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호

연잎 위에 달항아리

-‘근원 김용준과 수화 김환기 전’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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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매화꽃 함성에 깨어나

꽃그늘 손잡아 흔연스러운 봄나들이

그늘진 바람받이 한적한 비탈에

후두둑 감꽃 주워 만든 목걸이

무료한 목소리에 젖어 있는 한여름



소나기 성글거리는 소리로

연잎 위에 머물다 구르는

달항아리 내 사랑

연잎 위에 달항아리
노을빛으로 애태우는 목백일홍 열정에

아름다운 길 열리어

그대와 설레는 발걸음 앞세워 걷는 길

물소리 흥을 더해

싸리나무 꽃가지 무너지고

물봉선화 꽃봉오리 터지는

소나무 숲 가장자리 희미한 오솔길을 지나

올봄 솟아오른 대나무 이파리가

파르르 실바람 되새기듯

땡감이 물소리 새소리 노을 속으로

익어가는 성북동 골목길

기웃거리는 사람들 개밥바라기별 기다리고

골바람은 우리 사랑 지우지 않으려

달항아리 등 눈부시게 다독이듯

어루만지며 뭉게구름 피어올라

늘 좋은 생각으로 행복한

내 사랑 달항아리

정종배

● 1957년 전남 함평 출생
● 1999년 시집 ‘산에는 작은 꽃도’로 작품 활동 시작
● 작품집:‘안개 속에 소리가 자란다’‘그림자 흔들기’‘숫눈길’

● 현 서울교원문학회 이사, 청량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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