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는 대한민국
더 많은 ‘돈’ 풀어야 파국과 소멸 막는다?
김현성 지음, 사이드웨이, 344쪽, 1만9000원
책 ‘자살하는 대한민국’의 저자는 ‘낮은 노동생산성’ ‘높은 생활물가’ ‘수도권 집중’ 세 가지 키워드를 그 이유로 꼽았다. 세 요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높은 수준의 국내총생산 규모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한국인이 실질적으로 가난하다고 느낀다는 것. 특히 이 같은 심리적 위축은 공동체 전체를 위한 자원 지출까지 꺼리게 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적극적 투자마저 어렵게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파국과 소멸을 향해 달려가는 현재의 흐름을 바꾸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정부의 적극적 재정 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의 성공적 운영은 누군가의 승패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정부가 얼마나 기꺼이 지갑을 여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 즉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다른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순환 참조성을 갖고 있기에 문제를 일시에 해소하려면 우선은 정부가 당장 더 많은 돈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레벨 업 강한 커리어
신현만 지음, 세이코리아, 388쪽, 2만2000원
“직장인이 월급하고 승진 빼면 뭐가 있겠냐”.
10년 전 선풍적 인기를 끈 오피스 드라마 ‘미생’은 직장인의 애환을 그려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디지털 대전환과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직장인의 처지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2012년 평균 53세이던 퇴직 시기가 2022년 49.3세로 많이 빨라졌다. 앞으로 ‘미생2’가 나온다면 이렇게 대사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직장인이 정년 채우는 거 말고 뭘 더 바랄 수 있겠냐.” 저자는 직장인이 주체적 삶을 살려면 ‘전문성’을 축적해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규보 선생님, 고려시대는 살 만했습니까
강민경 지음, 푸른역사, 388쪽, 2만 원
‘동국이상국집’의 저자 이규보 선생의 책을 통해 그가 살았던 고려시대와 그의 삶을 재조명한 책이다. 술과 친구를 좋아하고, 나이 들면서 튀어나오는 배와 빠지는 머리카락을 걱정하는 모습은 영낙없이 현재를 살아가는 이웃집 중년 남성을 연상시킨다. 8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거기서 거기란 생각을 들게 한다. 그러나 그가 살았던 시대가 무신정변 후 무인들이 정권을 잡고 호가호위하던 혼란기였기에 그의 해탈한 듯한 삶 이면에서는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시대를 견뎌내야 했던 지식인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손웅정 지음, 난다, 248쪽, 1만7000원
축구는 인생과 참 많이 닮았다. 축구선수가 운동장에서 온몸으로 상대와 부딪치며 계속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처럼 우리는 삶 속에서 실수하고 실패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동시에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 성취의 기쁨을 맛본다는 점에서다. 이 책은 세계적 축구선수 손흥민을 길러낸 아버지 순웅정 감독의 독서노트다. 그는 ‘기본’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중 누구도 인생의 안내서를 받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지만 책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것에 투자하라
투자에 꼭 필요한 ‘좋은 기업’ 감별법 7가지
박주근 지음, 연합인포맥스북스, 210쪽, 1만9000원
저자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금속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경영 분석 통계 전문가가 돼 기업 연구를 통해 기업 전문가로 발돋움했다. 2012년 기업 분석 기관 CEO스코어를 창업해 운영하다 2021년 4월 리더스인덱스를 차렸다. 중·장기 투자를 고민하는 개인투자자에게 책 ‘변하지 않는 것에 투자하라’는 성공 투자를 위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숙론
최재천 지음, 김영사, 224쪽, 1만8000원
2024년 한국 사회는 ‘성난 사회’다. 이념과 젠더, 세대와 계층으로 나뉘어 저마다의 서로 다른 의견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표현의 자유가 만개한 반면,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려는 중재와 통합 노력은 사실상 실종됐다. 오히려 양극단으로 나뉘어 분열과 증오를 부추기는 행태가 일상화됐다. ‘통섭’의 과학자 최재천 교수가 현재의 불통 사회를 소통 사회로 바꾸는 해법으로 ‘숙론’을 제시했다. 숙론은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찾는 과정이다. ‘특검’과 ‘거부’가 일상화된 양극단 정치 갈등 시대에 과연 ‘숙론’은 가능할까.
리더의 본질
홍의숙 지음, 다산북스, 332쪽, 2만원
‘이끌다’는 뜻의 동사 ‘lead’에서 파생된 ‘리더(Leader)’는 조직을 이끄는 사람을 뜻한다. 과거 리더는 생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맨 앞에서 ‘돌격 앞으로’를 외치며 적진을 향해 뛰어나가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워 승리를 견인하는 사람으로 묘사되곤 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리더’는 과거와 역할과 기능이 크게 달라졌다. 지위와 권력을 앞세워 ‘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십으로는 성공적으로 조직을 이끌기 어렵다. 저자는 ‘긍정적 영향력’ ‘상호 인정’ 그리고 ‘행복한 변화’를 리더의 세 가지 본질로 꼽았다.
동맹의 기원
스티븐 M. 월트 지음, 이준상 옮김, 김앤김북스, 432쪽, 1만8000원
‘세력균형’ 이론은 가장 강한 국가에 맞서기 위해 다른 나라들이 동맹을 맺어 균형을 추구한다고 본다. 그에 비해 ‘위협균형’ 이론은 상대 국가가 힘이 가장 세기 때문이 아니라 가장 위협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그 위협의 근원에 대해 균형을 추구한다고 본다. 국력뿐 아니라 지리적 접근성과 공격 능력, 무엇보다 공격 의도에 의해 ‘위협’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 이를 최근 동아시아 상황에 적용해 보면 한미일 3국이 균형 연합을 추구하는 것은 중국의 위협이 커져 그에 대응하기 위함이란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