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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서 펴낸 IT 전문가 안형기

“국민에게 확실히 동기부여 해주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사회비평서 펴낸 IT 전문가 안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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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인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무료 인터넷 전화)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다. 지난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현대증권 신한생명 SK증권 등 하반기에 발주한 금융권의 VoIP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독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2003년에는 현대미포조선 STX 동서석유화학, 2002년에는 현대중공업동양제과 코스트코코리아 대신증권 교보증권 등에 VoIP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SI(System Integration) 컨설팅 및 서비스 분야에서도 1인당 생산성이 국내 1위를 자랑한다. 한국IBM의 비즈니스 파트너로 2003년 400억원의 SI사업 실적을 올렸다.

IT업계에 ‘겨울’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저는 직원들을 평생 동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0원짜리 일을 해놓고 100원을 요구한다면 동지가 될 수 없죠. 직원이 자신의 생산성을 높이고 그만한 대가를 요구하면 급여인상이든 휴가든 무조건 다 들어줍니다.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직원 수도, 투자자본도 적은 우리 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에게 이렇듯 확실하게 동기부여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주)씨에스테크놀로지의 인사고과는 철저히 실적 중심이다. 그것도 1년에 한번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진행한다. 평가는 이른바 ‘색깔카드제’로 이뤄진다. 직원들은 실적이 좋으면 그린, 보통 수준이면 옐로, 나쁘면 레드카드를 받는다. 그린카드를 받으면 1분기 동안 봉급의 10%를 올려주지만 레드카드를 받으면 5%가 깎인다. 상벌의 퍼센티지에 차이가 있는 것은 이 제도가 실적이 나쁜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기보다는 실적이 좋은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나 페널티를 1년 단위가 아닌 1분기 단위로 주는 것도 직원들이 자신의 장점을 드러낼 기회를 더 많이 갖게 하기 위함이다.

해외에서 활로 찾아야



올해 제2의 벤처붐이 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IT 경기 사이클이 회복세로 돌아서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12월24일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안 회장은 이에 대해 “국내 IT는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무엇보다 수출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앞선 인프라를 해외에 내다 팔아야죠. 우리 회사도 올해 미국 현지 회사들과 합작해 사업을 벌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외국에 나가기란 쉽지 않아요. 정부는 좋은 기술을 가진 벤처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야 합니다. 예전처럼 옥석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자금만 지원한다면 제2의 벤처붐이 아니라 제2의 거품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그리고 IT가 단순히 정보를 뿌려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이젠 인프라나 기술이 아닌 콘텐츠 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안형기 회장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IBM에 입사, 16년간 기술직과 영업직으로 근무했다. IBM에서는 10년 가까이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영업직이 적성에 맞을 것 같아 과감히 영업직 ‘신입사원’으로 변신했다. 그 후 영업팀장으로 엄청난 실적을 올리며 활약하고 있을 때 벤처붐이 꺼진 것을 알면서도 사업 아이템의 성장 가능성만 믿고 IT업계에 뛰어들었다.

주변에선 무모하다고 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눈으로 상황을 제대로 분석한 후 내린 결론이기에 성공을 확신했다는 것. 안 회장은 저서에서 밝힌 ‘이민 가고 싶지 않은 나라’ ‘다시 태어나고 싶은 나라’가 되기 위한 제안들도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내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 제안 중 하나라도 이뤄져 지금 중학생, 초등학생인 두 아이에게 ‘꼭 살고 싶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동아 2005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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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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