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여건이 좋은 편도 아니고, ‘가방 끈’이 긴 것도 아니다. 태어나자마자 장애인시설에 맡겨진 그는 줄곧 시설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독립했다. 안정된 시설을 스스로 떠난 이유에 대해 “혼자 사는 게 불편하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마음의 장애만큼은 떨쳐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애인 인권교육에 나선 계기를 묻자 “장애인도 우리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일방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장애인을 만나는 상황을 설정해 즉흥적으로 상황극을 펼친다. 그는 장애인극단 ‘판’의 배우이기도 하다.
“장애인과 마주치면 흔히 징그럽다, 불편하다는 선입관을 갖게 돼요. 학생들에게 그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게 한 뒤 저도 그런 상황에서 장애인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죠. 그러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게 해요.”
꿈을 묻자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직도 많은 장애인이 세상에 나오는 걸 두려워해 시설이나 집 안에 갇혀 살아요. 세상에 나온다고 죽는 게 아니고, 오히려 더 행복하고 신 나게 살 수 있다는 걸 저를 통해 보여주고 싶어요.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과 오해, 불편한 인식을 해소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