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호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제2의 전성기 맞은 한국공항공사

  • 김유림 기자│rim@donga.com

    입력2011-09-21 10:5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공항운영자 최초로 항행안전장비 자체 개발
    • 중소기업과 상생으로 가능한 일, 간접고용창출 효과도
    • 해외공항에 노하우 수출
    • 김포공항 스카이파크 “서울 서남권 랜드마크 될 것”
    • 다문화가정 고향방문 프로그램으로 나눔 실천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평일에도 김포공항청사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다.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자 많은 사람이 김포공항의 미래를 걱정했다. 김포공항은 30여 년간 대한민국 대표 국제공항으로 세계 28개국 71개 도시와 통했지만, 국제선 전체를 인천국제공항에 넘겨주면서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를 중심으로 시설 77%가 텅 비었다. 김포공항이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대형 마트, 편의시설에 입점을 권유해도 업체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누가 공항까지 쇼핑하러 오겠느냐”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지금, 김포공항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03년 하네다공항과 연결되는 서울-도쿄 셔틀노선을 시작으로 일본 오사카·나고야, 중국 상하이·베이징 등 동북아 중심 도시에 취항하면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공항’으로 재탄생했다. 2006년 이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앞 다투어 취항하고 제주 ‘올레길’ 붐이 일면서 비행기를 이용한 국내 여행 수요도 크게 늘었다. 패션 아웃렛과 이마트, 우리들병원, CGV공항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면서 서울 서남부 지역의 쇼핑·놀이문화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공항운영자로서는 세계 최초로 항공기 안전운항 필수시설인 항행안전장비를 자체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IT기술과 공항공사 노하우가 만나면

    김포공항의 중흥(中興)을 이끈 주인공이 바로 한국공항공사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김포, 제주, 김해, 청주 등 국제공항 7개와 울산, 광주, 원주, 여수 등 국내공항 7개가 그것이다. 한국공항공사 성시철 사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커다란 솥 하나에 밥을 짓는다면, 한국공항공사는 작은 솥 14개에 밥을 각각 짓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솥의 크기가 작아도, 밥을 짓기 위해 솥마다 쌀을 넣고 물을 붓고 뜸을 들여야 한다. 그만큼 한국공항공사의 일은 손이 많이 필요하고 신경 쓸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국공항공사의 최근 10년 성과는 화려하다. 먼저 한국공항공사는 ‘안전한 공항’으로 자리매김했다. 5년간 한국공항공사 산하 공항에서 안전 및 보안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수검 기준 세계 최고의 공항안전국제기준 이행률 99.7%를 달성했다. 세계 평균은 57.7%에 불과하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앞서나간다. 2010년 국제공항협회(ACI)가 주관하는 세계공항서비스 평가에서 김포국제공항은 같은 규모 공항 23개 중 1등으로 꼽혔다. 수익도 높다. 2002년 인천국제공항에 국제선을 넘겨준 후 3292억원의 손실을 냈다. 하지만 2003년부터 바로 회복세로 돌아서 2005년 232억원, 2007년 372억원, 2009년 425억원, 지난해 576억원 등 흑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선’이라는 황금알을 빼앗긴 한국공항공사는 남만큼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바로 항행안전장비 개발이다. 항공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그만큼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유도하는 항행안전장비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이들 장비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없이는 상용화가 어려워 그만큼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세계 항행안전장비 시장은 탈레스(Thales, 프랑스), 셀렉스(Selex, 이탈리아),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 미국) 등 3대 기업이 선도해왔다.

    2005년 이전까지 우리나라 항행안전시설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했다. 이 때문에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보수하는 데 기간이 오래 걸렸고, 수출 기업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맞춰줘야 했다.

    2004년 한국공항공사는 항행안전장비 자체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IT강국 한국의 첨단기술력과 공항공사 30년 운영노하우가 합쳐지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장비 개발이 가능하다고 확신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공항공사는 1년 만에 항행안전장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2004년 4월 항공기에 방위각 정보를 제공하는 도플러전방향표지시설(DVOR) 개발을 시작으로 △2005년 항공기 운항표지장치(FIDS) △2007년 항공기에 거리정보를 제공하는 거리 측정시설(DME) △2008년 항공기에 제공하는 정보가 정확한지를 지상에서 점검하는 지상점검장비(FTS) △2009년 항공기 정밀착륙 유도 장치인 계기착륙시설(ILS) 등 총 8가지 항행안전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공항공사가 자체 개발한 항행안전시설은 그 품질도 인정받았다. 한국공항공사는 2010년 세계적인 항공 분야 국제어워드에서 ‘올해의 항행안전시설 개발자상’을 수상했고 ICAO에 처음으로 항행안전장비 공급자로 등록을 마쳤다. 2009년부터 매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항행장비 박람회인 ‘ATC-글로벌’에 자체 개발 장비를 출품해 호평을 받아왔다. ‘ATC-글로벌’은 세계 약 200여 업체가 참여해 항행안전시설과 항공관련 장비를 전시하는 항행 분야 세계 최대 마케팅 행사다.

    공항 운영자가 항행안전장비를 개발한 것은 한국공항공사가 처음이다. 성시철 사장은 “인도에 항행안전장비를 판매하러 갔을 때 인도공항 사장은 ‘우리 역시 IT강국인데 우리는 항행안전장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며 우리 제품에 감탄했다. 항행안전장비 자체 개발은 한국인 특유의 도전정신 덕에 가능한 성과였다”며 웃었다.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한국공항공사 4층 R&D실.

    현재까지 자체 개발한 항행안전장비 81식을 국내공항에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2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 또한 2008년 터키 이스탄불 공항에 DVOR 5식을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태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13개국에 81식을 수출해 약 175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현재도 스페인, 콩고, 방글라데시, 콜롬비아, 스리랑카 등이 장비 수입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R·D 사업센터 이성태 차장은 “공항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장비를 만들다보니 운영자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했다. 장비가 간단하고 수리가 쉽다. 해외 3개 업체의 제품이 ‘아날로그’라면 우리 제품은 ‘디지털’이다. 가격도 외국 3사보다 15%가량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는 2015년까지 세계 3대 항행장비 제조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의 신기술 개발은 쉼이 없다. 현재는 항공기에 정확한 방위와 거리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술항행표지시설(TACAN) 등 추가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TACAN의 경우 개발이 완료되면 방위사업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다. 이성태 차장은 “TACAN 개발은 한국의 국방력 증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ACAN 시제품은 2010년 11월 개발이 완료돼 올해 통합 성능시험 및 비행검사를 거치면 상용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13개 중소기업과 협력

    한국공항공사의 항행안전장비 개발이 ‘순풍에 돛 단 듯’ 진행된 것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덕분이었다. 한국공항공사는 항행장비의 개발 및 해외 판매 시 단계별로 중소기업과 협력해 동반성장을 모색하며 상생협력 관계를 형성하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공항공사의 24개 기술 개발 사업에 모피언스, GSI 등 13개 중소기업이 협력하고 있다. 그 사업 규모만 397억원에 달한다. 한국공항공사의 기술개발 덕에 중소기업이 상생의 길을 찾은 것이다.

    9월6일 방문한 인천 남구 GSI에는 활기가 넘쳤다. GSI R·D실에는 최첨단 ILS 개발이 한창이었다. 창고에서는 ‘스카이 마루(SKY MARU)’라는 브랜드로 수출을 앞둔 항행안전장치가 한가득 쌓여있었다.

    GSI는 40년 가까이 통신용 계측기, 범용 계측기 등을 개발해온 IT중소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상용되는 이동통신 서비스 전대역을 검사할 수 있는 3.2GHz 네트워크 아날라이저를 개발하기도 했다. GSI는 한국공항공사와 손을 잡고 항행안전장비를 개발하는 데 앞장섰다. GSI 관계자는 “항행안전장비를 개발한 후 비행점검을 하려면 활주로가 있어야 하고 비행기 한 번 띄우려면 2000만원 가까이 든다. 이 때문에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기술력이 있어도 쉽게 뛰어들 수 없는 분야였다”며 “한국공항공사와 협력하면서 항행안전장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우리 업체가 몸담았던 중계기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항행안전장비 개발’이라는 블루오션이 나타나니 회사도 숨통이 열렸다”고 덧붙였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한국공항공사의 항행안전장비 개발은 사실상 중소기업 고용을 창출한 효과를 냈다”며 “향후 5년간 150억원 규모의 협력 사업을 중소기업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가 수출하는 것은 장비뿐이 아니다. 한국공항공사는 국내 14개 공항 운영 및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공항 건설, 운영에 한국공항공사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해외공항 컨설팅 및 건설 사업도 진행한다. 한국공항공사는 2007년 몬테네그로 티밧 공항 시설개선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2009년 필리핀 세부 막탄 공항 개선사업 사전타당성 조사 및 기술자문 용역에 참여했고 △2010년에는 콜롬비아 북·동부지역 6개 공항의 시설 리모델링 및 운영 컨설팅 사업을 수주했다. 이밖에도 베트남, 필리핀, 콩고 등 해외공항 운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성시철 사장은 “한국공항공사는 200만명부터 3600만명까지 다양한 규모의 공항을 모두 운영해봤다. 신생 공항의 입장에서 한국공항공사는 모든 제품을 다 갖춘 ‘대형 마트’다. 다양한 측면에서 노하우를 전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공항공사 컨설팅 및 건설을 신뢰한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인구는 4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그중에서도 서울은 명실 공히 동아시아 금융 및 비즈니스 중심지다. ‘시간이 금’인 비즈니스맨에게 단돈 1달러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김포국제공항은 아주 고마운 존재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의 지리적 강점을 살려 김포국제공항을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공항’, 즉 ‘동북아 비즈포트(Biz-Port)’로 육성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김포국제공항을 동북아 경제 중심 공항으로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2010년 11월 콜롬비아 6개 공항 시설 리모델링 및 운영 컨설팅 사업을 수주했다.

    김포국제공항은 현재 일본 하네다·오사카·나고야, 중국 훙차오·베이징 등 동북아 주요 도시를 잇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접근성이 좋아 그간 연 22% 이상 성장을 거듭해 왔다. 2004년 국제선 취항 초기에는 한 해 승객이 60만명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316만명으로 5배 이상 뛰었다. 평균 탑승률이 83%를 넘어서는 등 이용객 선호도도 높다. 게다가 지난 7월, 3년여의 협상 끝에 김포-베이징 노선이 신설됐다. 이를 통해 한·중·일 1일 생활권이 형성된 것이다.

    ‘동북아 비즈포트’로서 김포공항의 위치를 가장 위협하는 것이 바로 일본의 하네다공항이다. 최근 일본의 국내선 중심공항이던 하네다공항은 도심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을 살려 국제선 공항으로 전환했다. 그를 통해 아시아 비즈니스 노선은 물론 미주, 유럽노선까지 확대 취항했다. 일본 하네다공항은 일본 대표 국제공항인 나리타공항과 함께 주변국 항공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리나라 역시 수도권의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 등 두 개 공항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즉, 김포공항은 단거리 비즈니스 중심공항으로 특화하고,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으로 육성해 주변국과의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 정부의 화두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올 3월 국내 최초로 온실가스 배출량의 일부를 산림으로 상쇄하는 산림탄소상쇄제도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산림탄소상쇄제도란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닌 기업이 산림을 조성해 흡수한 탄소량만큼 국가 온실가스 감축량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한국공항공사는 3월25일 경기 화성시 인근 6.8ha에 소나무, 자작나무, 왕벚나무 등 1만 그루를 심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탄소상쇄사업이 활성화되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도 가능할 것”이라며 “산림탄소상쇄제도에 기업들의 참여가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공항공사는 2015년까지 ‘그린 에어포트’를 만들기 위한 기술 개발과 저탄소 시설 도입에 2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녹지 공간 많은 김포공항 스카이파크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공항’으로 자리매김한 김포국제공항.

    한국공항공사의 고객만족 서비스 역시 돋보인다. 한국공항공사는 ‘통합VOC(하늘소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불편, 제안 등이 접수되면 48시간 내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에게 회신해야 한다. 수집된 고객의 목소리는 사장부터 전 사원이 실시간 공유한다. 이를 통해 체계적인 고객관리가 가능하다. 이 시스템을 통해 한국공항공사는 2010년 고객만족경영대상 종합대상을 수상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9월10일 토요일 김포공항이 들썩였다. 추석연휴를 맞아 해외나 제주도로 여행 가거나 지방으로 내려가는 공항 이용 승객도 많았지만, 그보다는 많은 인파가 쇼핑을 하거나 연휴 동안 영화를 보기 위해 김포공항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미 김포공항은 서울 서남권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포공항 이마트뿐 아니라 3층 규모로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김포공항 아웃렛이 입점해 ‘쇼핑의 메카’가 됐다. 이밖에도 CGV공항과 우리들병원 등 편의시설이 입점해 있고 국제선 청사 4층에는 컨벤션 센터가 들어섰다.

    지난해 김포국제공항의 비(非)항공 수익은 1565억원에 달했다. 이는 김포공항이 공항이용료 등 항공 수익(737억원)으로 벌어들인 것의 두 배가 넘었다. 성시철 사장은 “2001년 인천공항 개항 후 처음 월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를 유치하기 위해 홍보하고 다닐 때는 ‘누가 공항에 쇼핑하러 오느냐’며 다들 입점을 꺼렸다. 하지만 2004년 이후 입점 업체 매출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이제는 공항에서 뭐 한다면 다들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의 ‘김포공항 서남권 랜드마크 만들기’ 프로젝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전면에는 롯데백화점과 호텔이 건설 중이며 올 12월 오픈 예정이다. 쇼핑센터보다 반가운 것은 넓은 녹지공간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주차시설은 모두 지하에 만들고 백화점과 호텔 주변 4만평에 자연친화적인 대규모 테마파크를 지을 예정이다. 다양한 수목(樹木)이 자라는 거대한 공원이 백화점, 쇼핑몰, 마트, 시네마 및 200여 개 객실을 갖춘 호텔을 감싸게 되는 것.

    특히 이곳 테마파크에는 영화 및 연극제 등 공연 이벤트가 열리는 ‘씨네 플라자’, 수변공간과 음악분수 등을 통해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하는 ‘레이크 파크’ 등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 테마파크는 상대적으로 문화생활에서 소외받아온 서울 강서, 부천, 김포 주민 600만명에게 좋은 휴식공간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공항 스카이파크 프로젝트 시행사인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쇼핑몰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인 몰링파크(Malling Park)로 김포국제공항 환승객 및 해외 관광객, 가족단위 쇼핑객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포공항 주변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막고 비행기 이착륙 시 완충 기능을 하기 위해 비워뒀던 ‘공항시설 결정구역’ 34만평 역시 27홀 대중골프장으로 옷을 갈아입을 예정이다. 대중공항골프장은 건설되면 ‘서울에 주소를 둔 유일한 골프장’이 된다. 지하철역이나 공항과 가깝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지난해 12월 성시철 사장이 김해국제공항 상황실을 찾았다.

    현재 삼성, 롯데 등 많은 기업이 김포공항골프장 사업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더 많은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골프장 외에도 축구장, 산책로 등 주민체육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서울 서남권 초·중·고교생들이 김포공항 테마파크로 소풍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첨단 스마트 공항

    최근 제주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제주국제공항 국내선은 국내선 항공 수요 증가에 대비해 2012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제주국제공항 여객처리능력이 연간 1010만명에서 2297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다.

    김포공항 역시 개장 30년이 넘어 낡은 국제선, 국내선 청사를 ‘확 뜯어고칠’ 예정이다. 국내선의 경우 올해 말까지 리모델링 설계를 마치고 2013년 완성할 예정이고, 국제선 청사 상업시설 지역 임대 기간이 만료되는 2014년에는 국제선 청사 리모델링 설계에 들어가 2016년까지 국제선 청사를 개량할 예정이다.

    이번 리모델링 키워드는 ‘스마트 최첨단 청사 만들기’다. 공항이용객 편의를 위해 최첨단 IT기술을 총동원하겠다는 것. 한국공항공사는 여객처리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공항을 자동으로 운영해 ‘이용자 중심의 유비쿼터스 공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최첨단 공항 만들기 프로젝트’는 벌써 시작됐다. 지난해 7월부터 국내선을 이용할 때 집에서 미리 탑승권을 출력하면 별도의 수속 절차 없이 바로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는 ‘원패스(One-Pass) 탑승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장에서 탑승수속을 할 때보다 훨씬 여유롭게 공항을 찾고 공항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한국공항공사는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해 전국 14개 공항의 특색에 맞춘 모바일 웹 페이지를 구축했다. 성시철 사장은 “IT강국의 장점을 살려 항행안전장비도 개발했듯, 전국 14개 공항도 세계 일류 최첨단 스마트 공항으로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30만명. 다문화가정 인구도 2010년 말 48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한국공항공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모국을 방문하기 어려운 다문화가정에 비행기표 및 체재비를 제공해 고국 방문 기회를 주는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후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대한적십자사 및 관련국가 주한대사관(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 등)과 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총 6차례에 걸쳐 109가정 341명에게 고향을 방문할 기회를 줬다. 성시철 사장은 “한국공항공사의 도움으로 고향을 다녀온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지고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어한다”며 “다문화가정과 사회 안정을 위한다는 책임감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최초 내부승진 CEO 성시철 사장

    1년에 500번 출근하는 ‘일꾼’ 사장


    중소기업 상생으로 첨단항행안전장비 개발·수출
    서울 강서구 하늘길 한국공항공사 2층 사장실. 성시철 사장의 책상 앞에는 두 대의 모니터 화면이 반짝인다. 두 모니터는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김포공항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비춘다.

    “혹시라도 청사 안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계속해서 확인합니다. 공항여객이용료를 지불하신 귀한 고객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죠.”

    성 사장은 한국공항공사 최초의 내부승진 사장이다. 건국대 경영학과,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교통부장관 비서관 등 공직에서 일해오다 1980년 한국공항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30년간 공항 근무 경험 전문성을 살려 2005년 5월 부사장직에 올랐고 2008년 8월 사장에 임명됐다. 그리고 올 8월 연임이 확정됐다. 성 사장은 “한 회사 사원으로 들어와 전문경영인까지 다 해봤으니 나는 성공한 회사원”이라며 활짝 웃었다.

    성 사장 부임 이후 한국공항공사는 훨훨 날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공공기관 청렴도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정부경영평가에서는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공기업 최초 임금삭감, 정원 15.2% 감축으로 ‘공기업 선진화’를 주도했고, 7년 연속 흑자경영을 실현해 공기업 중 최소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성 사장은 한국공항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1년에 500번 출근하는 일꾼 사장님’으로 불린다. 그는 주말에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오전 5시에 나와 현장을 돌아본다. 기상이 악화된 날이면 매번 직접 해당 지역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바로 보고받는다.

    “공항은 주말이 없어요. 아니 오히려 주말에는 더욱 바빠요. 주말에는 김포공항발(發) 첫 항공기가 오전 6시20분에 있으니까 오전 5시면 첫 손님이 공항청사에 들어오세요. 그때부터 서비스를 제공해야죠. 물론 제가 매일 직접 점검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자주 점검하려고 노력해요. 특히 주말에는 더 많이 활동합니다. 평일에 일찍 출근하면 직원들이 부담스러워하지만 주말에는 눈치 안 봐도 되니까요(웃음).”

    이와 함께 성 사장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안전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우리나라 공역(空域) 전체를 관리하는 큰 역할을 맡고 있어요. 한국 영해를 중심으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 항로를 모두 우리 공사에서 관리하는 겁니다. 1년 365일 안전해도 한 번 고장 나면 큰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늘 꼼꼼하게 하나하나 체크하라고 합니다.”

    이같이 김포공항 개혁과 항공 안전을 이끌고 있는 성 사장의 가장 큰 고민은 지방공항 적자 문제다. 사실 지방공항 적자는 우리나라뿐이 아니라 전세계 항공 산업의 특성이다. 일본도 전국 공항 중 30%만이 흑자를 기록하고 나머지 70%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성 사장은 “지역 주민 교통 편의를 위해서 적자가 나더라도 공항을 열어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 사장은 지방공항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항별 특화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강원도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양양공항 활성화가 시급하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선양과 양양을 오가는 전세기를 이용해 관광객을 유치했다. 올해는 전세기 관광 노선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성 사장은 “올해는 강원도가 양양공항 보조금을 지난해의 3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국제선 전세기 외에도 LCC를 통해 양양에서 김해, 제주 등 국내선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양양공항은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기에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며 “지방공항이 ‘적자를 낸다’고 방치만 할 게 아니라 특색을 살려 활성화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