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호

영(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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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嶺)

일러스트·박용인



순하고 느릿한 구름들이 내려와

양이 되고

양떼를 몰고 가는 목동이 되고





길길이 날뛰던 바람이

수만 갈래

풀과 이파리로 번져나



발자국을 셀 수가 없다

거친 숨 골라

여기에서 거기로 이동한 것들의 흔적



에돌아가며 오르내리다

기어이 제 속을 들여다보게 하고 나서야

놓아주는 길



박설희

1964년 강원 속초 출생

2003년 ‘실천문학’ 신인상 수상

작품집 : 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

現 (사)한국작가회의 회보 편집장, 시인


뒤돌아보면

안개가 그 길을 지우고 또 지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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