중 ‘너무하다’ ‘업무방해혐의’ 등이 등장한 이유다. 이를 통해 “이벤트를 통해 힘들게 네티즌의 환심을 얻어도 비도덕적 사건 한 번이면 끝장”이라는 결론이 가능하다.

    현대의 ‘트위터·블로그 지도’를 보면 소비재의 위대함이 느껴진다. 현대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범(汎)현대 그룹 중 블로그·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현대백화점. 경품, 할인, 세일 등 소비자와 관계가 높기 때문이다. 현대와 함께 언급된 키워드 역시 ‘20~35세’ ‘young’ ‘고객 프리미엄 마일리지카드’ 등 현대백화점그룹 이벤트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4월 현대차 노동조합이 노조원 자녀에게 정규직 채용 특혜를 주는 단체협약 요구안을 확정하면서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터넷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현대에 대한 감성어는 ‘새롭다’ ‘미래지향적’ ‘할인혜택 기다리다’ 등 긍정적인 감성어도 많았지만 ‘노조문제 심각하다’ ‘스트레스’ ‘복잡하다’ 등 부정적 감성어도 눈에 띄었다.

    GS그룹도 주거(GS건설), 주유(GS칼텍스), 쇼핑(GS홈쇼핑, GS마트)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기업으로, 각 사이트가 인터넷에서 골고루 언급됐다. 올 5월 말에는 GS건설이 4대강 현장 조사단 활동을 불법적으로 막았다는 내용이 리트윗(RT) 되면서 GS건설 관련 감성어에 ‘불법적’ ‘미치다’ ‘(세상) 더럽다’ 등이 등장했다.

    의식주와 관련된 계열사가 많은 롯데 역시 관련 언급 상위 키워드도 백화점, 마트, 롯데월드, 롯데리아 등 계열사 이름이 대부분이었다. 감성어 상당수는 롯데 야구팀과 관련된 것으로 ‘승리’ ‘활약’ ‘우승’ ‘부진’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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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M&M 전 대표.

    한화와 관련된 인터넷 키워드 중에는 야구와 관련된 것이 아닌 것을 찾기가 힘들었다. 검찰이 한화 비자금 수사에 박차를 가하던 올 1월23일보다, 한화이글스 김관수 사장 등이 한화 성적 부진으로 사의를 표명한 5월15일 ‘한화’ 관련 트위터가 4배 이상 많았을 정도.

    포스코는 올 1월 소셜네트워크 뉴스 서비스 ‘위키트리’에 “포스코건설이 14억원의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오히려 용역을 동원해 하도급 업체 직원을 폭행했다”는 기사가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포스코에 대한 감성어는 ‘이익’‘강세’‘호조’‘대박’ 등 긍정적 감성어가 대부분이었으나, 이 폭행사건으로 ‘(권력이) 대단하다’ ‘납치’ ‘의혹’ 등 부정적인 감성어도 다수 눈에 띄었다.

    CJ는 방송, 연예, 스포츠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업. CJ채널의 인기 방송을 언급한 인터넷 연예 기사나 CJ E·M센터에서 진행된 방송 프로그램 관련 글이 주를 이뤘다. 감성어 중 ‘거절’이 눈에 띄는데, 이는 3월 중순 일본 정부가 CJ그룹이 지원한 식료품을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확산됐기 때문이다.

    신세계 계열사 중 인터넷에서 가장 화제가 된 곳은 신세계백화점. 특히 신세계가 1월 말 신세계백화점·신세계몰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기념해 트위터 이벤트를 열었을 때, 5월1일 신세계백화점이 경품으로 아이패드2를 걸고 이벤트를 했을 때 트위터 버즈가 급격히 늘었다. 이벤트를 통한 네티즌 관심 끌기에 성공한 것.

    그러나 올 5월 말 신세계백화점이 상품권 유통업자와 짜고 수백억원대의 상품권을 부당 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정적인 의견도 많이 퍼졌다. 이 때문에 신세계에 대한 감성어 중 ‘짜다’ ‘문제’ 등이 포함됐다.

    구본무 가장 긍정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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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대기업 CEO 중 사이버 공간에서 가장 긍정적 평가를 받는 구본무 LG 회장.

    사이버 공간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기업인은 누굴까? 블로그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만1067회)이 압도적이었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1만1135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9003회), 최태원 SK 회장(5254회), 이재현 CJ그룹 회장(4187회) 등이 뒤를 이었다.

    트위터에서도 이건희 회장이 3만7873회로 압도적 1위. 이어 정용진 부회장(5857회), 정몽구 회장(2135회), 최태원 회장(2057회), 김승연 회장(1769회) 순이다. 이건희 회장의 영향력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또한 재계순위는 10위권 밖이지만 블로그·트위터에서 2위를 차지한 정용진 부회장은 ‘이슈메이커’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편 상위 언급 기업인이 모두 오너 CEO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건희 회장과 관련해서는 가족 관련 네티즌 언급이 유난히 많았다. 2010년 8월 조카인 이재찬씨가 투신자살했을 때,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승진했을 때, 올 4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한복 차림 출입 금지와 관련해 직접 사과했을 때 블로그 버즈가 크게 늘어났다. 이건희 회장에 대한 감성어는 ‘소통 모르다’ ‘심기 불편하다’ ‘싫어하다’ ‘오만하다’ 등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존경’ ‘헌신’ 등 긍정적 인식도 있었지만 ‘거북하다’ ‘분노’ 등 부정적 인식을 담은 감성어가 상위에 많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0대 대기업 회장 중 긍정적 버즈가 가장 많은 CEO로 꼽혔다. 4월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1년 세계 갑부 순위 중 879위에 올랐을 때, 1월 신임 임원 만찬 자리에서 “협력사와 갑을관계 없애라”고 발언했을 때 버즈가 늘어났다. 대과(大過)가 없었던 CEO로 감성어 역시 ‘(경영) 통하다’ ‘(성장가능성) 높다’ 등 긍정적인 것이 많았으며 ‘(신사업) 과감하다’ ‘(경쟁력확보) 중요하다’ 등 사업 추진력과 관련된 언급도 많았다. ‘(회장) 웃다’ ‘(머리) 좋다’ ‘(주목) 받다’ ‘좋은 (사람)’ 등 성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최철원 전 대표 사건뿐 아니라, 올 4월에는 최 회장이 1000억원대의 선물 거래로 투자 손실을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설상가상 4월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올 2월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최태원 회장, 이재용 사장 등이 강남 모 술집에서 만났고 그 자리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관련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최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터넷 여론은 더 심해졌다. 최 회장에 대한 감성어는 ‘손실’ ‘충격’ ‘논란’ ‘수상한 (술자리)’ ‘씁쓸하다’ ‘심려’ ‘(대박) 꿈꾸다’ 등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그럼에도 ‘믿다’ ‘멋있다’ ‘유명하다’ 등 긍정적 감성어도 눈에 띄었다.

    김승연 한화 회장 역시 일가와 관련된 사건 사고 때문에 네티즌의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해 9월 김승연 회장의 3남 폭행사건, 올 4월 차남 뺑소니 운전 입건 등 자녀 관련 사고가 많았다. 지난해 11월 최철원 전 대표의 ‘맷값 폭행’ 사건이 알려지자 2007년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이 다시 구설에 오르며 김 회장 관련 버즈가 늘었다. 같이 언급된 키워드도 ‘검찰’ ‘보복폭행’ ‘혐의’ ‘당황’ ‘실망’ ‘(자식 간수부터) 잘하라’ 등 부정적인 것이 많았다. 물론 ‘혁신 통하다’ ‘경쟁력 갖추다’ ‘정겹다’ 등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정용진, SNS 인기 CEO

    10대 기업 SNS 민심조사

    5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결혼식장.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역시 본인보다 자녀 이야기로 이슈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5월 셋째 딸 신유미씨가 롯데호텔 고문 자리에 오르면서 화제가 됐다. 올 1월 “극장 팝콘의 원가가 매우 저렴하다”는 보도 이후 신 회장 셋째 부인이자 신유미 고문의 모친인 서미경씨도 주목받았다. 서씨는 롯데시네마 매점을 독점 운영하는 유원실업 소유자다.

    또 올 3월 초에는 ‘장자연 리스트’에 신 회장의 이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 회장에 대한 네티즌 관심이 다시 한 번 높아졌다. 관련 감성어는 ‘멋지다’ ‘감동받다’ 등 긍정적 키워드와 ‘가증스럽다’ ‘역겹다’ 등 부정적 키워드가 공존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CEO는 본인 소식보다 회사 관련 소식 때문에 인터넷에 언급됐다. 정몽구 회장과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현대차’‘쏘나타’‘차’ 등 회사와 관련된 것이다. 감성어 역시 ‘경쟁력 갖추다’ ‘감동’ ‘세계 최초’ 등 현대차와 관련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유성기업 파업 관련 소식이 트위터를 통해 급격히 퍼진 이후 정몽구 회장에 대한 감성어에 ‘화나다’ ‘파업유도문건’ 등 부정적인 감성어도 늘어나는 추세다.

    정준양 회장 역시 개인에 대한 평가보다는, 회사와 동일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 회장이 1월 철광석 광산 등 자원개발 사업을 위해 카메룬 등 아프리카 4국을 돌았다는 보도가 5월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정 회장 관련 ‘혁신’ ‘(경쟁 우위) 갖추다’ 등 긍정적 감성어가 늘어났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서 밝힌 의견이 화제가 됐다. 허 회장이 올 3월 이익공유제와 관련해 “정운찬 위원장과 만나 이익공유제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을 때, 두 달 전 대비 블로그 버즈가 3배 이상 늘었다. 회장 개인에 대해서는 ‘소탈하다’ ‘온화한’ 등 긍정적 키워드가 많았다. 허 회장이 5월 남촌재단에 GS건설 주식 40억원어치를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허 회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블로그·트위터에서 단연 ‘스타 CEO’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지난해 8월 고 한상범 전 대한항공 부사장 딸 한지희씨와 열애설이 불거진 이래로 올해 상견례, 결혼식을 치를 때마다 네티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관련 감성어로 ‘잘 어울리다’ ‘즐기다’ 등 결혼과 관련된 키워드가 등장한 것도 같은 이유다.

    정 부회장은 이전 과거도 주목받는 경우다. 배우 고현정씨와 이혼한 지 8년이 지난 지금에도 감성어에 ‘이혼’ ‘결별’이 있을 정도. 정 부회장에 대한 관심이 어찌나 높은지 CJ 이재현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보다, 사촌인 정 부회장 결혼식 참석 관련 트위터·블로그 글이 많았다.

    정 부회장은 파워 트위터리언 중 한 명. 트위터에서 발언도 화제가 됐다. 정 부회장이 5월 말 트위터에 “출시된 신라면 블랙 맛있다”고 올려 정 부회장 관련 감성어에 ‘맛있다’가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트위터에서 문용식 민주당 유비쿼터스위원장(당시 나우콤 대표)과 ‘이마트 피자’에 대해 나눈 설전이 보도되면서 감성어에 ‘비판’ 등도 등장했다.

    기업은 ‘사이버민심’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고려대 경영학과 이장혁 교수는 “기업은 사이버 공간을 이용해 직접 구매를 유도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기존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소개하는 등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현대차가 ‘운전면허 시험에 900여 번 떨어진 차사순 할머니’ 등 따뜻한 사연을 광고로 소개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한 것이 좋은 예다. 또한 이 교수는 “단순히 소비자 추이를 분석해 ‘사후약방문’하는 것보다는, 사용자가 관심을 갖는 정보를 제공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활동을 연계하는 방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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