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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베트남 하노이 행상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베트남 하노이 행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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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라고 하면 보통 한곳에 자리를 잡고 물건을 파는 가게가 즐비한 풍경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움직이는 시장도 있다. 시장이 발 달린 생명체처럼 계속 자리를 옮겨 다닌다. 물건이 이동하고 돈이 돌아다니듯이 시장도 한곳에 멈추지 않는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행상들이 바로 그런 시장이다. 움직이는 사람이 그대로 점포가 되고, 또 시장이 되는 행상은 그래서 물건을 판다기보다는 발품 혹은 온전히 노동력을 파는 것처럼 보인다.

하노이의 행상들은 ‘가잉’이라 불리는 베트남식 지게를 지고 다닌다. 한쪽 어깨에 멘 긴 막대 양끝에 나무 광주리를 달고 거기에 물건을 넣고 다닌다. 여행자의 눈에는 꽤 이국적으로 보이지만 그 무게 때문에 그들의 어깨에는 검은 멍이 사라질 날이 없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베트남 하노이 행상들

베트남 전통지게인 ‘가잉’을 멘 과일 행상. 잠시 길에서 지친 몸을 쉬고 있는 행상의 모습(오른쪽).

가잉이 아니면 행상들은 보통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그냥 가방이나 광주리에 물건들을 넣고 다니면서 판다. 물건 중에는 과일, 꽃, 잡화, 간단한 음식들, 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열대에서 나는 과일 중에는 모양과 맛이 특이한 것이 많다. 또 꽃은 어떤가? 제단에 바친 꽃에서는 일종의 신비함마저 느껴진다. 식물의 잎사귀로 말아 싼 간단한 밥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하노이의 행상들은 번화한 대로변이라고 부끄러워하거나, 좁은 골목이라고 얕잡아보지 않는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이요,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장일지 모른다. 가끔 그 시장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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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폐선이 된 철도변에도 시장은 있다.



2. 길거리에서 잎사귀로 밥을 싸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

3. 열대 지방에서 나는 이국적인 과일.

4. 하노이에서 가까운 하롱베이에는 물위의 행상들도 있다.

5. 호안 키엠 호수 주변에서 먹을거리를 파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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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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