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호

모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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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
모래 속을 헤엄치고 있는 새를 생각한다

사태를 너무 가볍게 본 것 같은 기분으로

민박집에서

저녁밥으로 나온 해초가 떠 있는 사발을 들여다보며

바닥에 깔린 모래를



걸어봤어…

죽은 애를 안고

오랫동안…

아이들이 해질 녘에 발견한 모래성

밖으로

발을 내놓고 있는

아이의 무덤에

손을 넣어보았다

김경주

모래성
1976년 광주 출생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기담’, 산문집 ‘패스포트’ ‘펄프키드’ 등

대산창작기금, 신진예술가기금,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상 수상


일러스트·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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